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걷는 길
햇빛이 부서질 듯 찬란한 빛 속에 반짝이는 숲 속을 거닌다.
공기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풀냄새, 흙냄새, 그리고 꽃 향기가 어우러지면서 코 끝을 간지럽힌다.
나는 숲을 온전히 느끼며 천천히 걷는다.
저 멀리 큰 나무들 사이에 작은 오두막이 보인다.
그곳으로 향한다.
나에게 걷는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오두막 안에는 여자아이가 혼자 있다.
낯을 가리듯 조심스러운 눈빛이지만,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온다.
열심히 뛰어놀다 들어왔는지 이마엔 금방이라도 마를 것 같은 땀방울이 맺혀있다.
아이의 눈동자에서 잔잔한 해맑음과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진다.
나는 몸을 낮춰 아이와 눈을 맞춘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외롭진 않았어? 행복했어?
아이와 눈을 지그시 맞추며 대답을 기다린다.
아이의 눈동자 속에 내가 비친다.
여리고, 바보같이 착하고, 겁도 많던 아이.
너무 일찍 외로움을 알아버린 나.
아직 나 자신을 지키는 법을 몰라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누군가가 섬세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봐주길
하염없이 기다렸던 나.
그 기다림 끝에,
내가 너를 찾아간다.
이제는 내가 너를 지켜줄게.
돌볼게.
따뜻하게 사랑할게.
아이의 눈 속에 안정감이 깃든다.
창문 너머로 스며든 따스한 햇살이 온 집을 채우고
부드러운 주황빛 햇살이 아이의 얼굴을 밝게 비춘다.
아이가 봄날의 햇살같이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