매몰(埋沒)

by 정현민

매몰(埋沒)


아마도 그렇게 되게 되었을

어느 날 어느 순간


바닥은 시커멓게 꺼지고

천정은 새하얗게 쏟아져

공간과 경계는 사라지고

사방의 벽은

사선으로 무너져

난 이제

안이 아니라

아래 머문다.


이제

꿈이나 별

너의 얼굴 같은

빛나는 것들은

나보다 더 아래 깊숙이

파묻혀 보이지 않고


문을 열고 나아가

소리 내어 이름을 부르거나

팔을 뻗어 손을 잡을

필요도 방법도 없이

어둠에 얼굴을 파묻고

그저 가늘고 길게

숨을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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