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보면 온통 인공물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 모두가 ‘디자인된 무엇’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저자는 디자인의 3가지의 필요조건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경험의 질의 고저와 유무(존재현 효과)입니다. 이 ‘무엇’을 통해 사용자가 이전보다 나은 경험을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형태의 아름다움(형태조형 효과)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으나, 형태조형 효과가 디자인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 조건은 ‘무엇’을 통해 나은 방향으로 변화된 사회가 있는가(사회조형 효과)의 유무입니다. 즉 디자인은 사회 개혁에 반드시 기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사회조형 효과에 입각하여, 디자이너가 과잉소비 사회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자본주의와 시장은 디자인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디자인의 가장 본질적인 목표는 ‘자본을 넘어’ 사회를 조각하는 일이라고 피력합니다.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산업화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독일에서 공업생산을 받아들인 이후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의 형태로 성장했습니다. 때문에 디자인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산물입니다.
스테판 비알은 이에 대하여 “이러한 구조적 모순은 유일무이한 것으로, 사회주의적인 동시에 자본주의적인 것, 이것이야말로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요구다.” 라며 동시대의 디자이너들에게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