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1.
바쁜 월요일이었다. 수업도 많고 처리해야 할 업무도 많았다. 일을 하나씩 쳐내며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야근을 한다. 일이 많기도 하지만 온전히 나로 있고 싶어서다. 집에 남편이 있는 날은 야근을 하고 싶다. 남편 없이 아이들과 복작복작 지내다 보면 혼자 있고 싶어 진다. 더 정확히는 그냥 나로 있고 싶다. 아무도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나로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태를 좋아한다.
남편이 집에 있으면서 집안일을 도와주어도 나는 불편한 마음에 이것저것 거들게 된다. 남편이 설거지를 하면 나는 청소를 한다. 편하게 쉬지 못한다. 그러니 나는 아예 집이 아닌 곳에 있는 것을 택했다. 학교가 딱 좋다. 저녁 급식을 먹고 나 혼자 내 일만 하면 되니까. 일을 미리 끝내놓으면 내일 출근이 가볍다.
오늘 내가 저지른 새로운 실수를 알아차리고 혼자 몸이 뜨거워졌다. 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에게서 계속 생성되고 있음을 알았다. 정말 사소한 실수인데, 누구도 나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데. 내가 나를 비난하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내가 나를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줄 몰랐다.
집에서 혼자 지낼 때 보다 직장에서 일을 하니 실수가 많아진다.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실수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내 실수에 더 민감해진 것도 같다. 자꾸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앞으로 더 심해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으로 괴롭다. 사람들이 나를 손가락질하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자꾸 무언가가 먹고 싶다. 예전에도 그랬다. 복직 전에 겨우 살을 빼놓았는데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려고 한다. 더 주의해야겠다. 저녁에 맛있는 급식을 배부르게 먹었더니 이제 졸린다. 집에 가서 자야겠다. 내일은 또 어떤 실수를 할지 기대가 되고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