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로서 학원도 제대로 못 보내고
수능 합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을 나의 아이들에게
겪지 않게 하려고 하였죠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지금도 새벽에 알비도 하고
본업에 충실하고 사실 버겁기도 합니다
인생이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더라고요
안 풀릴 때가 큰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줄어들더라고요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나의 아버지 마음을.
어머니는제가 초6 때 이혼하고 우리 곁을 떠나 다른 가정을 이루셨고
나의 아버지는 우리를 조부모에게 맡기고
집을 나가셨죠
그때 부모에 대한 배신감은 너무 컸죠
지금도 용서가 안 됩니다
그러나 나의 분노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풀렸습니다
나도 부모가 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그 마음을 이해가 되더라고요
아버지는 노년에 고령의 할머니를 제 대신 보살폈습니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제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려고 노력을 하셨죠
이후 저는 아버지 임종 때 손잡고 용서해 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비록 아버지께서 눈을 감고 계시고 제 얘기를 들을 수 있으셔서 단 둘이 있을 때 작은 목소리로 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마 못 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졸업식에서 나의 아들을 보니 괜히 힘겨워하는
나 자신에게 안쓰러워 보입니다
아들의 졸업식에 나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습니다
잘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 될 테니
버티라고~
오늘 졸업식에 참여한 모든 아버지의 마음이
다 같겠죠
이 아이들도 언제가는 자기 자식의 졸업식을 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