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isbumpy Jul 07. 2023

스타트업? 그놈의 멋은 좀 내려 놓고, 본질부터.

why, think, do

제주에서 사라지고 있는 특이 품종 콩으로 후무스를 만들어 ‘곡간‘이라는 이름으로 사업하고 있는 사촌 동생이 있다. 그는 오늘 아침 세미나로 인해 어제 오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날아왔다. 하룻밤 묵어도 되냐는 그의 말에 흔쾌히 바닥을 내주었다. 바닥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우리집에는 침대나 푹신푹신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불편함을 돈주고 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저녁 식사를 하며, 끝나고 가벼운 맥주 한 잔을 하며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써, 개인사업자로써 그리고 가까운 날 법인 사업자를 꾸리고 싶은 내게 사업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다.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필요하며 흥미를 끄는지 그리고 작은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명하게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법인지 등등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는 수두룩하게 많다.


그와의 대화는 처음 꽤 흥미로웠는데,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후무스’라는 제품에 대한 새로움 때문이였던 것 같다. 콩을 으깨어 만든 스프레드 형태의 후무스라는 아이템은 요즘 자연과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하지만, 대화를 몇 분 채 이어나가지도 않았을 때, 금새 문제를 발견했다. 문제는 해결해야하는 것이니 발견해 전달하는 순간 불편한 스파크가 튈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이를 전달해 명확히 인식하는 순간 앞으로 번질 큰 불을 예방할 수 있다. 그렇기에 문제는 가능하다면 꼭 짚어주는 것이 좋은데, 이때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사실관계만 명확히 짚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조사관 혹은 판검사가 아니기에 문제를 지적하고, 심판하는 것이 아닌, 보이는 문제를 보이는 그대로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불편한 감정은 빼고. 물론, 상황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말의 형태가 달라지겠지만 사실은 전달하는 것이 좋다.


그와의 대화에서 느낀 사업의 문제는 법이니, 세무니, 절차니, 공정과정 복잡이니 그에게는 그가 만든 제품을 판매하기위해 생각해야할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였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고 골똘히 생각해보아야하는 문제다. 그러나 많은 창업자들이 초기에 본질적인 고민이 아닌 이와 같은 부차적인 고민이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는 모습을 수차례 지켜봤다.


배보다 배꼽.


그의 이야기는 이 속담과 잘 어울렸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매출을 끌어 올리고 어떤 시장에 어떻게 제품을 팔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 결국, 사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판매해서 매출과 수익을 남기는 하나의 게임인데, 어떻게 제품을 많이 그리고 잘 팔 수 있을까의 본질적인 고민이 아닌, 다른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은 사람들이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부차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그가 보였다. 그런 고민을 했던 지난 날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도 보였고.


이런 부차적 고민은 시간과 에너지를 굉장히 크기 뺏앗기 일수다. 우리는 이런 과정의 순간에 매번 시험 당하고, 다시 본질을 쫓는 둥 반복에 반복을 거친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고 허리를 곧게 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금새 곱추가 되어 세상을 넓고, 흥미로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협소한 시선으로 땅만 보고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 생각하게될지도 모른다. 그것만이 ‘좁은’ 내 세상은 별로지 않나.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생각을 전달했다. 감정은 빼고, 이성의 단어만을 조심스레 나열했다. ”있잖아…“


•••


어쩌면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과정과 모습을 하고 있는 그를 보며, 어쩌면 그에게 자신을 투영해 이야기한 것 일지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을 왜 하는 것이며, 그 ‘왜’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액션 플랜, 즉 본질적 고민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세이적 표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