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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적 해석가 Oct 21. 2021

메시아.

<칠드런 오브 맨> 해석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래비티>, <이 투 마마> 등의 영화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들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롱테이크 촬영 방식의 활용 때문입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과 함께 활동하며 압도적인 촬영을 제시합니다. <버드맨>, <번 애프터 리딩>, <그래비티> 등 모두 엠마누엘 촬영 감독이 담았죠. 오늘 다룰 <칠드런 오브 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롱테이크 시퀀스를 이용해서 관객이 극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키(Kee)의 아이가 탄생하는 과정은 예수의 탄생과 유사합니다. <칠드런 오브 맨>이 예수의 탄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는 모친인 마리아와 양아버지 요셉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느 날, 마리아의 꿈에 천사가 나타납니다. 천사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아이를 임신한다는 예언을 합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호구 조사를 위해 백성들에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칙령을 내립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요셉의 고향인 베들레헴으로 향합니다. 예수가 태어날 기미를 느낀 마리아는 다급히 요셉을 세웠고, 마땅히 갈 곳이 없던 그들은 아이를 낳습니다. 예수가 태어났고, 그들은 말 구유에 눕힙니다.


 <칠드런 오브 맨>에서 나온 키의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를 모르고, 주인공 테오가 양아버지의 역할을 합니다. 마리아와 같이 외부 압력에 의해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던 중 아이를 나았죠. 아이를 낳은 이후 말 구유와 같이 정돈되지 않은 곳에서 태어난 점, 아이를 죽이려는 자들(예수의 경우 이스라엘의 헤롯)로부터 도망친다는 점이 공통적입니다. 아이의 존재를 파악한 시민들과 군인들은 폭격을 멈추고 무릎을 꿇습니다. 결국 키의 아이는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이며, 예수와 같은 존재입니다. 미국에서 2006년 12월 25일 한정 개봉을 한 이유도 <칠드런 오브 맨>이 예수의 탄생을 수용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첫째, 키의 아이를 위해서 미래호까지 데려가는 테오를 암시합니다. 이는 원제와 발음이 유사한 Children of Man을 기준으로 한 해석입니다. 이때, Children은 키의 아이를 지칭함과 동시에,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을 전체를 가리킵니다. 둘째, 키가 품고 있는 아이를 암시합니다. 이는 원제 Children of Men을 중심으로 한 해석입니다. Men은 인류 전체를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즉, 딜런이 인류를 구원할 아이라는 의미입니다. 딜런의 엄마 키(Kee)라는 이름은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Key는 영어로 열쇠라는 의미이죠. 키는 미래로 가는 열쇠를 의미합니다. 키가 딜런과 함께 인류 프로젝트의 Tommorow호로 가야하는 이유이죠.


 테오 주변에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영화 초반, 재스퍼의 집을 찾았을 때 테오 옆에 고양이가 다가와서 앉았습니다. 이후 테오와 키가 루크를 따라 피쉬당에서 머무르는 동안, 새끼 고양이가 테오의 다리를 타고 올라옵니다. 고양이는 테오가 지키지 못했고, 지켜야할 아이 딜런을 상징합니다. 딜런이라는 이름은 원래 테오와 줄리언 사이의 아이이름이죠. 테오의 아이 딜런은 2008년 독감으로 사망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딜런과 줄리언은 멀어집니다. 테오 주변의 고양이는 지키지 못한 자녀 딜런의 분신입니다. 특히 새끼 고양이가 테오의 다리에 올라 키의 아이만큼은 지켜달라고 울부짖는 듯 하죠. 보호를 가장하여 키를 빼돌리려는 집단의 이름이 피쉬당(Fish)인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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