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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befree Apr 01. 2023

도움 안 되는 영어 공부 방법

한국에서만 외국어 공부하기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어를 매일 공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즐기게 된 요즘 그간 했던 도움이 전혀 안 됐던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써보려 한다.


한국은 영어가 의무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하는 나라인 축에 속하지 못한다. 아무리 한국어와 영어의 거리가 멀다한들 우리나라 영어 시장의 규모를 생각하고, 유치원 때부터 영어에 쓰는 비용을 생각한다면 다들 어른이 되면 영어를 학술적으로 토론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문제없이 쓰는 정도는 돼야 한다.

요즘 쳇 gpt가 핫하다.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갑자기 가고 싶었던 나는 스웨덴에서 영어가 통하는지 쳇 gpt에게 물어보았다. 쳇 gpt는 스웨덴은 영어 교육이 의무 교육인 나라이므로, 여행을 할 때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의무교육? 우리나라도 영어가 의무교육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생겨, 쳇 gpt에게 물어보았다. 한국도 영어가 의무교육인데 여행할 때 영어가 통하는지, 쳇 gpt는 한국도 영어는 의무교육이지만, 사람에 따라 통할 수도 있고, 안 통할 수도 있다고 답해주었다. 왜 아무 의문 없이 스웨덴처럼 영어로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해주지 않는지 우리가 영어에 유치원 때부터 쓰는 비용은 도대체 왜 아무 효과가 없는지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의 수능은 어렵기로 유명하다. 영어 공부를 하고나서부터 매년 수능 영어영역을 풀어보고 있지만, 웬만큼 공부해서는 우리나라의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는 절대 평가이므로 웬만큼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하면 영어 1등급 무조건 깔고 가야 한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가면 다른 과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하므로 영어는 중3 때 다 끝내야 한다고 한다. 수능 영어 영역을 풀 때마다 어렵게 느껴지는 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영어 공부를 시켜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중3 때까지 영어는 끝내고 그 뒤에는 다른 과목에 매진해야 한단다. 그런 수능 영어를 치고 난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어떠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때와 다르게 영어를 다 잘하는 걸까? 요즘 나오는 케이팝 아이돌들 연기자들은 다들 영어를 잘한다. 영어를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것은 나와 지방에 사는 우리 아이들 뿐인 걸까? 갑자기 영어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어리석게 느껴졌다. 남들 다 잘하는 영어 나는 왜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남들 다 잘하는 영어,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던 요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학교 수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에서 우리에게 진짜 영어를 가르쳐 준 적이 있는가?

요즘 학교에서는 진짜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는가? 정말 영어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어떻게든 자신이 찾아서 하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을 끌고 갈 만큼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의 체계가 잘 잡혀 있는가? 요즘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의무교육이 되었으니 달라진 걸까?


우리 때는 중학교 1 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웠다. 사교육에 아무 관심이 없던 우리 엄마, 6학년 말 무렵 갑자기 영어 학원을 다니라고 했다. 영어 학원에는 거의 60명 정도의 아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영어 학원 첫날 아이마인미마인을 외우고 있던 아이들, 도대체 이게 무슨 암호야? 하며 아무 말도 못 하고 그 사이에 끼여 있었는데, 그 학원 영어 강사가 너 오늘 처음 이 학원에 왔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비웃으며 그냥 진도를 나갔다? 그때는 그런 시대였다. 그 뒤로 부끄러워 학원을 나가지 않았다. 지금 같았으면 그런 학원은 망했을 것 같은데, 그때는 영어를 그런 식으로 밖에 가르쳐주는 학원 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도 영어 시험을 잘 보는 아이들이 많았으니, 영어를 못하는 것은 나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되었고 1주일 만에 본 영어 시험에는 발음 기호가 다른 것, 이 질문에 맞는 답변을 찾는 것이 문제였다. 아니 나, 영어 처음 배운다고요, 왜 가르쳐주지도 않고 시험을 보는 건지, 그때는 모르는 내가 정말 부끄러웠다. 다른 애들은 학원에서 배우고 와서 다들 쉽게 푸는 것을 사교육 하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외계어가 따로 없었다. 왜 우리나라 공교육은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을 시험에 냈었나? 영어는 어쩔 수 없이 혼자 공부해야 하는 것인가? 이제는 당연히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고 학원에서 익혀야 되는 것인 줄은 알지만, 그때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고 쳤던 영어 시험에 너무 당황했었다. 발음기호 학교에서 배운 적 없었고,  ABCD 알파벳은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다.


지금도 한글은 학교 들어오기 전에 떼어야 하고, 1학년 때부터 영어 학원은 무조건 보내야 한다고 조언해 주는 선생님이 간혹 있다.

예전부터 다른 과목은 모르겠으나 영어는 돈 많은 애들이 잘하는 과목이었다.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언어는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어릴 때부터 영어에 돈을 쓰고, 외국에 갔다 온 애들이 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박였다.

사교육에 관심이 없는 부모님을 둔 이상 영어는 학교에서 밖에 배울 수 없던 시절, 아무리 학교에서 가르쳐 준 영어를 공부해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맨투맨이라는 문법 책을 사서 봤지만, 그 책에서 기억나는 것은 1 형식부터 5 형식 첫 단원, 도대체 그 형식이라는 틀에 갇혀 왜 이 사람들이 이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는지 어린 중학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문법 용어는 너무 어려웠다. 도대체 to부정사도 모르는데 to부정사의 부사적 용법에 세부적인 조건을 나타내는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지, 왜 아직도 중학교에서는 그런 것들을 시험에 출제해 아이들의 영어 공부하고 싶은 사기를 꺾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이해가 가지 않는 문법은 안 하는 것이 낫다. 왜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인지 알고 나면 어려운 문법 용어들이 왜 생겨난 것인지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는 어려운 문법 용어부터 배우고 아이들의 사기를 꺾고 나서도,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말을 하는 것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어쨌든 영어는 많이 하면 느는 것, 그렇게 문법에 대해 체계는 없지만 많이 하다 보니 수능은 칠 수 있게 되었다. 내 수준과 비슷한 아이들은 영어는 감이라며 감으로 치면 된다고 했고 나도 감으로 수능을 봤다. 대학교 들어가서는 토익이 필수라고 했다. 토익 기초반에는 100명 넘는 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들었다.

아, 토익 기초반 강의, 영어의 문법도 잘 모르는데 문제 푸는 스킬만 가르쳐 주는 기초반 강의는 700점까지 목표로 하는 사람이면 모르겠으나,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영어에 대한 이해도는 없고 단편적인 문법만 가르쳐주는 강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독이 된다. 토익에서 700점까지는 받을지 몰라도, 나중에 공무원 공부를 한다면 공무원 문법 강의, 편입을 한다면 편입 문법 강의를 또 들어야 하며, 영어 회화를 할 때는 머릿속에서 어순에 대해 생각해야 하며, 독해를 할 때도 앞에서부터 쭉 읽어 나가며 이해하는 것이 아닌 예전에 학교에서 가르쳐주던 끊어 읽으며 뒤에서 해석해야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학창 시절 영어는 뒤죽박죽이었고, 좋은 과외 선생님을 만나지 않는 이상 영어를 잘하기란 쉽지 않았다. 수학 같은 과목은 내가 열심히 안 해서 못한다라는 생각이 강한 반면 영어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이상 누구도 잘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를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단편적인 문법 지식, 학교에서 가르쳐 주던 체계가 없는 문법 수업, 너무 어려운 문법 용어들이었다. 학창 시절에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영어가 성인이 되어 Grammar in use를 만나고 나서 이제까지 배운 영어 교육에 배신감이 들었고, 이렇게 쉬운 길을 두고 어럽게만 가르쳐 준 영어 교육에 화가 났다.

고등학교부터 더 이상 필요도 없는 그 문법 용어들이 영어를 어렵게만 만든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똑똑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에 이렇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교 교육을 불신하지는 않지만, 그 어려운 문법 용어들을 그만 좀 시험에 내고 가르쳤으면 한다.

다음에는 도움이 되었던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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