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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핑 Jan 25. 2022

<킹스맨> 2편 :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조직


 안녕하세요,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영화 얘기보다 영화를 핑계로 그 내막에 있는 여러 가지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길 더 좋아하는 괴짜즈 디핑.기다리셨죠? 이번 에도 영화 <킹스맨>에 대한 소스를 준비했어요. 1편의 영국 문화 이야기에 이어, 오늘 전해드릴 내용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조직, 킹스맨


 "킹스맨"이 어떤 조직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주인공들이 스파이물을 찍었던 것 같긴 한데...하시는 분들을 위해, 영화 속 설정을 짚고 넘어가 볼게요.

영화 <킹스맨> 공식 스틸컷

 킹스맨은 본래 귀족의 옷을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후계자를 잃은 귀족들은 본래에는 유산이 되었을 자신들의 부를 대의를 위해 쓰기로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킹스맨이 단순한 옷가게가 아닌 정보조직으로 거듭나게 되었죠. 때문에 어느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아, 정치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정보기관이 탄생합니다. 비밀리에 활동하기에 킹스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 영화의 설정입니다.

보통의 첩보물의 경우 실제 국가 기관이 등장합니다. 필요에 따라 가상의 국가기관을 만들기도 하지만 <킹스맨>처럼 존재하지 않는 기관을 만든 것은 거의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 유사한 경우인데요, 실제 기관인 CIA도 등장하지만 그 속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첩보 조직으로 임의의 국가 기관인 IMF를 새롭게 만들어 묘사했습니다.


 CIA, MI6... 스파이 영화 매니아라면 한번 쯤 궁금해 하셨을,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그 기관들. 오늘은 이런 국가 정보기관과 첩보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제임스 본드의 조직, MI6

 CIA와 오사마 빈 라덴

 고문의 딜레마



제임스 본드의 조직, MI6


 MI6(Military Intelligence 6)는 영국의 해외 정보국으로, 정식 명칭은 SIS(Secret Intelligence Service) 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둘러보기! 영화 <킹스맨>의 영문판 부제가 'The Secret Service'로 붙은 것 또한(우리나라에서는 통념상 요원을 뜻하는 시크릿 에이전트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기관의 명칭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요.


 MI6가 해외 안보를 담당한다면, 국내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은 MI5로 불리는데요. 두 기관이 군대로부터 만들어지면서 기관명에 Military, 즉 군대를 의미하는 용어가 들어가게 되었어요. 숫자는 Section을 의미하는데, 편의상 5부대, 6부대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MI6는 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곳으로, 냉전 시대 미국의 CIA, 소련의 KGB와 더불어 세계 3대 비밀 정보기관으로 손꼽혀 왔습니다.

Photo by BBC

 신기한 것은, 한 나라의 국가 정보국 건물이 유명한 현대 건축물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인들도 지나가면 보이는 곳에 있기에 보안에 대한 말이 많았다고 해요. 하지만 이 건물은 총알뿐 아니라 대포도 견딜 수 있으며 여러 보안 장치는 물론이고 해커들의 침투를 막기 위한 기계들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00년에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있었는데요, 창문의 일부만 살짝 깨졌을 뿐, 건물은 무사했습니다.


 영화 <007> 시리즈에서 강렬한 폭파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죠. 영화 속에 등장한 모습, 영상으로 짧게 감상해 보실까요? 

영화 <007 스카이폴> 중 MI6 건물 폭파 장면!



007 작가가 스파이였다고?


 007 시리즈의 원작 소설은 작가 이안 플레밍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작가가 실제로 스파이(!)였다는 말이 있어요. 본론부터 말하자면 스파이는 아니었대요. 하지만 정보기관에서 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집필할 수 있었죠. 유튜브 채널 <김지윤의 지식 Play>에서 이안 플레밍과 MI6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흥미로운 영상이 있어, 님께 소개해 드립니다.

007 영화와 실제 스파이들은 얼마나 닮았을까?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CIA와 오사마 빈 라덴


첩보하면 떠오르는 기관! 다들 하나쯤 있으실 텐데요. 대다수의 분들이 가장 먼저 CIA를 떠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는 미국 내에서 국외 정보 수집과 특수공작을 담당하는 첩보기구입니다. 세계 최고의 기관으로 뽑히며 드라마,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Photo by GettyImage (MI6에 비하면 평범한 관공서..)

 그렇지만 이미지가 썩 좋지는 않아요. 주인공의 편이기도 하지만, 종종 악의 축으로 묘사되기도 하죠. � 영화 <킹스맨>에서도 (직접적으로 CIA라고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묘령의 미국 기관이 악역 발렌타인을 돕는 모습을 통하여 에둘러서 묘사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실제로 CIA는 타국에서 정치 공작을 벌인 사실이 밝혀져 국제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냉전 시대가 지난 21세기, 대표적인 첩보 관련 사건이라 함은 역시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사건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였습니다. 9·11 테러 전부터 그를 제거하려던 미국에 테러 사건이 불을 지핀 셈이었죠. 결국 2011년, 미국은 빈 라덴을 찾아내었고 사살합니다.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그와 관계된 CIA와의 역사적 징후들. 디핑에서 살펴봤어요.


위키피디아 제공


✔ 제로니모 E-KIA


 오사마 빈 라덴은 제로니모(Geronimo)라는 암호명으로 불렸습니다. 이는 당시 CIA 국장이었던 리온 파네타가 붙인 이름으로, 인디언들에겐 영웅, 미국엔 악마였던 전설적인 인디언 아파치족의 추장 제로니모(1829~1909)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미군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씰이 빈 라덴을 제거한 뒤 "Geronimo, EKIA"라고 지휘부에 보냈는데요. 여기서 EKIA(Enemy Kill in Action)은 작전 중 적을 죽였다는 뜻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로니모라는 이름은 가톨릭 성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본명은 고야틀레이(하품하는 자)였다고 해요.



✔ 넵튠 스피어 작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의 공식적인 이름은 넵튠 스피어 작전(Operation Neptune Spear)입니다. 넵튠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포세이돈의 영어식 이름이며, 스피어는 포세이돈의 상징인 삼지창입니다. 넵튠 스피어 작전에 네이비씰이 육, 해, 공 3면에서 활약하는 것을 포세이돈의 삼지창에 비유한 것이라고 해요.


 작전에는 총 38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중 빈 라덴을 사살하는 것 자체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모든 방을 수색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 DVD, 각종 문건 등 중요한 자료를 수집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하네요.

넵튠 스피어 작전,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지식백과에서 자세히 보기



✔ CIA와 빈라덴은 한 배를 탄 사이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사마 빈 라덴이 한때는 미국과 협조했다는 것입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 건설 재벌의 아들이었습니다. 영어를 배우고 경제학, 행정학, 토목공학 학위도 받으며 다양한 공부를 했죠. 동시에 그는 이슬람 종교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하는 등 중동지역에 진출하려 하자 공산주의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자 했어요. 이때 서구에서의 공산주의 팽창을 막고자 했던 미국과 뜻이 맞아 함께 하게 됩니다.


 당시 CIA는 빈 라덴이 용병을 키우는 것도 지원했는데요. 이 시기에 길러진 용병들이 후에 알 카에다*가 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도움),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주둔 허용(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를 공격, 걸프전으로 인한 군대 주둔)을 계기로 반미 노선으로 돌아서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반미무장투쟁을 하게 됩니다.


 알카에다란? 오사마 빈 라덴이 조직한 국제 테러단체로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요.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며 사회적 물의가 되고 있는 탈레반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 잘 정리한 외신 기사가 있어서 소개해드려요.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

 탈레반, IS, 알카에다는 어떻게 다를까? BBC 기사로 보기



✔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준 제로니모 E-KIA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사건은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는 전 대통령인 트럼프도 그 당시 공화당 경선에 참여했었죠. 그때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여러 가지 정치 공작을 펼쳤었는데요, 크게 문제 삼은 것 중 하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국적이 케냐(*오바마의 친부가 케냐 출신 유학생이었어요)라는 것이었어요. 오바마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함과 동시에, 중요한 일이 많아 응대해줄 시간이 없다는 식으로 대꾸했죠. 이후에도 트럼프는 여러 공작을 펼쳤지만 2011년, 오바마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트럼프의 지지율은 급속히 떨어졌고 공화당 경선을 포기합니다. 이 사건의 일화는 짤방(meme)으로 만들어져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출처: quickmeme, knowyourmeme

"출생증명서 사본을 떼는데 오래 걸려서 미안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느라 너무 바빴어." (이걸 웃어도 될지... )



고문의 딜레마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에 대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들만을 가져와 가볍게 읽히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기도 해요. 첩보 활동에는 다양한 인권 문제들이 얽혀 있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문입니다. 제로니모 E-KIA 작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문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러한 사실은 어느 한 보고서가 공개되며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제공

 2014년, 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실태를 조사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가 공개되었습니다.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을 상대로 벌여온 CIA의 고문실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어요.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선진 심문(enhanced interrogation) 프로그램'에 따라 최소 119명의 테러 용의자를 구금, 조사했다고 합니다. 몇 주 간 잠을 재우지 않기, 벽에 세워놓고 구타하기, 살해 협박, 오랜 시간 독방 수용, 러시안룰렛, 성고문 및 물고문의 수법까지 거론되었다고 해요. CIA는 고문이 효과적인 수단이며 실제로 테러를 방지하는데 효과를 거두었다고 호소하였지만, 실제로 의미 있는 정보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행태는 UN 국제 고문방지 협약*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UN 국제 고문방지 협약이란 고문 및 그 밖의 비인도적, 굴욕적 대우나 처벌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인권조약의 일환입니다. 1984년 12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되었으며 97년 6월 26일에 발효되었죠.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6월 26일을 세계 고문 희생자 지원의 날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 공개 이후 즉각 고문 금지를 약속했습니다. 보고서에 드러난 일들은 대부분 부시 대통령(미국 43대 대통령, 01~09년 재임) 시절에 행해진 걸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부시 대통령도 9·11테러 직후에 벌어진 심문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영국도 인권 문제와 관련한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민간인 사찰과 도청, 고문과 불법 송환 등의 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죠. 영국 비밀 정보국법 7조에는 '국외에서 벌어지는 행위가 장관의 허가 아래 이뤄지는 경우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고문, 살인과 같은 범죄에 대한 면허로 해석된다고 보고 있어요.


 영화 <007> 시리즈의 007은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는 코드예요. 00은 살인 면허를, 7은 해당 살인 면허를 받은 7번째 요원이라는 의미를 가지는데요. 최근 영화의 설정이라고 생각했던 이 살인면허가 실제로 암암리에 허용되어 왔다는 의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20년 보도된 기사를 통해 관련한 최신 이슈도 점검해 보세요.

 [007 활동 위축될까... 영국 첩보기관 MI6 '살인면허' 두고 논란] 기사로 읽기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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