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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산책 Jun 30. 2020

역사를 쓴다는 것

( 서평)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뉴스 기사에 "볼턴 회고록"이 한참 화재가 되고 있다. "회고록", "자서전"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볼턴"이 "자기 역사"에 대해서 "트럼프"와 함께 한 그 기간동안 여러가지 이슈가 감추고 싶던 것들이 이 책으로 인해 연일 뜨거운 감자처럼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불혹의 나이를 지나면서 "내 역사"에 대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해 본다. "특별한 것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자서전"은 아주 훌륭한 일을 했거나 아니면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 자랑을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 아니면 정말 나쁜일을 했지만 그 일을 덮기위한 사람들이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반 사람들이 "자기 역사"를 쓸 필요가 있을까? 자기 역사를 쓰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냥 흘러가는 생각과 시간을  붙잡아 두는 것이며 시간속에 큰 사건들과 내가 어떻게 함께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과정이다. 작가는 "내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커다란 물음은 추상적이고 분명하지 않아서 답을 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자기 역사를 쓰는 것이 대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교과서로 역사를 배울 때 왕이 바뀌는 왕조위주로 역사를 배운다. 역사의 기록은 왕과 관련한 기록과 그 변화에 관심을 두고 기록되어 있다. 그 때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을 했고 생각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민화","풍속화"등 다른 형태의 기록에서 그들의 역사를 유추해 낸다. "거시사", "미시사"라는 단어를 들은 기억이 있다. 작은 것들의 역사와 변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기록을 한 책을 관심을 가지고 본 기억이 있다. "바나나, 세계를 바꾼 과일의 운명" 이 책이 미시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한 책이다. 


이 책은 제 1장에서 "자기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함께 설명한다.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서술이 되어 있어서 내용이 흥미롭다.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 잘 몰라도 한국과의 관계도 있고 해서 일본의 현대사에서 개인의 역사를 읽어 나가면서 "자기 역사 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면서 결국은 나도 내 역사를 써봐야 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글의 머리말과 후기 쓰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서 글을 쓰면서 머리말과 후기에 대한 나의 고정 관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중요한 점은 '머리말'은 결코 처음부터 쓰는 것이 아니며, '후기'는 모든 글을 다 마친 다음에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후기'는 편지를 쓸때 추신과 같은 것으로 ~ 후기는 글을 다 쓰고 나서 느끼는 자신의 감상이기도 하다. 본문을 전부 쓰고 나면 '후기'는 자연히 나오기 때문에 생각나는 그대로 쓰면 된다. '머리말'은 그 다음에 쓰면 된다.  P.22~23


자기 역사를 쓰는 것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밑줄, 그리고 공감 별표 열개를 그려 놓았다.



결국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한 인간의 죽음과 함께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그 사람의 머릿속에 있던 기억을 잃게 된다. 그 사람의 기억을 잃음과 동시에 그 사람의 기억과 이어져 있던 기억 네트워크의 해당 부분도 빠져 나가고 만다. 세계는 만물의 집합체로서 존재하며, 동시에 동시대를 구성하는 많은 인간들이 공유하는 장대한 기억의 네트워크로서 존재하고 있다. 이 세계의 주요한 구성요소로 장대한 전 인류적 기억의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한 인간이 죽으면 그 사람의 뇌가 담당하고 있던 장대한 세계 기억 네트워크 부분이 소명하고 만다. 한 인간 몫의 구멍이 생긴 기억 네트워크는 이전과 같을 수 없다. 세계 기억 네트워크의 콘텐츠는 세계의 구성원들이 하나씩 시시각각 빠져 나갈 때마다 조금씩 변해간다.  P.28


이 글을 읽으면서 사실 다른 책이 생각났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나오는 "관내분실"이 생각났다. 그 단편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기 역사에 대해서 더 이상 스스로 글로 쓰지 않아도 소프트웨어가 원하는 사람에 대해서 자동으로 저장을 해서 도서관에 보관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찾는 것은 어머니의 "자기 역사"이다. 이 글을 읽다가 묘하게 그 소설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는 '자기 역사 연표', '인간 관계 클러스터맵' ,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적어 놓은 '에피소드 수첩'의 자료를 바탕으로 '자기 역사'를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 관계'에 대해서 부모님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얼마 전 가족,이웃 모임에서 문득 어머니와 아버지의 첫 만남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각자의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가다가  처남이 "어머님하고 아버님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궁금합니다"라고 물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다음에 여기 보다 좀더 분위기 좋은 자리에서 들려줄께" 이렇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다음을 기약하며 비켜갔다. 사실 나도 많이 궁금했지만 늘 물어보지 못했다. 다음 기회는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그 때 기억하고 있다가 꼭 다시 물어봐야 겠다. 


내 역사를 쓴다고 하면 어떤 자기 역사 연표를 만들어야 할까? 아마도 '코로나'도 역사 연표의 한 단어를 분명하게 차지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도 쉽지 않고 비대면으로 많은 것들을 해야 하는 에피소드도 '내 역사'에 한 페이지를 차지 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가족 모임이나 친척 모임을 하면서 느끼는 작은 에피소드들도 별도로 잘 기록을 해 놓아야 겠다. 요즘은 디지털로 사진을 보관하면서 아이의 사진을 많이 출력을 하거나 기록해 놓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자기 역사를 위한 자료들도 미리 부모가 준비를 해 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문득 아이가 물어봤을때 보여줄 사진첩이라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 역사를 쓴다는 것" 처음에  일본 작가의 책이어서 심드렁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세컨드 스테이지 대학'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방송통신대학, 사이버 대학에서 다시 공부를 하고 있는 중,노년들이 많지만 이렇게 자기 역사를 쓰는 것을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가르치는 교육기관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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