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피부미용사들이 국가자격증을 갈망하던 그 시기, 우리 회사의 교육사업은 일취월장하였다.
아모레퍼시픽, MBC아카데미 등 유명 회사들의 피부미용 교육 강사분들의 교육을 도와드리며 그 회사들을 자주 방문하면서 간접적으로 화장품에 눈을 뜬 첫 시기 였던 것 같다.
화장품과 피부미용업은 비슷해보이지만 사실 많은 부분이 다른 분야이다.
화장품은 화학적인 베이스를 기본으로 원료 연구분야와 제품을 위주로한 유통 비즈니이지만
피부미용은 임상적인 베이스를 기본으로 피부를 연구하며 테크닉을 위주로한 서비스 분야이다.
그래서 사실 두 분야를 동시에 알고 있으며 정통하기에는 많이 힘들다. 물론 피부미용 베이스인 분들이 화장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는 하지만 그것도 임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그렇다, 그 성분과 배합 등 제조과정 등의 많은 부분에서 화장품을 알고 있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화장품을 베이스로한 분들은 피부관련 이론에 약하며 특히 피부미용을 위한 테크닉에는 완전히 문외한 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니 피부미용을 베이스로한 화장품 개발자가 된다면 더욱 유리 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그런 편이다..;)
나는 피부미용학과 교수를 거치며 학교를 나와서도 피부미용 교육사업을 해나가며 피부미용업계에 발을 들였으나 그다지 생리적으로 그 업계가 맞지는 않았던 탓에 나도 모르게 화장품 분야에 뛰어 들게 되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피부에 관련된 효능효과 등에 더욱 민감하고 화장품을 단순한 제품으로 보지 않으려 노력 하는 편인것 같다.
우리 이론가들은 사실 화장품의 흡수에 의문을 가지고 실재로 화장품 자체만으로는 피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피부의 구조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면 그렇게 느끼게 된다.
이론적으로는 화장품은 피부에 흡수가 되서 그 기능을 하기 쉽지 않다. 피부의 여러층은 외부의 이물질과 내부의 수분 등을 통과 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의아하게 생각하는게 그런 화장품이 피부에서 주름을 개선시키고, 미백을..더구나 기미나 주근깨를 없앤다는것은 마치 "무협소설의 축지법"같은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통상적인 화장품은 모두 표피의 각질층에서만 놀다 사라진다. 그래도 그 자체로 보기 좋은 기능을 한다. 그 이유는 일상적으로 피부를 평가 할때 각질층만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각질층이 육안으로 촉촉하고 매끈해보이면 그 화장품이 피부 깊숙히 흡수 되었다고 믿기 때문 일 것이다. 더구나 화장품을 도포하고 난 후 보습감에 더해 일시적으로 피부가 맑아지는 현상이나 성분 중의 리프팅을 부여하는 원료가 주는 땡기는 느낌 등으로 마치 피부에 탄력이 생기고 피부에 미백을 준다고 생각 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피부의 탄력과 미백에 관여 하려면 표피의 마지막 층인 기저층과 진피에서 작용을 해야 하는데 이런 대다수의 화장품은 그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화장품 제조사의 노력은 새로운 침투 기술을 연구한다. 대표적인 리포좀공법과 요즘의 에토좀, 초임계 캡슐, 더 나아가 통증을 수반한 스피큘과 마이크로니들 방식 등 침투를 위한 노력도 많이 개발 되고 있지만 피부를 개선하기 위한 완성된 방법은 아직은 소원해 보인다.
그 이유는 각 기술이 가진 방법의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여기서 설명하기는 너무 복잡하니 생략하기로 한다. 그래도 이러한 침투 기술은 일반적인 화장품에 비해 그래도 더 나은 흡수를 일으키며 미력하나마 피부가 더 나뻐지지 않도록 여러 방식으로 피부를 방어하기 위해 노력 한다.
일반적인 통상의 화장품의 활성성분이 군대라고 비교하면 휴전선을 넘기 전에 모두 몰살하는 이치이다.
김정은을 죽이려 특공대가 편성되면 그나마 휴전선을 넘는 비율이 50%는 되야 일말의 가능성이 있듯이 화장품의 침투는 아주 중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침투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바로 활성성분이라 주장하는 성분의 함유량이다.
모든 성분은 그 성분이 화장품 안에서 제대로 된 효과를 가지려면 유효함량이라는 수치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이 성분은 전성분상에 이름은 표기 되지만 제대로된 함유량은 표기가 되지 않는 편이다.
가끔 몇 ppm이라고 표시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인지 일반 사람들은 잘 이해도 못한다. 100,000ppm은 함유량 10%이다. 성분에 따라 다르지만 이정도면 아주 많은 함량이다, 만약 어떤 성분이 추출물이나 추출수로 정제수를 대체 할 경우 더 많은 함량으로 표기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아주 많은 함량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확인이 불가한 것은 그 함유량의 성분이 얼마나 희석화 한것으로 사용 하는가이다.(예를 들어,희석된 1% 짜리 농도로 100,000ppm은 피부에 경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함량이다)
물론 식약처가 고시한 주름이나 미백 성분 등은 함유량이 딱 정해져있어 그 함유량을 넣으면 모든 제품은 미백주름개선 기능성화장품으로 신고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성분을 제품명으로 할 경우, 비타민 앰플로 상품명이 될 경우 (순수비타민인 Ascorbic Acid로 반드시 파우더 상태의 원 함유량을 표기해야만 한다) 와 인체 세포·조직 배양액이 들어있는 경우도 그 함량을 반드시 표기 해야 한다.
그리고 화장품의 단박스에 표기된 전성분은 성분 함량 순서대로 적혀있다. (함량 많은 순서 → 함량 적은 순서) 그런데 문제는 1%이하로 들어있는 성분은 순서 상관없이 표시되는데 1% 이하로 사용된 성분, 착향료, 착색제에 대해서는 순서에 상관없이 기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회사들은 소비자가 적게 들어 있다고 생각하길 바라는 성분은 최대한 뒤쪽에 적는다. 성분의 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으니, 소량 포함돼 있는 성분이 크게 와 닿을 수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반 이상의 성분이 1%미만인데 그 이유는 간단히 설명하면 기능성 물질인 "아데노신" 이 0.04%가 고시 함량이므로 이 성분이 중간에 위치해 있다면 이 아래 성분은 말 할 필요도 없을 것 이다.
또한 방부제로 사용되는 1.2헥산디올이 있을 경우, 2%가 규정이지만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1% 미만일 경우도 많으니, 그 것을 기준으로 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 kg당 가격이 몇천만원이니, 몇 억이니 하는 성분을 강조하며 판매하는 것인데 무슨 재벌도 아니고 이런 성분을 정말로 유효하게 넣어서 만든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아마도 간단히 계산만 해도 불가능 한게 정상이다. 물론 전성분에 표기 되어야 하므로 반드시 넣어야 하는데 아마도 0.00?%가 함유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누가 알 수 있으랴?
그런 성분을 내세웠지만 아마도 다른 유효함량의 성분이 기능을 하고 그 성분은 컨셉으로 작용 할 것으로 생각되는 마케팅이지만 너무 유치하고 소비자를 얼마나 우습게 볼까 생각되는 마케팅이라 개인적으로 너무 싫어한다.
화장품은 정말 대다수 그 기능은 비슷하다. 표피의 각질층에서 수분감과 보습감 및 피부톤을 일시적으로 맑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피부의 노화를 방어해서 탄력의 감소를 지연시키는 역할은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또한 기미를 약간은 개선 시킬 수 도 있다. 그러려면 정말 유효한 성분과 함량을 가지고 피부에 적게나마라도 침투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 화장품이 중요하다. 이런 개발은 아이러니하게 큰 대기업보다 작은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월급쟁이 연구원과 벤처로 무장된 사장과의 차이 문제이다(설명 안해도 알겠지만) 물론 이 모든것을 그나마 만들었다해도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면 많은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즉 돈이 많이 들기때문에 자체 브랜드로서는흐지부지 마켓에서 사장 되기 쉽다. 그래서 기술을 공급하거나 성분을 판매하는 원료회사 개념으로 전락하기도 한다(어떤 면에서 내가 그랬다).
효능을 부여하려고 특이하게 만들려면 특이한 노력이 뒤따르고 일반적인 질감의 화장품으로 만들기가 힘들다. 대표적으로 순수비타민C와 레티놀이 그렇다. 자극적이라 제품화 하기 어려울뿐더라 만들어도 보관과 유효기간을 안정화 하기 너무 어려운 제품이라 리스크가 커서 일반적으로 제품화를 쉽게 하지는 못한다. 특히 고함량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개발한 제품인 "헐밋힐러 순수비타민C앰플은 세계 최고 함량인 31%나 넣었으니 내 마음이 어떻겠는가..항상 긴장하고 고객의 리뷰에 곤두서있다. 자극은 어떨지..보관시 산화문제는 괜 찮을까.. 물론 이 모든것을 제품 출시 전 테스트를 거쳤지만 화장품 특성상 너무도 변수가 많아서 항상 긴장하며 제품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이 제품은 정말 내게는 스트레스이자 내 재활 프로그램의 첫 주자이므로 나는 항상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