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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프로 Aug 23. 2021

EP4. 로스쿨 생활은 어떤가요?

3년 로스쿨 생활 개괄 / 검클빅(검찰, 로클럭, 빅펌)을 목표로 한다면


두 번째 창가 자리는 연세대 광복관 열람실이다. 칸막이가 있는 열람실을 좋아하지 않아서 친구들과 개방된 열람실 한쪽에 모여 같이 공부했다. 15분씩 쪽잠을 잘 때 서로 깨워주기 좋고, 스마트폰을 보며 딴짓을 할 때 스마트폰을 압수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너무 공부가 안될 때는 친구를 데리고 내려가 오로나민 C 한 병을 뽑아마셨다.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아서 수험기간 내내 초콜릿을 달고 살았는데, 책상 위에 초콜릿들을 가져다 놓으면 당 충전이 필요한 친구들이 지나가며 하나씩 집어가기도 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사용하던 자리. 혼돈 속의 질서와 같은 책상 위엔 공부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


멋진 동문 변호사님이 제작에 참여한 드라마 '로스쿨'에서 배우들이 과 후드를 입고 공부하는 모습. 실제로도 많은 학생들이 과 후드를 애용했다.[출처: JTBC 드라마 로스쿨 캡처]


로스쿨 학사과정은 6학기 3년이고,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다음 해 1월경에 변호사 시험을 본다. 로스쿨을 다니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변호사시험 합격을 전제로) 역시 성적이다. 로스쿨 졸업 이후 법조인으로서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위 검클빅(검찰, 로클럭, 빅펌)에 가기 위해서는 일단 높은 성적이 필요하다. 나름 입시 경쟁이 치열한 인문계 여고를 나온 나도 이렇게까지 성적 경쟁이 심한 건 처음 경험해봤다. 더욱이 내가 재학하던 시절에는 학사 엄정화가 시행되던 때라 많은 학생들이 성적에 예민했다.


1학년 여름방학부터 매 방학마다 여러 로펌의 실무수습(인턴)이 열리고, 이러한 인턴 과정을 거쳐 각 로펌의 채용이 결정된다. 6대 대형 로펌의 경우 대부분 로스쿨 졸업 전에 채용이 결정된다. ‘컨펌된다’고 하는데 2학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주로 컨펌이 이루어지므로 로스쿨 재학생으로서는 자신을 로펌에 어필할 기회가 많지 않다. 대형 로펌에 채용되기 위해서는 2-3주간의 인턴쉽 과정에서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일단 인턴을 가기 위해서는 성적이 좋아야 한다. 2학년 1학기까지 3학기의 성적, 2학년 2학까지 4학기의 성적만으로 인턴 여부가 결정되므로 1학년 1학기부터 헛발질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받아야만 인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검찰의 경우 2학년 여름방학에 진행되는 2주간의 일반 실습부터가 시작이다. 2학년 2학기에는 각 로스쿨에 파견된 검사 교수님들이 검찰실무 1 수업을 강의하는데, 전국 로스쿨에서 같은 날에 같은 시험을 치른다. 2학년 겨울방학에는 3주간의 검찰 심화실습이 진행되고 실습 내용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3학년에는 검찰실무 2 수업이 진행되고, 3학년 여름방학부터 2학기까지는 검찰 선발 전형이 실시된다. 이후 자세히 다루겠지만 검찰 선발 절차에는 로스쿨 성적, 검찰실무 1과 검찰실무 2 성적, 검찰 심화실습 성적, 검사 선발 본 전형 필기시험 성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최종 선발 결과는 변호사시험 직전인 12월 중에 발표되는데, 최근에는 발표 시기를 앞당긴다는 말도 있다. 


로클럭도 검찰과 유사한 시기에 선발 전형이 실시되고, 마찬가지로 법원 실습 결과, 판사 교수님들이 수업하는 형재실, 민재실 성적, 로클럭 선발 본 전형 성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졸업 후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것이다. 올해 초에 치러진 10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약 54%로 응시자의 절반 가량은 변호사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 변호사시험은 5년 동안 5회만 응시가 가능하므로 응시 기간 내에 합격하지 못하면 변호사가 될 길이 없다. 좋은 학점도 얻고, 변호사시험에도 합격하기 위해서는 로스쿨 교과 공부와 변호사시험 공부를 별개로 분리하지 말고 하나의 공부로 통합시켜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3년 간의 로스쿨 생활을 버티기 위해서는 건강과 체력을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여가 활동도 필요하다. 나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보러 가거나, 남대문 꽃시장에서 꽃을 사 와서 내 책상과 친구들 책상에 꽂아주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리고 동기들과 그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의 클랜을 만들어 동기들과 함께 하루에 한 번씩 클랜전을 치렀다. 클랜명이 연세대 로스쿨의 약자인 'YLS'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각 로스쿨의 클랜이 종종 눈에 띄었던 것으로 보아 클래시오브클랜에 빠진 게 우리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빈 강의실이나 스터디룸에 몰래(?) 모여서 클랜전 공격 전략을 짰는데, 가인법정변론대회를 준비하는 것만큼 진심이었다.


다양한 로스쿨 생활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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