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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푸는사람 Jul 11. 2022

[스타트업 경험기] 10편) 피벗

이 스타트업은 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중인데 

대표이사는 피벗을 시도하는 것 같았다. 


그 방법이 옳던, 틀리던간에 그 시도는 어쨌든 긍정적인 시도다.

하지만 대다수의 직원들은 실패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직면보다는 회피하는것에 가까웠다.


사소한것부터 해야할 업무요청까지 민감하게 반응했다.

업무 요청을 해도 제대로B2C 수준으로 수행하지 못할때의 까방권을 확보해놓기에 급급했다.

피벗 프로젝트는 애자일이라고 처음부터 말해줬건만, 실패할 기회가 있음을

데이터를 토대로 사용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가면 된다고 해줬건만, 성공시킬 기회도 있음을

이 프로젝트를 잘해보려는 마음도 싹 사라지게 할 정도로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망하는 조직에 있으면 자신감을 잃게된다.

이 멤버들은 자신감을 잃었기에 떠날 용기도 없고 정치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나쁜 버릇을 먼저 학습하고 답습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용기는 없다.

여기저기 인터뷰를 하고 다녔지만 맘에 드는 오퍼도 없었을거다.

고만고만한 곳에 가기보다 이미 적응된 이곳이 편했을거다.

그렇게 뭉개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난거다.

기회는 시도하는 자에게 오기 마련이지만 이들의 기회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는걸 알까?

경쟁력이 없다면 내세울건 '젊음' 뿐일텐데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벼슬'조차 소모하고 있었다.

이토록 핏이 안맞는다면 나가는게 맞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없는거다.


크건 작건 성공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자신감이 이토록 중요하다.

실패했을때 다시 도전할 용기 교과서같은말이라쓰기싫지만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 피벗을 하려는 대표이사도 불안할거다.

구인이 빠르게 잘 되었더라면 원하는만큼 갈아치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구인조차 쉽지 않은곳이었다. 이들에겐 다행일지도 모른다.


새로 인원을 투입해도 이 정치적인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정치적인 멤버가 사라져도 또 다른 빌런이 리스폰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어쨌든 대표이사가 신뢰를 하고 가깝게 여기는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새로온 사람들은 정치수완이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란건 몰랐다.

그들이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라 그럴만한 동기가 없을뿐이라는걸



사람은 감정에서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못하다. 

이들이 모두 사라져도 대표이사가 이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면 새로운 피가 수혈되도 반복될것이다.

한때는 대표이사의 이런 인간적인 감정이 측은하게 느껴졌었다.

나라면 조져서라도 키워 놓거나, 진작에 내보냈거나  했을 직원을

피곤해하면서도 조금 부족하지만 소중하다며 애지중지하고 있었으니까 뒷담화도 수시로 하긴 했지만

그런 마음은 좀 예쁘게 봐줄수도 있다. 일로 만난 사이에 이런 사람은 흔치 않다.

하지만 적절하지 못한 팀을 꾸리고, 정치로 조직을 물들인건 경영자의 직무유기다.

내 경험상 잘 돌아가는 조직은 정치할 시간에 일하느라 바쁘고 누굴 까댈 시간도 부족하다.

잘 안돌아가니까 정치질이 만연해지는거다. 이런 싹은 처음부터 잘라버렸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엔 친분라고만 여겼을테고 정치질이라고 인식하지도 못했을거다.


스타트업의 수명은 얼마남지 않았는데 마지노선이  5~6년이 끝인것 같은데

그안에 피벗이 제대로 되서 엑시트를 할지, 이대로 수명이 끝날지는 모르겠다.

대표이사 입장에선 다른 스타트업을 창업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그렇지 않다. 물경력이 여기서 흘려버린 시간의 곱절만큼 괴롭힐거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본인의 재능을 잘 모르는게 좀 안타깝긴하다.

이분은 전형적인 '발명가'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짐작하거나, 흥미로운 것들을 시장조사no

모방하거나 조합해서 만들어 내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그걸 빠르게 해낸다

하지만 그것을 시제품화 하거나 사용자가 좋아할 것을 만드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렇기에 빨리 해내는거다

발명된 제품을 비즈니스 레벨로 만드는 공정에는 관심도 없고 모방이 쉽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이 과정을 직원들에게 넘긴다. 그리고 그 직원들을 신뢰하지도 않는다. 신뢰할만한 경험자도 없었다

그들은 시제품화가 어려우니 불만을 토로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걸 만들어주면 참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연구자나 발명가가 된다면 '올해의 인물'이 될지도 모르는데 안어울리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않다. 이 모든 상황은 내가 해결할 수 없다.

내가 어쩔수 없는 일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시간을 버리지 말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나에게 도움되는 것을 하면되니까

이 작은 회사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성실히 자기 갈 길을 가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이 조직탓으로만 돌리는걸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새로운 프로젝트는 나에겐 흥미롭다. 약간은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작은 성공적인 경험이라도 갖고 싶었다.


피벗을 위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조심스레 예측하며 나는 최대한 실패를 막으려는 시도는 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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