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를 쓸 결심

임진아 에세이 <읽는 생활>을 읽고

좋은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글을 쓰겠노라 다짐한다.

첫 문장을 쓰고 나서 생각한다. 이렇게 평범하고 밋밋한 문장으로 어떻게 좋은 글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글쓰기를 결심했다 포기하기를 이미 여러 번이다. 이번에는 임진아 에세이 <읽는 생활>이 자극이 되었다. 첫 에피소드를 읽고 든 생각. 이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 어림도 없다.

(공개적인) 글쓰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진정성 있는 글은 나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데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가 아직은 부끄럽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아니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단 말이야?' 이럴까 봐. 나 자신 또는 내 글에 대해 평가받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아니 그럼 일기를 쓰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공개적으로 쓰는 이유는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어요'라고 외치고 싶기 때문일까. 수없이 많은 데이터가 쌓여가는 온라인 공간에서 내 이름표가 달린 무엇인가를 하나라도 남기고 싶은 마음일까. 아마도 둘 다인 것 같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은 마음만으로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더라도 실제로 첫 문장을 쓰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의지)과 영감(글감)이 필요하다. 내 경우 시간과 영감은 나름 충분한데 노력할 의지는 잘 나지 않았다(의지는 늘 있다가도 없다). 그러던 찰나 우연한 계기로 임진아라는 분의 에세이 <읽는 생활>을 알게 되었고 첫 꼭지를 읽고 나서 나도 뭔가를 써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지속적인 글쓰기를 위한 나만의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일단 써야 읽을 수 있다. 고로 이제부터 나는 읽기 위해 쓰는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