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디핑 독자 님께 리필해드리는 서비스 소스입니다.
소스를 준비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이 있어요. 에디터 귤과 나물둘 다 사실은 좀비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었단 사실입니다. (좀비를 안 좋아하는데 좀비에 대한 글을 썼냐?고 하시면... 좀비는 안 좋아하지만 좀비에 대한 이야기는 좋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사온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명 다 최근 관심을 가지고 본 작품들이 있거든요.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도 재밌게 본 좀비물 작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웹툰 중에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이 있어요. 디핑을 핑계로 꼭 소개하고 싶었는데요, 바로 카카오 웹툰의 <동쪽으로> 입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제목 그대로 문명이 멸망하고 좀비들이 창궐하는 세상에서 →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동쪽으로" 향하는 주인공 4인방의 이야기입니다. 느껴지시겠지만 <동쪽으로>는 암울한 분위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물입니다. 하지만 화려하고 감각적인 색감과 그림체로 통통 튀는 분위기도 함께 연출되어 그리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작품은 아니에요. 개성 있는 연출로 액션의 쾌감도 느낄 수 있답니다. 작중 배경이 미국이라 한편의 미드를 보는 느낌도 들어요. 매화 사용된 무기류에 대한 설명도 포인트랍니다.
제가 이 만화를 좋아하는 건, 소스 본문에서도 꼬집었듯이 좀비물의 요소들이 SF 장르에서 과학 기술이 쓰이는 방식처럼 도구적으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소개란만 보더라도 좀비에 대한 언급이 적어요. 단순히 좀비를 피하는 이야기를 넘어 살 곳을 찾아가는 사람들, 밝혀지는 멸망의 원인, 버려진 과거의 문명 속 기계들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SF 장르나 여타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연출되는 극한의 상황 속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정말 좋아하실 수밖에 없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좀비만 떼거리로 나오는 건 별로... 하시는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그동안 좀비 장르에 대해서 자극적인 영상만 내세우는 팝콘 무비가 다수겠거니,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스를 준비하다 보니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본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좀비는 핑계고, 사실은 다른 걸 말하겠다"? 이거 완전 디핑 스타일이잖아요. 그렇다면 좀 궁금하긴 한데? 그 때 옆에 있던 귤님이 무심하게 하신 말씀이 딱 제 취향을 저격했어요. "킹덤 보세요 킹덤. 그거 완전 정치 사극인데. 근데 이제 좀비를 곁들인." 그래서... 드디어 <킹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시즌 2를 보는 중이라서요. 무언가 작품을 꿰뚫는 비평을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저는 김은희 작가님의 드라마 스타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탄탄하고 매끄러운 전개, 장르물 표현에 대한 꼼꼼한 디테일, 그리고 결국 그 표현은 핑계였단 걸 깨닫게 해주는 비판적 서사까지. 특히 해외에서도 독창적이라고 호평받았던 만큼, 조선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좀비 캐릭터들도 굉장히 색다른 맛이었어요. 이쯤 쓰니까 저 스스로도 도대체 왜 이제 봤는데? 싶은 의문이 드네요. (...)
그리고 사실, 최근 공개된 전지현 주연의 스핀오프 <킹덤: 아신전>이 본편보다 더 궁금하거든요 ��. 전 시즌들이 어느정도 지배계층 선에서의 권력 다툼과 정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이번 스핀오프 편은 정 반대의 배경에서 피지배계층이자 소수자인 이주민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해서요. 이거이거 딱 나물 입맛... 시즌 2 빨리 끝내고 아신 언니 보러 가야지... (드릉드릉)
<킹덤: 아신전>, 이번엔 "피지배계층이 이끄는 이야기"라고? 김은희 작가 인터뷰 보러가기
좀알못 귤과 나물이 추천한 좀비물 작품에 이어서, 이번에는 기차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각자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뽑아보았어요.
생각해 보면 기차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꽤 많은것 같아요. 유명한 영화중에 <설국열차>도 있구요. 기차라는 특수한 환경이 주는 긴장감이 여타 다른 장르에선 느낄 수 없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제공할 소스는 바로... <라이터를 켜라> 입니다. 이 작품 역시 '부산행'의 열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랍니다. 이 영화는 사실 제가 보고 싶어서 봤던건 아니였어요. 저는 보기 싫은건 안 보는 타입이거든요. 어렸을 때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틀어준 영화로 처음 봤던 작품입니다. 의외로 이런식으로 알게된 영화들이 많지 않나요?
줄거리를 꺼내자면, 서른이 넘은 백수 주인공은 차비도 없으면서 남은 돈 300원으로 라이터를 사버립니다. 서울역 화장실에서 건달 무리에게 라이터를 빌려주는데, 다시 돌려받고자 하니 철저하게 무시당하죠. 하루종일 아무것도 되는게 없던 날, 마지막 남은 자존심과 라이터를 돌려 받겠다는 일념이 홧김에 부산행 열차를 타게 합니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차 속, 인질로 승객들이 잡히는 상황. 그러나 주인공은 오로지 라이터 하나를 위해 조폭에게 덤벼듭니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무대뽀 주인공 외에도 "저 놈 뭐야?" 하게 만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요. 아! 영화의 장르가 액션이 아닌 코미디라는것을 빼먹었네요. 영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나진 않지만, 조폭을 잡는 과정이 어이없게 웃겼던 기억이 나요. 자료를 찾으며 알게 된 것이지만 근래 큰 화제인 장항준 감독님 작품이었네요. 어쩐지...
저는 귤님이랑 반대로, 기차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잘 안 떠올라서 좀 고민을 했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앞에서도 말씀하신 꼬리칸이 존재하는 모 열차 영화만 생각나는데, 제가 그걸로 또 글을 쓰면 이제 슬슬 나물이 아니라 진지로 닉네임을 바꿔야 할 것 같아서... (...) 머리를 싸매던 중에 이 영화가 번뜩 떠올랐어요. 정말정말 재밌고 신기한 영화! 지난 주 소스에서도 잠깐 언급했었던 <투모로우>의 제이크 질렌할이 활약하는 SF, <소스 코드> 입니다.
이 영화는 사실 줄거리나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모르고 보는게 제일 재밌거든요. 그래서 정말 최소한의 엑기스만 말씀드릴게요. 약간 출발 비디오 여행 느낌으로 가보겠습니다. � 영화는 주인공이 달리는 열차 속에서 문득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요.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는 와중, 심지어 열차 앞 좌석에 앉은 처음 보는 여성은 계속해서 자신을 전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당황한 주인공이 패닉에 빠지려는 찰나, 약 8분 뒤에 갑작스럽게 열차가 폭발하고 주인공은 그대로 사망... 하는 줄 알았는데 다시 8분 전의 시간에서 깨어납니다!
8분의 시간을 계속 반복해 열차 테러 사고의 진상을 밝히... 는 이야기. 말줄임표는 왜 붙였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이번 주 바로 시청.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티빙... 온갖 OTT 서비스에서 다 들여놓고 있으니 편하게 골라잡아 봅시다. 저도 정말 오랜만에 한번 더 보려고요!
➕ 이런 영화 좋아하신다면 재밌게 보실 거예요: <인셉션>, <마이너리티 리포트> (저는 둘 다 7번 넘게 봤어요)(변태...)
➕ <소스 코드>가 재밌었다면 이 영화도 맘에 드실 듯: <프리퀀시>, <데자뷰>, <밴티지 포인트>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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