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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PD Jul 25. 2023

영화 스텝이 되다.

세 번째 : 영화 속으로...

두 번째 들어간 저예산 영화 이야기를 하자니 글이 잘 써지지도 않고 힘들었던 영화 두 편에 이야기를 연달아하기에는 독자도 나도 힘들 것 같아 내가 가장 좋아하고 다시 하고 싶었던 영화 현장을 먼저 이야기하고 싶어 졌다. 

첫 영화 이후로 일 년 정도 영화를 못하게 된 이후로 다작을 하기로 마음먹고 영화를 참여하는 영화 중에 나만에 원칙을 만들었다. 

첫째. 투가자되어있나?

둘째. 배우 캐스팅이 완료되어 있나?

셋째. 바로 계약해 주나?

세조건을 보면 캐스팅이 완료되어 있고 제작이 완료되어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것인가? 하는 게 관건인 거다. 결국 영화에 투자가 되었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이런 영화라면 아무 말없이 제작파트로 참여했다. 사실 우리는 예고편을 접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정한 다음 영화관에 가서 보는데 하루가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보고 나서 재미있네 하면서 평을 하고 그리고 다음에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영활을 만드는 스텝텝들 입장에서는 관람객과 거리가 멀다 관객들이 보는 몇 초에 한컷을 준비하기 위해 몇 달 혹은 몇 년 전부터 시나리오 작업 영상에 구현하기 위한 회의와 준비 그리고 실제 촬영이 되기까지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심지어 모든 준비가 끝나더라도 배우를 기다리느라 몇 년에 시간이 지나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도 있다. 실제 몇 초에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하루 혹은 며칠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과 영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 차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실 나도 영화 보는 것이 좋아서 영화 스텝이 되고 싶었던 것인데 스텝이 되고 나서부터는 영화에 잘 몰입이 안 되는 경향이 있다. 저장면은 촬영하기 힘들었을 텐데 어디서 어떻게 촬영했을까? 저 차가 나온다 그럼 사고가 나는군, 아 스토리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또 다른  범인이 있다 등  영화스토리와 영상에 몰입을 잘할 수 없다. 꼭 다른 영화에 현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 데가 있다. 그런데 나 말고도 스텝들 중에 이런 느낌을 받는 이가 꽤 있다고 하더라. 음 또 의식에 흐름대로 글을 적고 있군요. 위에 글을 정리하자면 영화준비와 촬영이 그렇게 일사천리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 연유로 난 촬영이 들어갈 영화만 골라 스텝으로 참여했다는 이야기이다. 심지어 그 당시에 꽤 이름 있는 영화사에 제작부장으로 오라는이야기를 듣고 들어 갔는데 조감독과 이야기하니 4년 동안 영화 한 편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들어가서 시나리오를 보고 일주일 정도 있어 보니 크랭크인( 영화 촬영 준비를 마치고 촬영에 들어가는 것을 크랭크인이라고 한다.)은 힘들다고 판단돼서 나왔다. 시간이 흘러 나중에 그 영화는 결국 촬영이 무산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크랭크인이 들어갈 만 영화만 쫒다 보니  결국 제작부일을 배울만한 사람도 없고 내가 성장할만한 영화가 아니었으면서도 난 작품에 목말라 생각 없이 촬영 들어가는 영화를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 내가 제작파트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난 제대로 된 영화를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럴 때쯤 예전에 영화를 할 때 알게 된 친구로부터 제작부 막내를 구한다 영화감독님은 누구인데 하는데 내가 정말 예전부터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던 감독님이었다. 심지어 제작사는 내가 생각하는 영화계에 대기업... 부러웠다. 

그래 알았어 제작부 막내 급여는 이야기는 그 당시에 좀 터무니없는 금액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리고 조건을 더 들어보니  운전은 당연한데 제작부 비품 수동 트럭을 몰아야 하고 영화 경험도 2~3 작품 있는 제작부를 막내로 구한다는 거다. 정말 터무니없었다. 돈이라도 많이 주던가 아님 조건이라도 낮추던가 아무튼 충무로 어디에도 이 정도 조건이면 제작부 막내가 아니라  경력 있는  제작부는,  심지어 제작부장도 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 당시 사실 제작부는 품귀현상을 빚는 시기였다. 한마디로 영화가 많이 들어가고 제작부는 사실 좀 힘들어서 선 듯 들어 올려는 이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영화 촬영은 얼마 남지 않았고 실력 있는 제작부 막내를 그런 터무니없는 돈으로 구하려고 하니 어이없었다. 

그래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 알아보았지만 역시 내가 일했던 제작부들은 벌써 다른 영화 제작부에 참여하거나 영화와 상관없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다급했는지 며칠 있다 다시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혹시 제작부 막내할 친구가 있는지 묻는 녀석에게 업계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역시 체념하듯이 그렇지 하는 거다 그래서 내가 하도 딱해서 진담반 농담반으로 네가 이야기한 급여에서 20만 더 써라 그럼 그럼 내가 해줄게 하고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끊었다. 

그리고 나도 제작부장을 구하면서 이야기된 영화 쪽에서 내가 요구한 조건하고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데 그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진짜 제작부 막내 할 거냐고... 잠깐 멍했다. 난 그 당시 영화 경험이 꽤 있고 부장도 여러 편 한 상태라 제작부 막내라는 직급은 나랑 맞지 않았다. 심지어 그쪽 제작부장급보다 내 영화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나도 생각이 있어 " 돈은 맞춰 줄 거냐? 그럼 하고"라고 말하면서 돈에 내 자존심을 살리면서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질렀다.  

그랬더니 면접 보러 오라고 했다. 

면접을 갔더니 잘생긴 제작실장이 앉으면서 면접을 보았다. 내경력이 적혀 있는 이력서를 보더니 왜 이영화 제작부 막내를 하려고 하냐고 물어 왔다.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속내는 네가 뭐가 아쉬워서... 막내를? 사고라도 쳤니? 아님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 거냐? 이런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논리를 대고 나도 정당화시켜야 했다. 그 당시에는 사실 치밀한 게 생각 한건 아니지만 이런 마음이 밑에 깔려 있고 하든 안 하든 일단 붙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난 영화 경험이 많지만 거의 신생이고 제작부 현장은 내가 다 시스템을 만들고 일했다. 나는 열심히 했지만 영화를 하는 중에도 , 촬영을 마치고도 좋은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사실 제작부가 좋은 소리를 듣는 건 당시 영화 현장에서 거의 힘든 일이다) 그걸 나는 내가 제대로 된 영화제작 시스템을 배우지 못해서라는 생각 해 왔다. 그래서 큰 영화사에 제작 시스템을 어떤지 메커니즘을 배우고 싶다. 


둘째 내가 정말 일해 보고 싶은 큰 영화사다 직급을 포기하고서라도 함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이점이 가장 큰데 내가 정말 같이 일해 보고 싶은 감독님이었다. 내가 이 감독님 하고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니 돈과 직급이 아니라 이감독님이라면  같이 한 작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작부 구하는 조건도 실정에 안 맞고 하니 내가 맞춰 주면서 감독님과 이영화 사 와 한 작품 해서 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하고 나니 내가 원했던걸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었다. 

제작실장은 내 대답에 아주 흡족해하는 듯 웃으며 알았다고 피디 님하고 이야기해보고 연락 주겠다고 했다. 

며칠 연락이 없어서 모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까지 면접 봤는데 살짝 짜증도  났다 나를 안 뽑아? 나 말고 구할 수 있음 구해봐란 마음으로 이번주까지 결정 안 하면 다른 영화 가겠다고 그 친구한테 연락했다. 사실 조건이 안 맞아 갈 생각이 없었지만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출근하란 연락이 왔다. 

뭐 일단 출근하고 나서 사실은 하면서 고백을 했다. 내가 수동은 운전면허 취득할 때 해보고 스타렉스 오토만 몰아 봐서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랬더니 " 왜 이제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그래서 "다시 가요?" 하니 아니 연습하라고 해서 하루 연습했더니 감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 내내 1톤 탑차를  몰고 다니며 별사고 없어 영화를 마칠 수 있었다. 

당연한 거지만 제작부 막내로 들어갔지만 거기서 일은 제작부 부장급만큼 또는 제작부 부장일과 제작부 막내일을 동시에 하게 되었다. 예상했지만 돈은 막내급 일은 부장급,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들어가니 영화사는 먼가 모르게 연출부쪽이 뒤숭숭했다. 분위기란 게 그랬다. 그리고 제작부 라인이 왠지 모르게 감독님을 압도하고 있다랄까? 보통은 감독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영화사 사무실 분위기이다. 내가 알던 영화 사무실 분위기와는 뭔가 달랐다. 

아무튼 난 제작부 막내지만 감독님과 촬영감독 미술감독과 함께 장소 헌팅을 다니고 섭외에 관여했다. 그리고 당연히 제작부장 취급을 했다 하지만 제작 비품을 챙기고 촬영준비에서 막내 일도 같이 했다. 

제작부 구성원은  피디> 제작실장> 제작부장-제작회계> 제작부원 2~3명 정도 구성된다.

여기 제작실장이 참 실력이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뭔가 말하는데 여유가 있고 제작부 경험이 나보다 많지는 않지만 내가 모르게 말을 참 잘 듣게 되는 묘한 카리스마가 있었다. 그렇다고 화를 내거나 한 적도 없는 참 묘한 제작실장이었다. 현장을 화를 내지 않고도 사로잡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실장이었다. 

나에게 연락한 제작부장은 나보다는 한 살 아래지만 아주 카리스마 있게 일을 하는 친구였다. 본인이 맡은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실행하고 일을 하는 고집 같은 게 있는데 난 그 실행력이 카리스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한테 절대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 않은 듯한 행동이나 말투를 보였다. 어떤 스텝이 좀 거만하게 굴면 전 작품이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물어서 작품이 뭐라고 하면 같이 작품 했던  스텝 이야기를 하고 현장에서 그렇게 골질을 했다면서요 면전에서  한 방치는 그런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봤을지 모르겠지만 제작팀은  일 잘하는 친구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 위로 영어를 아주 잘하는 제작팀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외국에서 학교를 나와서 외국계 은행을 다니다가 한국 와서 영화를 해보겠다고 제작팀에 들어온 친구였다. 참여하는 배우 중에 외국계 배우가 필요했고 감독님과 가운데서 조율하고 주로 외국계배우들 컨트롤을 맡아 움직였다. 제작부원이지만 그냥 파트 하나를 움직이듣 독립적으로 움직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없는 영어를 유창하게 하니 그것만으로도 실력이 출중한 친구였다. 이 친구가 운전하다 앞차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차가 급정거하면 "뻑~"하는 본토로 발음하는 네이티브 영어 욕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기억나는 게 무전기로 "형 봉고 쓰리~ 스틱이니깐 난 운전 못하는 거 알죠? 그 차 빼달라니깐 와서 빼주세요~" 아주 조리 있게 차분하게 요청하는데 왠지 억울하고 좀 그랬다. 지금도 가끔 통화하면 참 차분하고 조용조용이야기하는 친구인데 한번 본다는 게 몇 년째 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한 친구는 본인이 이야기하기를 고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친구들하고 사고를 치고 다녔다고 이야기를 한 친구인데 영화를 만나서 본인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듯한 친구였다.  가끔 밤새 술 먹고 놀다가 현장에 늦게 올뻔한 적이 몇 번 있지만 현장에 쏜살같이 나타나고 본인에 책임감도 강하고 일도 잘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그런 친구였다. 제작회계는 이 영화사에서 몇 번을 한 친구라 회계는 나무랄 게 없었다. 사실 회계를 잘하려면 예산을 막히지 않고 집행을 잘하고 스텝들하고 영수증과 돈이 오가는 그런 역할이라 잘못하면 욕을 먹는 그런 자리였다. 심지어 예산이 몇십억인데 그런 돈을 영수하고 집행하는 게 보통일은 아니다. 회계가 잘못하면 사실 영화 촬영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는 직책이니 제작실장이 수시로 체크해 주고 챙겨야 한다. 그런데 이 친구도 워낙 일을 잘해서 사실 제작실장은 배우와 감독님 그리고 스텝들 헤드만 챙기면 되니 제작실장은 촬영 내내 여유로워 보였다.  이렇듯 엘리트들과 있었으니 나만 잘하면 아무 문제없었다. 하지만 난 제작부 막내로 들어왔으니 막내일은 나한테는 너무나 쉬웠다. 그러니 이 현장에 제작부는 모두 엘리트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누가 뭐라 할만한 빈틈이 없는 그런 구성원이었다. 하지만 난 제작부 부장급일도 같이 했다. 촬영현장이 협조 구할 것도 많고 스텝도 다른 영화에 비해 1.5배 많은 규모에 때씬 (촬영에 대사가 있는 조연이나 주연 배우가 아닌 화면에서 걸어 다니거나 자리에 앉아서 화면을 채우는 배우를 보조 출현배우라고 하는데  이런 보조 배우들이 많이 등장할 때 때씬이라도 한다)도 많아 제작 스텝들은 각개전투하듯 각자 역할에서 정신없이 일했다. 

하지만 현장은 내가 경험했던 분위기와 많이 달랐다. 왠지 모르게 스텝들은 제작팀에 호의적이었고 제작팀을 칭찬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거기다 스텝들과 분위기도 좋아서 난 현장에서 다음날 촬영 있으면 절대 술 안 마신다는 철칙을 영화하는 내내 고수해 왔지만  이영화에서는 종종 깨졌다. 우리 촬영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촬영이 지방 촬영이 많아 영화 촬영은 숙소가 거의 모텔이었다. 이영화에서 나는 일 잘한다는 제작부 친구와 2명이서 방을 사용했는데  촬영하고 나면 피곤한데도 씻고 나면  어김없이 스텝들이 우리 방에 모여 있었고 술판이 벌어졌고 심지어 난 제작부 막내라 탑차를 몰고 다녔는데 거기에는 소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협찬으로 받은 술이 몇 박스가 탑차에 들어 있었다. 그럼 박스로 술을 꺼내 방으로 들고 들어 왔다.  사실 소품으로는 술이 몇 번 나오지가 않지만 PPL이란 명목으로 회사들은 제품을 몇백만 원어치를 보내 주고 그 제품 중 일부를 미술팀과 상의해서 화면에 노출시킨다. 사실 화면에 박스를 놓고 노출시키겠나 노출이라 해봐야 몇 병이 전부인데 제작부는 혹시 모를 노출을 위해 제작탑차에 박스채 넣어 두는 것이다. 술을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아차 해서 눈을 떠보면 촬영장에 나가야 하는 시간인데 제작부 친구는 아직도 술잔을 들고 있었다. 꿈인 것만 같았다. 그 현장에 유독 커플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참고로 말하자면 난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다. 난 피곤하면 한잔만 마셔도 그냥 뻣어 자는 그런 체력이었다. 같이 마시던 친구는 내가 태워 현장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술자리 같이한 친구들은 스텝이동용 버스가 있었다. )

한 번은 때신이 많아 보조출현이 몇백 명이 왔다 관객석에서 물을 달라고 해서 20리터 짜지 생수병을 옮기는데 믹스커피 한통과 물을 놓고 내력 가서 올라와보면 커피며 물이 동나 있었다. 심지어 준비한 커피가 동나자 보조 출현들은 구급약상자에서 약도 몽땅 꺼내서 모두 동을 내버렸다. 약간 소름 끼치는 걸 느낀 순간이었다. 

내가 촬영장으로 20리터짜리 생수를 한 번에 20개씩 주문하면 이틀이 못되어서 다시 재주문을 했다 생수 배달하시는 분이 현장에 오면 그렇게 싱글벙글하셨던 기억인 난다. 

그리고 촬영장에서는 발전차를 사용하는데 발전차가 2대 어느 때는 4대도 온 적이 있다. 그럼 밤새 촬영을 하면 기름차를 부르는데 한 번에 몇십만 원은 그냥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보통 스텝은 짧은 시간에 밥을 먹고 촬영장으로 복귀해야 촬영시간을 줄일 수 있고 스텝들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으므로 밥을 할 수 있는 조리도구와 스텝들이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의자며 테이블을 싣고 다니는 밥차를 섭외한다. 밥 잘하는 인기 있는 밥차는 사실 섭외하기 힘들 정도로 스케줄이 꽉 차 있다. 이런 밥차를 섭외하면 그의 스텝 100명 가까이 식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현장은 이런 밥차를 두대를 섭외해서 진행했다. 출현 배우도 많고 스텝도 많으니 한대 가지고는 감당이 안되었다. 심지어 촬영이 체력적으로 힘들어 배우들까지 밥을 많이 먹었다. 보통 출현 배우를 생각할 때 한 명 거기에 매니저 한 명 이렇게 생각하지만 유명 배우는 따로 헤어 분장하시는 분 심지어 코디에 매니저와 그 실장에 규모가 크게 오는 배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어떤 배우는 친구가 영화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는 이유로 앞에서 언급한 스텝 외에도 친구들까지 2~3명 같이 영화 촬영 내내 다니는 배우도 있었다. 그러니 이런 스텝을 밥을 먹이는 일도 제작부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중에 하나이다. 배우며 스텝이 밥을 제때 제대로 먹어야 별말이 없다. 거기다 자는 숙소도 제작부 입장에서는 엄청 중요한 문제이다. 한 번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배우들 숙소로 스텝이 자는 모텔을 같이 잡아준 적이 있는데 배우들이 단체로 항의하고 난리가 났다. 거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였지만 배우들이 자기들이 사비로 호텔 가서 자겠다고 말하고 먼 거리에 있는 호텔로 단체로 이동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숙소는 벌써 돈을 주고 예약해서 방이 비어 있었다. 그래서 여러 스텝이 넓은 방에서 편하게 잔 기억이 있다. 다음회차부터는 배우들 숙소를 더 신경 썼다. 

사실 자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보니 이런 일이 종종 일어 난다. 특히 깨끗하지 않은 숙소를 섭외하면 제작부에 대한 원성이 올라오고 반찬이 안 좋은 밥차가 섭외되면 제작부에 대한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이 좋은 영화에서도 안 좋은 일은 있었다. 촬영직전 조감독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만두고 인물담당 연출부도 얼마 있다 그만두게 되었다. 사실 내부 사정은 정확히 알지 못해 내가 정확히 말을 못 하겠다. 사실 나도 알려고 들면 알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 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다른 스텝들 사정에 관여하지 말고 말해 주지 않은 건 알려고 하지 마라, 다른 스텝들 일에 걸리적거리지 말고 방해하지 말라등 좀 냉정하지만 이런 것들이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것들이라 본능적으로 알려고 하는 마음을 억눌렀다. 그렇게 두 명이 그만두었다면 분명 사연이 있었을 것이지만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감독님이 무척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 안쓰럽지만 감독님이 헤쳐나가야 할 부분이었다. 사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감독님이 참 대단하고 멋있어 보이는데 사실 감독님이란 역할이나 자리는 그리 멋진 것만 누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감독은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하고 실제로 번아웃이 오는 경우도 종종 봐왔다. 피디도 옆에서 결정을 거들뿐 그 누구도 감독님에 자리 나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어떤 작가가 술자리에서  감독님에 자리는 외로워 보인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사실 나도 그렇게 느꼈던 적이 몇 번이나 있다. 그래서 현장에서 스텝들은 감독님이 어떤 요구도 가능한 들어주고 따라 준다. 왜냐하면 결국 영화가 흥하던 망하던 영화에 모든 책임은 결국감독에게 돌아가니까 말이다. 

감독님도 모든 걸 결정하지만, 모든 걸 알고 결정하고 지시하지는 않는다. 결국 알지 못하는 부분은 전문가를 붙여서 묻고 상의하고 그중에 최선을 선택해서 촬영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잘못된 결정을 최소화시켜 주고 최선에 선택을 하게 도와주는 게 스텝에 몫이다. 하지만 종종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감독님을 무시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안 그래도 무거운 결정에 힘들어하는 감독은 더욱 외롭게 되고 더 힘들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한 번은 촬영감독이 감독님이 촬영을 예정했던 시간 이상으로 한다고 발전기를 꺼버리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날 촬영은 예정된 시간을 오버해서 촬영 중이었지만 감독님에 의지와 상관없이 촬영이 중지된 적도 있다. 사실 이런 일은 듣도 보도 못한 사건이다.

감독님은 사실 이영화에서 많이 힘들어하셨다. 스텝들 때문에 감독님에 영량을 다 못하셨다고 생각하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종 영화 현장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영화도 있지만 흥행은 좋을 때가 있다. 이영화도 감독님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 주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고 감독님 하면 이영화가 제일 먼저 거론되곤 하였다. 영화 촬영 전이었는지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회식자리에 시나리오 작가분이 참여한 적이 있었다. 사실 난 제작부 일을 하면서 꽤 많은 시나리오를 접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소설책과는 달리 대사와 장소 등 영상화하다 보니 시나리오가 잘 안 읽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영화에 시나리오는 몰입감이 최고였다. 내가 알던 스토리지만 좀 달랐다. 내가 느끼기에는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와 같이 정석적이면서도  한국적으로 잘 다듬은 이야기가 아주 매력적이었다. 연출부와 이야기하다 내가 읽은 시나리오중 제일 좋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술자리에서 연출부가 작가분께 내가 시나리오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달하자 작가분이 엄청 좋아하셨다. 나는 그 분위기에 더해 " 사실 내가 시 나오를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없지만 내가 읽은 시나리오중에 가장 할리우드 시 나오를 잘 따르면서도 한국적으로 잘 만들어진 시나 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작가님 얼굴이 갑자기 웃음기가 빠져서 나를 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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