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독사, 영원한 건 없어

이건 어쩌면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

나는 꽤 빛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도 아닌 것 같다. 공기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꼭 필요하지 않은 존재 같다고 해야할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라져도 누구하나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 발견해줄지도 모르지만, 왠만하면 빨리 발견되지 못할 것 같다.

고독을 즐기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고독과 친해지다보니, 점점 그 깊은 고독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웅크리고 앉아 어떤 것에 불안과 어려움을 느끼고 어떤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자신을 더 잘 알아갈 수 있게 되었지만, 고독은 나를 세게 잡아 당겨 더 깊은 심연의 어둠으로 떨어트렸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온전히 개인의 사업과 미래를 더 명확히 바라보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외로움도 덩달아 깊어졌다.

어제 저녁 식사에 청년 고독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들은 청년 고독사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누었다. 그 중 한 명은 이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고 싶어했는데, 청년들이 고독사를 경험하지 않도록 좋은 터전,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그는 실제 그런 움직임을 행하고 있다.

분명, 청년 고독사는 내게 생소한 단어였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고독사를 택한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해가 되었다. 죽음이 그들을 더 높은 곳으로 들어올려 줄 것이라 생각했을까? 분명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죽음은 어려움에 대한 해소가 아닌, 허무함 그리고 무책임한 도피일 뿐이다.

생명은 소중하다. 외롭고, 빛이 없는 세상에 혼자 갇혀있고, 계속 이 어둠이 지속될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지라도 이 순간은 결국 끝나게 되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도 마찬가지.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

어쩌면, 우리는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나뭇잎처럼 그저 세상의 흐름에 몸을 싣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큰 흐름 안에서 자유와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 그 안에서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그 열렬한 움직임이 미세한 방향조정을 일으켜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는 그런.

고독은 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력으로 끝나야만 한다. 힘을 길러 압도 당하지 않아야 한다. 한 번 목덜미를 잡히는 순간 어찌하지 못할만큼 깊은 외로움과 어려움의 늪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안에서 버티고 버텨 조금씩 운동 범위를 넓혀가다보면 어느새 훌쩍 고독의 담을 넘나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상상력과 움직임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초인적이며, 누구에게나 초인적인 힘이 잠재되어 있다.

고독의 본질은 탐구다. 세상으로부터의 단절 그리고 온전히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 비록 지금은 혼자지만, 함께를 위해 더 단단한 자신을 만드는 노력 말이다. 분명, 지금도 어디선가 곤경에 빠져 고독사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는 청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이에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보아야하는 사실은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것. 나만이 나를 구할 수 있고, 나만이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꾹 참고 앞으로 한 발 한 발 뻗어가는 노력. 그것이 전부라는 것.

가혹하지만, 우리에게도 분명 빛이 다가온다는 사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으며,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 그리고 처절한 발버둥이 미세한 조정을 만들어 먼 훗날 큰 파도를 만든다는 것.

“우리는 분명 훗날 괜찮은 파도를 만들어 낼거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