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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트 Jun 23. 2024

행복하자

진심이었다면 되었다

삶에서 행복했던 날과 힘들었던 날을 고른다면 힘들었던 날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그것 자체에 불만은 없었다. 삶이란 그런 거지 싶었고,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조금 더 잘해보고 싶었고 조금 더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이 아파오는 날,

그 힘든 마음이 어디 기대거나 토로할 곳이 없는 날이면

이 아려옴을 얼마나 더 붙들고 있어야 할지 살짝 두려움이 앞선다.


상처를 주려는 사람이 있더라도 내가 상처받지 않으면 그만이라지만,

나는 그렇게 큰 사람은 아니어서인지 애써 괜찮다 괜찮다 끌어안다 어느 날 돌아보면 

내 마음은 아물다 만 상처로 푸르뎅뎅해진 멍투성이다.


내가 바란 건 마음껏 떠들고 웃고 서운하면 삐졌다가도 그 틈틈에 사랑이 묻어나는

아주 별 것 아닌 자잘한 비효율적 대화였다.

내가 업으로 삼은 은 모든 비효율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었기에

업이 아닌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행동들에서 갈증이 있었던 것일까.


어느 날 밤 전화 걸어온 친구가 무심코 밥은 잘 먹었냐라는 말은

카카오톡으로 물어보는 밥 먹었느냐라는 말,

다 큰 어른이 어련히 밥 하나 찾아먹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보다

더 큰 시간을 소모시키는 효율성 떨어지는 행동이었지만

그 질문에 담긴 따뜻함이나 그 친구의 하루의 씁쓸함은

많은 비효율과 함께 전해져 오는 마른 마음의 단비와 같았다.


나의 심신의 안녕을 마음으로 바래주는 이들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그 외의 이들로 인한 섭섭함에 고개가 떨궈지는 날에는

여전히 나의 마음의 무름에 놀랍기도 하고 그 순간마저 담금질의 한 순간이라 여기려 노력해 본다.


아직까지는 노력이다.

아무 의도 없이 던져진 칼날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낼 수 있으려 노력하고

눈물겹더라도 그런 칼날에서 멀어지기 위해 다른 길을 가보는 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

.

힘들다면 그만큼 내가 거짓된 마음이 아니었음을,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의의를 가지고

그렇게 조금 더 단단하게 발검음을 옮길 수 있기를

여전히 절절한 마음의 바위를 조금 더 밀어내자 다짐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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