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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인구 Mar 04. 2022

7일 자가격리 후 첫 통원... "감사합니다"

[숙기씨와 이별여행] 아무런 특이증상 없이 코로나 극복

어머니는 어제(3월2일 24시)로 자택치료 및 자가격리 해제되었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기침도 별로 없이 그냥 지나갔다. 몸이 아주 건강하고 면역력도 강한데 백신 3차까지 접종했으니 코로나가 맥을 못춘 것 같다. 


어머니를 격리병원에 입원시키지 않고 내가 함께 한 것이 잘 한 것 같다. 어머니가 지난 6일 동안 나와 함께 있으면서 한 행동과 말을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은 참아내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신체 건강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으니 나가겠다고, 왜 날 붙들어두고 있냐고 난리를 쳤을게 분명하다.

그러면 결국 약물과 물리력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점은 이미 내게 경고처럼 양해를 구한바 있다. 만약 그랬다면...


지난 6일동안 함께 하며 어머니에 대해, 치매노인에 대해, 타인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 어머니의 행동을 보며 화 내는 것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나의 화냄은 어머니 기억 속에는 사라지지만 어머니의 가슴속에 침전물처럼 가라앉아 있을 것이고, 나에게는 엄청난 감정에너지 소모를 유발한다. 서로에게 힘든 것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동반격리 6일동안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겠다.   


격리해제 절차가 따로 없어 오늘 아침에 주간보호센터에 갔다. 센터에서도 예전처럼 전염에 대해 긴장하지 않는 눈치다. 직원들도 상당수 감염되어 재택 치료후 출근한다고 한다. 차라리 모두 한번씩 앓고 빨리 끝내는게 좋겠다고 한다. 


확진자 동거인에 대한 조치도 별다른 것이 없다. 나는 오늘 자가테스트 후 하루 이틀 어머니 집에 자가격리식으로 더 머물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어머니가 없는 이 집의 고요함이 좋다. 어머니가 십여분 마다 냉장고를 열어 고기나 국수를 들고 내 방으로 와서 먹으라고 하지 않아서 편안하다. 나에게 밥해준다고 가스불을 켜고 무언가 하려는 것에 대해 내가 계속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좋다.


오늘은 진짜 뒹굴뒹굴 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태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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