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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핑 Jan 23. 2022

[쉬어가는 편] 전격 공개! ~디핑이 글 쓰는 과정~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영화 얘기보다 영화를 핑계로 그 내막에 있는 여러 가지 비하인드 지식 덩어리를 찾아내길 더 좋아하는 괴짜즈 디핑. 이번 주까지 총 2주간,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핑이 인터뷰하는 디핑의 이야기! 오늘은 귤이 나물을 만나봤어요.


전격 공개! ~디핑이 글 쓰는 과정~


 : 제가 인터뷰를 맡으려니 살짝 떨리네요 ㅎㅎ. 나물님도 간단한 자기소개와 디핑에서 맡으신 역할을 소개해 주세요!


나물 : 안녕하세요? 디핑 깎는 나물입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인데요, 어쩌다 보니 (디핑과 결은 좀 다르지만) 공부하고 고민하고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어요. 이전 인터뷰에서 귤님도 말씀하셨듯 디핑의 기획과 콘텐츠 자체를 만드는 것은 에디터 둘이 함께 하고 있고요. 제가 맡고 있는 부분은 최종 편집과 뉴스레터 발행입니다. 피드백을 통해 완성한 글을 교열, 교정 등으로 갈무리하고 살을 붙여서 최종적으로 뉴스레터의 형태로 만들어 여러분들께 보내드리고 있어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출판사의 편집자랑 비슷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첫 레터를 준비하면서 임시로 나누었던 역할분담이 서로에게 꽤 잘 맞아서 쭉 자리잡게 되었죠. 그 때 기억이 새삼 나네요. 혹시 뉴스레터 이전에도 교열과 편집을 거치는 글을 써보신적 있으신가요? 처음이시라면 최종 편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으신지, 혹은 이전의 경험이 있으시다면 뉴스레터의 편집은 어떤 부분이 다르게 느껴지시는지 궁금해요.


나물 : 이렇게 본격적으로 '대중에 공개하는' 글을 써본 경험은 없어요. 폐쇄적이지만 글쓰는 게 업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워낙 뭘 끄적이는 걸 좋아했어서 어려움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아직은요 ㅎㅎ). 그래도 마지막 마무리 역할을 맡다보니 글에 대한 책임감이 더 생기긴 해요. 내 손에서 끝나는 거니까 확실히 해야겠다 싶은 마음. 그리고 문장력이나 맞춤법 지식이 날로 늘어가는게 저 스스로도 느껴집니다. 다른 글에 비하여 더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뉴스레터 특유의 어법이죠. 제가 처음에 디핑을 시작하며 어려움을 겪은 건 의외로 친절한 말투가 아닌 강약조절이었어요. 어느 정도 장난스럽고 격식 없게 다가가야 콘텐츠의 신뢰도를 해치지 않을지... 귤님과 열심히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 저와는 다르게 나물님은 처음부터 뉴스레터라는 형식에 관심이 있던걸로 알아요. 사실 요즘은 정보성 콘텐츠가 유튜브로 더 많이 제작되잖아요. 어쩌다 뉴스레터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나물 : 왜 뉴스레터냐! 라는 질문엔 답하기 좀 어렵지만... 왜 유튜브가 아닌 뉴스레터였냐? 라면 심플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제가 텍스트를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정보 검색을 블로그에 하냐, 유튜브에 하냐로 세대가 갈린다고 하잖아요 (둘 다 안됩니다) 저는 전형적으로 블로그에 하는 세대라서... 같은 이야기여도 제가 제 의지와 속도로 스크롤을 내리며 읽을 수 있는 글 형태가 훨씬 좋아요. 중간에 더 궁금한 게 생기면 잠시 멈추고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용이하고요. (누가 봐도 디핑을 할 것 같은 사람의 멘트!) 독자가 콘텐츠를 읽는 데에 좀 더 능동적일 수 있는 형태라고 해야 할까요? 그 부분이 좋았습니다.


나물 : 대신에 능동적인 소비와 적극적인 참여는 분명히 갈린다고 생각을 해서, 독자의 목소리를 저희 콘텐츠에 조금이나마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어요. 텍스트는 아무래도 닫힌 콘텐츠잖아요. 단순 블로그로는 힘들 것이다. 어떤 하나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글을 통해 브랜드를 갖출 수 있는 방법은? 뉴스레터로 가자. 이런 흐름으로 디핑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질문이라고 했는데... 답을 하며 저 스스로 생각이 좀 정리되었네요. 


 : 저도 문자로 쓰여지는 글이 좋아서 뉴스레터를 택하게 된 것 같아요. 디핑의 제작 이야기부터 티가 나지만... 한번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 저희는 각자 한 주제를 맡아 글을 쓰고, 서로 피드백을 해주며 수정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요.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조금 바꾸기도 하고, 스스로가 구성안을 대폭 수정하는 경우도 있죠. 나물님이 쓰신 글 중에서 어떤 편에서 가장 수정이 많이 들어갔나요? 나물님이 글을 쓰는 과정이 궁금해요.


나물  어... 이건 아마 귤님도 모르실 거에요. 저희가 글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하는데, 맨 처음 글 쓰는 과정에 대해서는 그정도로 대화를 많이 나눈적이 별로 없어서 ㅋㅋㅋ 짐작컨대 우리가 글 쓰는 방식이 꽤 다를 것 같은데, 이런 내용을 나중에 브런치에 풀어봐도 재밌겠다고 함께 수다떨었던 기억은 있네요. 일단 대답이 조금 길어질 것 같아서, 두 꼭지로 나누어서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디핑이 글 쓰는 과정!


나물 : 귤님이 말씀주신 대로, 저희 디핑은 영화별로 2회차 레터의 기획을 함께 짠 다음에 주제별 메인 에디터를 정해서 각자 초고를 써요. 그리고 무한한 상호 피드백을 거쳐 최종적으로 소스, 여러분들께 보내드리는 레터의 글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저희 스스로도 함께 쓰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기에 어떤 회차의 레터를 누가 썼는지는 따로 밝히지 않고 있어요. 피드백 과정에서 결과물의 톤이 많이 비슷해지기 때문에 가능한 점이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어쨌든 맨 처음 문장을 쓰는 '사람'이 글 뒤에 있기 때문에 출발은 꽤 다르거든요. 각자의 방식대로 마련한 초고를 두 에디터 모두가 오케이할 수 있는 스타일로 가다듬는 과정(이제 어느정도 디핑 스타일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죠? )에 나름대로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럼, 나물이 글 쓰는 과정은?


나물 : 그럼 그 중에 저 나물이 메인이 되어 쓴 글은 어떻게 썼냐... 귤님도 잘 모르실 거라고 한 게 이 부분인데요. 저는 사실 약간 일필휘지(?) 스타일이에요. 한번에 깊게 고민해서 뼈대를 잡고 살은 빨리빨리 붙이는 스타일이랄까요. 처음 구상한 목차와 개요대로 쭉 써 내려가는 편이고, 분량이나 전개 흐름의 문제로 어떤 한 부분을 통째로 들어내는 경우는 있지만 세세하게 수정하는 일은 많지 않아요. 글을 구성하는 방식도 귀납적이기보단 좀 연역적이에요. 폭넓은 자료조사를 통해서 글에 담을 내용을 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싶은 말은 정해 놓았고(!) 거기에 근거가 되는 자료 위주로 깊고 좁게 파는 거죠. 대신에 개요를 잡을 때 내가 이 글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내용을 어떤 흐름으로 담고 싶은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귤 : (인터레스팅..) 그럼, 나물님이 쓰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편이 있나요?



나물 : 어쩌다 보니 좀 큰 이야기가 나오는 주제들을 많이 썼어요. 처음엔 저도 저의 글 쓰는 스타일이 어떤지 잘 몰랐으니까, 주제 때문에 연역식 글쓰기 ㅋㅋ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행> 좀비 편클릭!의 경우, 영화와 좀비물 흥행에 녹아든 욕망과 두려움이라는 큰 기제를 가지고 구성했어요. 마지막 한 파트는 아예 출처 없는 제 생각이고요. 



나물 : 근데 정보가 많이 담기는 글을 쓸 때도 그러더라고요. ^^; <프리 가이> 1편: 영화속 게임 프리 시티 탐구하기 클릭!를 쓰면서도 나는 게임에 대한 이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럼 어떤 자료가 더 필요하지? 하고 거꾸로 고민하고 있는 저를 깨달으며 스스로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어요. 물론 이렇게 쓸 수 있었던 건 제가 마침 평소 관심이 많은 주제들을 잡았던 까닭도 있겠지만요.



나물  : 그래도 가장 많이 고쳤던 글을 뽑자면, 아무래도 처음 썼던 <크루엘라> OTT 편 클릭!이었어요. 이 글은 미국 OTT 산업이라는 큰 소재로부터 영화와 관련된 디즈니 플러스 이야기로 점차 좁아지는 구조를 취했는데요. 이것저것 다 담아내고 싶은 욕심과 가독성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도 하고, 특히 앞으로 디핑이 가질 톤의 기준이 되는 첫 소스였던 만큼 편집 형식과 문장, 이모지 사용 등에서도 많은 연구를 거듭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 다듬으면서 제일 길게 피드백을 주고받았던 것 같아요.


나물 : 철저한 준비를 통해 촘촘하게 짠 글과 큰 숲을 보고 필요한 가지를 찾아내는 글, 스타일의 차이기도 하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협업이 재밌습니다. 각자가 조금 욕심부릴 때나, 큰 흐름을 놓쳤을 때에 잠시 환기하는 시각에서 서로의 글을 봐줄 수 있다는 게 큰 시너지가 되는 거 같아요


 : 맞아요. 서로의 글을 함께 본다는게 정말 큰 원동력이죠. 나물님이 없으셨다면 전 아마 펑크를 3번은 내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ㅎㅎ.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8번의 레터를 무사히 보낸 소감이 궁금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나 다짐도 여쭈어 볼 수 있을까요?


나물 : 헐 네 번중에 세 번이요? 근데 사실 저도예요. ㅋㅋㅋㅋㅋㅋ 님이 저번 인터뷰에서 혼자는 힘들고 둘이 하면 좀더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하셨잖아요. 매 소스 마감을 할 때마다 절실히 동감하고 있어요. 서로의 존재가 약간의 의무감과 긴장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좋지만 (=디핑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 8할) 그 뿐만 아니라 약간의 정서적 지지도 받는달까요? 비슷한 취향과 목표를 두고 함께 달리는 동지(?)가 있다는 그 자체로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고 충족감도 더해지는 것 같아요. 저의 목표는 디핑을 통해 정서적 충족 외에 소정의 물리적(물질적 아님 주의) 충족 또한 얻는 것인데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가 되어, 가늘고 길게 오래오래 함께 디핑 했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는 크니까 다짐은 작게 하겠습니다. 다음주 마감. 파이팅. !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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