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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by 윤늘

9는 어쩐지 가장 바쁜숫자 인 것 같다.

오전 9시, 오후9시 둘다

나는 두 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직장인, 다른 하나는...


나는 3년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래서 작년에는 에세이를 열심히 썼다.

아니, 2년간 거의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꿈을 이룬 것처럼 손에 잡힐 듯 계약이라는 것을 했었다.

그렇다, 여기서 중요한건 '했었다.'라는 것.

결과적으로 책을 내겠다는 나의 꿈은 박살났다. 이건 나의 잘못도 누군가의 잘못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잘못이나 신의 잘못이라고 치부하지도 않는다. 왜냐면 나는 무교니까.


그래도 속상은 했던 것 같다. 에세이를 열심히 쓰고 1년을 받쳤으니까.

그 작품을 오랫동안 폴더안에 박아두었다.


2025년, 2월 계약파기.

그리고 2025년 11월. 다시 열어보았다.

9개월이 걸렸다. 바쁘게 지나간 9개월. 잊고 살았던 나의 작품을 다시 열기까지.


그리고 묻어두었던 9개월 동안 나는 작가가 되어있었다.

뭐로 가도 한길로 가면 된다는 말이 내게 통했다. 한 분야에 집중하고 땅을 파면 닿는다고 했다.

누가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 건데 계속 노력하다보면 되어있을거라 했다.


나는 에세이 작가가아닌, 웹소설 작가가 되었다.

많은 안 좋은 얘기도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출간하고 악플을 받는다. 상처받고, 속상해하면서도.

나는 매일 같이 글을 쓴다. 그 행위가 꼭 땅을 파는 것 같아서. 근데 생각해보면 땅을 파는건 좀...무덤같다.

뭐 글에 묻혀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긴하다.


9의 시간을 걸쳐

나는 직장인과 웹소설작가 두 가지 일을 하게 되었다.


2025.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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