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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핸드스피크 Feb 26. 2024

뜨거운 태양 속에서 그을러진 나

매력

까만 피부였던 나는, 어릴 적부터 인도사람이냐 필리핀사람이냐는둥

놀림을 받았던 내 피부색이 얼마나 매력적이게 될지는 그 때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하얀 피부를 가진 아빠와 언니는 뽀얀 우유처럼 예쁜 피부색인데

나는 왜 엄마 닮아서, 외국처럼 피부색이 까맣고 입술도 두껍고 하니

마치 세상에 나만 동 떨어져 혼자 아프리카인이라도 된 것 같아 나의 콤플렉스가 되었다.

그저 너무나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나는 바다와 하늘을 사랑해서 바닷가에서 하루종일 놀기도 하고

뜨거운 태양 속에서 태닝오일을 발라 한시간씩 몸을 구워 태양이 주는 결을 느껴보았다.

그 기분을 아는가?

뜨거운 태양 아래서 분명 너무 더운데, 서서히 뜨거운 태양이 주는 햇살의 결을 받으면서

송글송글 맺어지는 땀방울과 오일이 만나 한방울씩 흘러내려가는 걸 느끼며

묘하게 마음이 편해지면서 황홀해지는 기분을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바다에서 파도와 놀다가 물기를 닦고, 태닝 오일을 몸이 매끄럽다못해 만질 수없을 정도로 듬뿍 바르고

누워 눈을 딱 감으면, 몸이 아직도 바다에서 파도 곁을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뜨거움이 주는 짜릿함이 있다.

마치 판타지와 같은 몽글몽글하고 묘한 기분이라고 해야될까

이렇게나 편안해지니 나도 모르게 그렇게 스르르 잠이 든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갔을까

바람의 인기척에 잠이 깼는지 서서히 눈을 떠보는데 너무 뜨겁다 못해 눈도 부셔 게슴츠레 떠보지만

새 파란 하늘에 너무나도 선명한 뭉게뭉게한 예쁜 흰 구름이

바람의 곁을 타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편집한 것같이 서서히 지나가는 걸 보면서

그에 취해 빠져든 것같이 또 짜릿한 기분이 든다.

다 똑같이 보내는 하루를 나는 아무 것도 하지않고 누워만 있는거지만

너무 예쁜 하늘과 구름을 그렇게 빤히 볼 수있다는게 소소하지만 너무나 황홀하여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내가 하늘을 사랑하지않을 수가 없지

그렇게 그을러진 내 피부를 보며

오히려 탄탄해보여 건강한 나의 모습이 꽤 매력적이었다.

까만 피부에서 더 까만 피부로 색 입히니

콤플렉스였던 내 피부가 섹시해질 수도 있는거구나

그래서 나는 여름을 제일 좋아한다.

오히려 걸칠거 없어도 까만 옷을 입은 내 피부색이 더 매력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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