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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유성 Apr 23. 2024

#4 당신의 첫 번째 도미노 블록

첫 번째 블록 넘어뜨리기만 반복해요.


  최근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라는 소재의 책이 유행했어요.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을 장악하면 결국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이야기예요. 저도 격하게 공감해요.


  그 책들 속에는 적용 사례와 구체적인 실행방법까지 나와있어요. 좋은 아이디어예요. 하지만 우리 일상에 접목하지 못하면 그저 지나가는 이론에 불과할 거예요. 저는 효과를 보고 있어요. 중요한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으니 흔들리던 일상이 단단해지고 활기를 찾았어요. 위에 이론을 더 간단하게 만들 테니 따라오세요.


  우리는 '더 나은 삶(변화)'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지금 여행을 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단순하게 반복되는 일이 결국 우리의 삶이라 하루를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믿어요. 눈떠서 잠들 때까지 최선을 다 할 수는 없잖아요. 힘들어요. 그러니 우리 하나만 반복해요.


  첫 번째 도미노 블록만 넘기기로 해요. 두 번째 블록부터 마지막은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아래 두 가지를 믿으면 효과가 더 좋아요.


하나. 첫 번째 블록은 결국 마지막 블록까지 넘어뜨릴 거고,

둘. 매일 첫 번째 블록을 넘어뜨리면 그것으로 만족하기예요.


  모두에게 월요일 아침은 힘들어요. 실은 일요일부터 힘들죠. 주말 간 늘어진 몸을 이끌고 문을 나서는 일은 아무리 반복해도 익숙하지 않아요. 출근길이 가벼운 사람이 부러워요. 거의 없죠.


  제 업무는 벌써 키오스크(무인로봇)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어요. 높은 인건비는 고용주에게 큰 부담이잖아요. 곧 옆자리 동료와 후임이 로봇일 수도 있겠네요. 도미노 게임을 하다가 무슨 말이냐고요? 바로 '출근'이 저의 첫 번째 도미노 블록이거든요.


  직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만큼 제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죠. 변화를 위해 새직장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남기로 했어요. 몇 번의 이직을 통해 알게 된 거죠. 문제를 만드는 것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저라고요.


  첫 번째 도미노 블록으로 출근을 선택한 건 일상의 안정감을 되찾기 위해서였어요. 잦은 이직으로 가족을 불안하게 했거든요. 새로운 도전은 가정의 안정을 찾고 나서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그렇게 저는 7년 전 잠깐만 하자던 그 일을 여전히 하고 있어요. 원하는 것을 발견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네요. 그렇다고 안주하고 도전을 멈춘 건 아니에요. 여전히 세상을 두드리고 있죠.


  처음 넘긴 블록이 중간쯤 도달한 것 같아요. 지금 넘어지는 블록이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 분명하진 않아요. 그래도 이것저것 제게 어울릴 법한 일을 찾는 제 자신이 기특하네요. 모호한 시작,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 변화라고 해도 되겠죠.



# 당신의 첫 번째 도미노 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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