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소스가 더 필요해?
어어, 소스를 추가하시려고요?
열렬한 디핑 독자 님께 리필해드리는 서비스 소스입니다.
이번 메인 소스는 우리나라 활과 궁술에 관한 역사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죠. 워낙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소스라 내용을 꾸리는 데에 고민이 많았답니다. 옛날 이야기 외에 요즘 것도 할 말이 많은데! 그래서, 평소보다 좀 더 알찬 버전으로 추가 소스를 준비했어요. 오늘 디핑 소스로 우리 활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면?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방법, 뭐가 있을까? 디핑이 애프터 서비스까지 책임집니다.
일제의 한민족 문화 말살 정책에는 우리의 궁술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경희궁, 황학정 등의 활터를 강제로 폐쇄한 것이 그 일환이었는데요. 이에 맞서 선조들은 국궁 단체를 만들고 궁술 대회를 개최하는 등, 우리의 국궁을 지키기 위한 갖은 노력을 통해 일제의 문화적 탄압에 대항했습니다. 그 덕에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활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어요.
디핑이 소개해 드릴 책 <조선의 궁술>은, 학자 이중화가 1929년 <조선어사전>(한글학회의 큰사전) 편찬집행위원으로 재임하며 조선궁술연구회와 함께 우리나라 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기록한 궁술지침서입니다. 우리나라 활의 기원과 역사, 활과 화살의 종류, 활을 쏘는 기술, 활터에서 지켜야 할 예의, 경기 규율, 활과 화살의 재료 및 제작법, 활쏘기에 뛰어났던 역사적 인물들 등을 총망라하여 다루었어요. 편집 차원에서도 노력했는데, 한글로만 기록한 문장도 종종 넣으며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간행된 지 80여년이 흐른 2010년, 동양 무예를 전공한 전문가의 번역을 통해 한층 읽기 쉬워진 버전의 <21세기에서 바라본 조선의 궁술>이 개정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는 것도! 책 정보 자세히 보러가기!
황학정(http://www.hwanghakjeong.org/) 홈페이지
과거와 달리 현재는 활쏘기가 흔한 활동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궁을 즐기고 문화를 이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어디서 만나고 배울 수 있을까요?
국궁을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황학정입니다. 고종 황제의 명으로 지어졌던 바로 그 황학정이 맞아요. 매년 국궁교실 수업이 개설되는데 기초반, 심화반으로 나름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두고 있답니다. 외에도, 수원화성 연무장에 방문하시면 국궁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북 예천에서는 매년 세계 활 축제가 열립니다. 국궁 외에도 활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예천 세계 활 축제 홈페이지 방문!
마지막! 우리나라 활과 관련한 알찬 영상을 추천드릴게요.
이제는 유튜브에서 옛 자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KBS 등 공중파 방송에서도 다큐멘터리 채널을 만들며 이전의 방송분들을 아카이빙하고 있어요. 방송사에서 만드는 다큐멘터리, 생각보다 아주 양질인 것 모두 알고 계시죠? 디핑 소스에서는 아쉽게 이야기하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재미있으니 꼭 한번 시청하시기를 권해드려요.
KBS 다큐멘터리 "활" (2017.01.28. 방영)
KBS 역사스페셜 – 한국의 무(武), 제1부 활의 전쟁 보러가기
세종시 제작 다큐 – [4k] 우리나라 전통 활 '각궁'의 제작 과정 보러가기(영상미...�)
할 말 많고 욕심 많은 디핑, 이번에는 무게를 좀 덜어 보았습니다. 2주간 <최종병기 활> 편 소스를 만들면서 에디터 귤과 나물에게 떠올랐던 각자의 추억 속 일화들이 있어요. 회의하며 나누었던 틈새 수다들, 함께 해 주시는 디핑러 여러분들께도 살짝 공개합니다.
✔ 에디터 귤의 양궁 카페 체험기!
때는 2017년... 갑자기 불어오는 양궁카페 바람에, 저 귤은(귤 특: 유행하는 거 찍먹해 봐야 궁금증 풀림) 한 겨울 바람을 뚫고 신 문물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활 자체를 한번도 쏴본 적 없었지만 "카페"라고 하니 아무래도 부담이 덜했어요. 그렇게 친구를 꼬드겨 가게 된, 귤의 짤막한 양궁 카페 체험기. 기억을 되새겨서 적어봅니다.
제가 양궁카페에 갔을 당시엔 보통 1엔드에 3발이 주어졌고요, 총 6엔드의 경기가 진행되어 도합 18발의 화살을 쏠 수 있었어요. 물론 본 판에 들어가기 전 활 쏘는 법도 배우고, 연습용으로 10발을 먼저 쏴보고 시작했습니다. 4년이 지났다 보니 요즈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몇년 전의 추억이지만 무엇보다 활 드는게 되게 힘들었다는 건 아주 선명히 기억에 남아요. 거기에 활을 당겨 쏘는것까지, 양궁이란 게 팔 힘을 이렇게까지 요구하는 스포츠인가 싶었어요. 처음부터 9점, 8점을 연달아 쏴서 어라, 어쩌면 나 천재일지도? 했는데요. 당연하게도 그 뒤로 점점 점수가 줄었습니다. 1점도 쏘고 아주 난리났어요. 첫 발에 너무 힘을 줬더니 뒤로 갈수록 팔에 힘이 빠져 못 쏘겠더라구요. 근데 같이 간 친구는 평균적으로 8-9점을 냈던 걸 보면, 그냥 제가 많이 못하는거였나 봐요.
코로나 시국이라 어려운 걸 알아서인지, 올림픽 때문인지... 그 이후 생각도 나지 않던 양궁 카페가 괜히 한번 더 가보고 싶어지네요. 한번도 배워보지 못했던 걸 체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되게 재밌었어요. 다시 간다면 팔굽혀 펴기라도 여러번 하고 가겠습니다. 이번에도 1점을 쏠 순 없으니까요!
✔ 에디터 나물의 라틴어 수업 후기!
트렌드세터 귤님의 양궁카페 체험 일화에 이어서, 요새 한창 진지한 저 나물은 교양 수업으로 아주 특이한 언어를 배웠던 경험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사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학문적, 종교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무려 라틴어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진지함 주의) 라틴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원어민은 사실상 지구상에 없는 거나 마찬가지래요. 라틴어는 공식적으로는 바티칸 시국의 교황청 업무 용도로 쓰고 있는데,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결혼하지 않는 성직자들이라 출생을 통해서 자연 계승될 다음 세대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서양사 전반에 걸쳐 큰 의미를 가져왔던 언어인 만큼, 여전히 동양 문화권에서의 한문과 비슷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제가 라틴어 과목을 수강한 건 이런 거창한 학문적 탐구심 때문은 아니었고요. 오픈북 시험인데다 그레이드 컷 안에만 들면 무조건 플러스를 달아주신다는(=꿀과목) 소문이 돌아서였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깨달은 거죠. 하나의 언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어려움) 시험을 오픈북으로밖에 볼 수 없는 이유가 또 있으며(베끼는 것도 어려움) 성적을 플러스로 몰아주시는 데에는 정말로 다 이유가 있구나 하는(어려움)...
정말 운좋게 커트라인에 걸쳐 A+를 받기는 했는데요. 기말고사를 치는 날까지도 언어 체계의 이해는 커녕(명사가 몇번을 변화한다고? 4차? 5차?), 그저 교재에 열심히 찝어놓은 인덱스 5만개만 펄럭거리기 급급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명강의였어요...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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