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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Oct 11. 2021

10월 11일 독서기록

상당한위험 미셸 푸코와 클로드 폰부아의 대담으로 이뤄진 소책자다. 주로 폰부아가 푸코에게 글쓰기에 대해 문답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글로 명성을 날린 학자임에도 글쓰기에 대한 애착이 없었다는 푸코의 답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글쓰기를 사랑하게 된 푸코는 누구보다 글쓰기의 기능에 대해 잘 이해하고 설명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으면 좋을 책이다. 심지어 짧다.


항상앞부분만쓰다가그만두는당신을위한어떻게든글쓰기 곽재식 작가의 글쓰기 실전 이론서. 별 기대를 안 하고 집었는데 생각보다 실전적인 내용이 많고,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내용도 많아서 흥미로웠다. 기본적으로 스토리텔링에 대한 창작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어서 좋다. 다만 이런 노하우는 한 번 벽에 부딪힌 사람이 읽어야 보다 빠르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입문자보다는 기존 창작자들이 활용할 만한 노하우다.


아수라장의모더니티 50년대부터 현대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저자의 문명사적, 유물론적 시선을 통해 픽션 형태로 서술한다. 박해천 작가의 발견이라 할 정도로 눈부신 주제의식과 독특한 문체가 인상적인데, 읽다 보니 이런 문체의 작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발터 벤야민이 있고, 분명 그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다만 벤야민 같은 문체의 국내 작가가 드무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해야 할까. 근데 막상 찾아보면 많기도 한데... 그래도 독특한 책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워크룸 프레스 출판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실험적인 책을 읽지는 못했을 것 같다.


의인법 섹스 한 단어를 쓰기 위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빻은 책. 딴생각 하기에는 좋다.


자본의시대 에릭 홉스봄의 시대 시리즈 두 번째. 19세기의 3사분면의 시기(대략 1850~1875년)를 자본의 시대로 파악하고, 이 시대에 있었던 사회문화를 전방위로 설명한다. 이러한 내용을 한 학자가 담아내었다는 것만으로도 역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읽어 내용을 전부 소화할 수는 없는데, 소제목만 따라가도 충분히 이해할 법하다. 책을 통해 모르는 사실을 새로 깨달았다기보다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전 시리즈인 『혁명의 시대』보다는 수월하게 읽혔는데, 책에서 다루는 시대가 그나마 현재와 유사한 형태여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의정신분석 캐릭터 창작의 과정을 다방면에서 살피면서 캐릭터의 정의를 살피는 책이다. 주로 라캉의 정신분석학에 의존하고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아즈마 히로키 같은 개인적으로 익숙한 학자가 나와서 반갑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소설을 예시로 들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몰입이 안 됐다(그럼에도 몇몇 예시를 이해하는 나는 오타쿠...?). 결론적으로는 캐릭터의 구조를 은밀히 일본성/서양성으로 나누는데, 뭐 그것은 저자가 일본인이니 넘어간다 치더라도 일본 캐릭터의 긍부정이 섞인 일종의 분열된 평가가 인상적이다. 분명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아무래도 캐릭터가 두드러지니 연구 대상이기는 하다. 특히 캐릭터들이 평면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저자는 이것을 ‘동일성’으로 호환한다. 내 경우에는 ‘일관성’이 더 맞지 않을까 싶고. 개인적으로는 일본적(일관적) 캐릭터 소비는 나쁘지 않다는 게 내 결론이다. 책 자체는 캐릭터 분석에 관한 흥미를 돋는 역할로는 나쁘지 않다. 그치만 난해한 예시가 많아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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