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마리 백조 오이와 미미의 세상 밖으로
알 속에 있는 새끼 백조 ‘오이’. 오이는 알 속에 있지만, 백조 형제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발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알을 흔들었지요. ‘잘 봐. 모두들 내가 지금 알을 흔들고 있어.’
그런데 밖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어요.
“와, 이 알 좀 봐. 빛이 나잖아. 금빛 같기도 하고, 햇빛처럼 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아름답다.”
오이는 자기 옆에 있는 백조 알이 빛이 나는 멋진 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오이는 자기보다 더 관심받는 알이 있다는 것이 싫었어요, 그래서 오이는 있는 힘껏 빛나는 알이 있는 쪽으로 발을 굴렀어요. 그 순간 오이의 알은 빛나는 알을 쳐냈고, 그 알은 데구루루 굴러 언덕 밑으로 가버렸어요.
다음 날, 백조 형제들은 다시 돌아와 귀여운 알들을 구경했어요. “어? 빛나던 알이 없어졌다!”
백조들은 모두 주변을 찾아봤지요. 하지만 빛나던 알은 찾을 수가 없었어요. 백조들은 속상했지만,
남은 알들을 잘 챙기기로 다짐했어요. 그때였어요. 한 백조가 소리쳤어요.
“얘들아 이 알 좀 봐. 양쪽으로 마구 흔들려.” “어디? 정말이네. 진짜 신기한 알이다.”
드디어 백조 형제들은 오이가 들어있는 알을 예뻐하기 시작했어요. 귀엽게 흔들거리던 알에서
오이가 태어나자 많은 백조들은 탄생을 축하해주었어요. 오이는 날아갈 듯이 기뻤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어미 백조가 슬픈 얼굴로 말했어요.
“이렇게 기쁜 날 반짝이던 그 예쁜 아기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슬퍼하는 엄마의 얼굴을 보자
오이는 자기도 모르게 말해버렸어요. “그 알은 내가 밀었어요. 데구루루 굴러 언덕 밑으로 가버렸어요.”
오이의 말을 들은 어미 백조는 무서운 얼굴로 말했어요.
“당장 가서 그 아이를 찾아오너라. 오... 불쌍한 내 아기.”
오이는 왜 그렇게 했는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차마 할 수가 없었어요.
엄마는 오이의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 보이지 않았어요. 그저 계속해서 울기만 했답니다.
오이는 다음 날 빛나는 알을 찾아 떠났어요. 그러던 중 오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숲 속 길에서
잠이 들었지요. 눈을 떠 보니 여러 마리의 오리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넌 누구니?” “난 오이야? 여긴 어디야?” 귀엽게 생긴 여자 오리가 말했어요.
“여긴 오리 마을이야. 넌 어느 동네에서 왔니?” 정신을 차린 오이는 여자 오리에게 말했어요.
“난 빛나는 알을 찾아서 윗동네에서 내려왔어. 혹시 빛이 나는 알 하나 못 봤니?” 여자 오리가 말했어요.
“아. 알아. 호수 머리 아줌마 집에 빛나는 알이 하나 있어.” 오이는 마음이 급했어요.
얼른 그 알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엄마의 사랑을 다시 받고 싶었죠.
“빨리 데려다 줄래. 그 알을 찾아야 해.” 여자 오리는 난감했어요.
“어쩌지? 그 알은 어젯밤에 깨졌어. 그리고 오리가 태어났지.” 오이는 깜짝 놀랐어요. “뭐? 오리라고?”
백조가 아닌 오리가 태어났다는 말에 오이는 무척 의아했지만, 여자 오리를 따라갔어요.
오리 아주머니 집으로 간 오이는 빛나던 알이 깨져 있는 걸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검은 털을 가진 새끼 백조를 보았어요.
“너구나.” 오이가 말했어요. 새끼 백조는 오이를 보고 반가워했어요.
“와, 나랑 같은 털을 가진 오리네? 반가워 나는 미미라고 해.” 오이는 미미에게 말했어요.
“네 이름이 미미구나. 미미야 나랑 좀 갈 데가 있어.” 미미는 의아했어요.
“어딜 간다는 말이야?” 이때 어미 오리가 왔어요. 어미 오리는 아기라면 모두 자기의 새끼인 줄 알았어요.
까마귀 떼의 습격으로 한쪽 눈이 잘 안 보였기 때문이죠.
“얘들아, 어서 벌레 먹으러 가자.” 어미 오리는 미미와 아기 오리들 뿐만 아니라 오이까지도
자기 자식인 양 살뜰히 챙겼어요.
하지만, 어미 오리와는 다르게 새끼 오리들은 미미를 놀리고 괴롭혔어요.
“못 생기고 새까만 게 너희 마을로 가버려!”
“너희 때문에 호수에서 놀 때 창피하다고! 이제 못 생긴 게 두 마리나 됐네. 빨리 사라져 버려!”
아기 오리들은 저마다 오이와 미미에게 소리치며, 돌멩이를 던졌어요.
미미는 고개를 숙이고 돌멩이를 맞으며 훌쩍이고 있었어요. 그때였어요.
커다란 바위가 아기 오리들 앞으로 쿵 하고 떨어졌어요. 씩씩거리던 오이는 아기오리들에게
바윗덩어리를 던지고는 큰 소리로 말했어요.
“내가 보기엔 너희들이 못생겼어. 노란 참외인지, 노란 파프리카인지 알 수 없는 색깔들을 하고서는
뒤뚱거리는 너희가 더 못생겼거든!”
미미는 오이의 행동이 용감하다고 생각했어요. 오이의 모습이 멋있게만 보였습니다.
아기 오리들 역시 놀란 건 마찬가지였어요. 그동안 미운 오리 새끼였던 미미는 한 번도 자기들에게 그렇게
화를 내며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놀란 오리들은 그 뒤로 오이에게 놀리는 말을 하거나 괴롭히질
못했어요. 오히려 무서워하기도 하고, 힘이 세서 멋지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리들은 미미에겐 여전히 놀리고 괴롭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오리 마을에 갑자기 여우가 나타났어요. 여우는 침을 꼴깍 삼키며 아기오리들을 바라봤어요. 여우는 엄마 오리가 호숫가로 물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새끼오리들을 먹고 싶어서
꾀를 냈어요. 여우는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새끼오리 잡아먹기 계획을 짰지요. 그리고는 불쌍한 얼굴을 하고서 아기 오리들에게 다가가 물었어요.
“집이 없어서 그런데 너희 집에서 조금 머물다 가도 되니? 나는 가족도 없고, 집도 없단다.” 하고 말하자
아기 오리들은 일제히 “네.”라고 대답했어요.
한편, 오이는 애벌레라도 잡아먹을까 하는 생각에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그러던 오이는 땅바닥에서 이상한 그림 하나를 발견했어요. 접시에 애벌레들이 놓여 있고, 아기 오리들이 그걸 보고 접시 위로 올라가
있는 그림이었어요. 그 뒤에는 여우가 이들을 잡아먹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오이는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어요. 다행히 아직 여우는 오지 않았어요.
오이는 아기오리들에게 안전한 풀숲으로 가 있으라고 설명을 했지요. 그리고는 여우가 가져다 놓은
접시 앞쪽에 구덩이를 팠어요. 구덩이 위에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으로 위장을 해 놓았어요.
오이는 여우가 가져다 놓은 접시 위에 누워 자는 척을 하며, 여우가 오는지 지켜보았어요.
곧이어 나타난 여우가 접시 위에 오이를 보고 신이 나서 뛰어갔어요.
그러더니 조금 뒤 구덩이에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빠져버렸어요. “으아아아악!”
여우는 깊은 구덩이에 빠져 살려달라고 외쳤어요. 아기오리들과 오이 그리고 미미는
신이 나서 폴짝폴짝 뛰었답니다. “우와, 오이 너 정말 천재다.” “너는 우리의 히어로야.”
아기 오리들은 오이를 칭찬하며 모여들었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미는 그런 오이가 부러웠어요.
‘나도 오이처럼 사랑받고 싶다.’
그날 밤 미미는 아무도 모르게 집을 떠났어요. 자신을 사랑해주는 누군가를 찾아 떠나고 싶었지요.
아침이 되자, 오이는 미미를 찾았어요. 하지만 어디에서도 미미를 찾을 순 없었죠.
오이는 아기 오리들에게 물었어요. “얘들아, 혹시 미미 못 봤니?” 아기 오리들이 말했어요.
“미미? 못 봤는데? 미미가 어딜 가든 난 관심 없어.” 또 다른 아기 오리가 말했어요.
“난 차라리 걔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오이는 그런 아기오리들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뭐야? 미미는 원래 백조야. 나는 미미를 찾으러 백조 마을에서 온 아기 백조고. 알겠어?”
“뭐? 미미랑 네가 백조라고?” 엄마 오리와 아기 오리들은 모두 놀랐어요.
오이는 미미를 찾기 위해 오리마을을 떠났습니다.
길을 떠난 미미는 숲을 헤매다가 집을 발견했어요. 마음씨 좋은 할머니를 만나 따뜻한 음식도 먹고 보살핌도 받았지요. 미미는 할머니에게 사랑받는 느낌이었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고양이와 닭에게 괴롭힘을 당해 쫓겨났답니다. 다시 길을 떠나게 된 미미는 호수에 뛰어들어 헤엄을 쳐 보았어요.
‘이 호수를 따라 헤엄치다 보면 나와 함께 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겨울이 찾아오면서 서서히 물이 얼기 시작하자 미미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게 되었어요.
꽁꽁 얼어붙은 호수에서 정신을 잃은 미미를 지나가던 사냥꾼이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갔어요.
미미는 이 따뜻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곳에 사는 아이들은
워낙 말썽꾸러기라서 미미를 가만히 두지 않고 잡으러 뛰어다녔어요. 무서움에 미미는 도망 다니느라 바빴고, 그러는 동안 집안은 엉망이 되었지요. 화가 난 어머니는 미미를 집 밖으로 내쫓았어요.
결국, 미미는 다시 외톨이가 되고 말았어요.
한 편, 오이는 여기저기 미미를 찾아 헤맸지요. 그러다 겨울이 오는 것을 알아차린 오이는 백조 마을로 날아갔어요. 오이를 걱정하던 많은 백조 가족들이 오이를 반겨주었어요.
“엄마 미안해요. 미미를 찾았지만, 다시 잃어버렸어요. 그 아이는 오리 마을로 굴러가서 오리 마을에서 미미라는 이름으로 자라고 있었어요.” 어미 백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생한 오이를 꼭 안아줬어요. 그때였어요.
풀숲에서 몸이 축 처져서 걸어오는 백조 한 마리가 보였어요.
비록 땀과 물에 털이 흠뻑 젖어 볼품없어 보였지만 은근한 금빛으로 빛이 나는 백조였어요.
모든 백조는 단번에 그 백조가 미미인 줄 알아봤어요. 미미 또한 자기와 똑같이 생긴 백조들이 모여있는
그곳이 자기의 집임을 눈치챘어요.
“미미야!” 백조들은 모두 날아가 미미를 안아주고 부축해 주었지요. 미미는 그 순간 쓰러지고 말았어요.
하지만 미미의 부리 끝은 미소 짓고 있었지요. 진짜 가족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행복함에 미미는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사랑해요. 나의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