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응원하던 아이돌에게 전과가 생겼다

실수했을 때 가져야 할 용기에 대하여

by 파선

나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십 년차 팬이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이들이 그들의 팬이었고, 그들만 할 수 있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 그 아이돌을 좋아하며 취미가 생겼고,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아이돌 덕분에 좋은 친구가 생기기도 했으며, 내가 동성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여자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그들이 전한 메시지로 인해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되었기에, 나의 마음과 같을 거라고 믿었다. 그 중 한 멤버의 솔로곡을 유난히 좋아했다. 친구가 나쁜 길로 빠지게 되었을 때, 그건 막지 못한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의 음악이 좋았다. 그가 자기혐오감을 떨쳐내고 일어서는 방식이 좋았다.

그가 작사한 노래 가사처럼, 그 또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 믿고 공감했다. 그런데 그 믿음은 작년 여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적어도 반성은 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안다. 하지만, 팬과 가수의 사이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더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아이돌 OOO보다 인간 OOO, 가수 OOO을 더 응원했기 때문이다.

팬이 아닌 사람들은 그의 사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첫 번째 사과문의 팬기만적 태도, 그 이후 행보는 오래된 팬이라면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내가 알던 OOO이 아니었다.

열심히 살던 시절 그에게 상처를 준 사건이 있었다. 팬이라면 모두 그 사건을 안다. 하지만 그에게 생긴 전과는 그 상처가 생긴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최근에 그를 좋아하게 된 사람들이 전과 자체를 옹호해 주는 것을 보고 기가 찼다. 나는 좋은 팬이 되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했고, 그가 반성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윤리의식 없는 팬들의 욕설뿐이었다.

그의 사고를 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방향이 잘못된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역방향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 아닌, 내려올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 그 방향은 역방향이니 올라가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을 때, 손을 뿌리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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