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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 H Apr 12. 2024

이해하기 힘든 전기차 전비, 도대체 어떻게 보는 거죠?


‘mpg’라는 단위 들어보셨나요? ‘Mile Per Gallon’으로 휘발유 1갤런으로 갈 수 있는 거리(마일)를 뜻합니다. 미국에서 쓰는 자동차 연비 단위인데 한국과 표시 단위가 달라 대략적인 연비를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전기차 전비 단위를 뜻하는 ‘km/kWh’도 마찬가지로 어렵죠. 우리가 늘 사용하던 km/L와는 다르니까요. 특히 km/kWh는 휘발유 용량(리터)이 아닌 전기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연비 단위인 km/L는 휘발유 1리터로 갈 수 있는 거리(킬로미터)를 뜻합니다. 그러면 km/kWh는 뭘까요? 순서대로 대입해 보면 1kWh(킬로와트시)로 갈 수 있는 거리를 뜻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는 아닙니다. 용량(리터)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단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kWh(킬로와트시)의 와트(W)는 전력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즉 전기 에너지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죠. 킬로와트(kW)는 1000와트(W)를 뜻합니다. 뒤에 붙은 h는 1시간입니다. 즉 1,000W 전력으로 1시간 동안 일하는 시간이 되겠죠. 전력이 1시간 동안 일을 하니 ‘일의 양’이 됩니다. 그래서 kWh를 ‘전력량’이라고 합니다. 연비 단위 km/L에서 리터는 휘발유의 양이고 전비 단위 km/kWh에서 킬로와트시도 전력의 양입니다.





1KWh의 전력량으로 무슨 일을 얼만큼 할 수 있는지 상사하기는 어렵습니다. 조금 더 쉬운 예로 일반 가정에서 1kWh의 전력량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1kWh는 꽤 큰 에너지양입니다. 현대 아이오닉 5에 탑재된 84kWh 배터리 용량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죠. 그런데 아이오닉의 연비(5.2km/kWh)를 보면 약간 의아하기도 합니다. ‘1kWh가 이렇게 큰 에너지인데 왜 5.2km밖에 못 가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는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오닉 5의 차체 무게는 2,015kg입니다. 2톤이 넘는 차를 빠른 속도로 굴려야 하는데 저항도 큽니다. 네 바퀴가 노면에서 마찰저항을 일으키고, 속도를 높이면 공기저항도 그만큼 커집니다. 그래서 전기차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합니다. 아이오닉 5가 84kWh나 되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이유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연비를 따지는 이유는 효율성 때문입니다. 효율은 곧 돈이니까요. 이러한 관점으로 아이오닉 5의 전비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오닉 5의 전비는 5.2km/kWh입니다. 업체별로 약간씩 상이하지만, 완속충전 단가를 1kWh당 270원으로 가정하면 완전충전 비용이 2만2,680원입니다. 아이오닉 5의 완전충전 시 주행가능 최대 거리는 485km입니다. 현대 아반떼로 485km를 달리려면 연비(15.3km/L)와 휘발유 가격(1648.16원)을 대비해 봤을 때 5만2246원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두 배 이상의 효율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전기차는 급속충전 비용(340원)이 더 비싼데, 급속충전을 위한 아이오닉 5 기준 풀 충전 비용은 2만8,560원입니다. 그래도 아반떼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죠. 





전기차의 효율성을 비교하기 위해선 전비를 살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내연기관처럼 전기차에도 전비 테스트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비 등급까지 매기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시판되는 전기 승용차 중 전비 1등급 자동차는 ‘아이오닉 6’(6.2km/kWh)와 타사 모델 한 종류밖에 없습니다. 이 외에도 10위권에는 코나와 아이오닉 5 등 현대차의 주력 모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효율성을 우선한다면 각 전기차의 전비를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더불어 전기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중요합니다. 내연기관차 대비 충전 시간이 길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면 잦은 충전으로 인해 시간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단위는 아니었던 ‘전비’. 하지만 전기차로 주행하는데 얼만큼의 전력이 필요하고, 그 전력으로 우리 일상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알게 된다면 전기차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전기차를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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