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실천하는 부모들...안양시 먹거리종합지원센터에서 귤청만들기
6일, 안양시 먹거리종합지원센터에서 ‘이웃과 나누는 귤청 만들기’ 연수가 있었다. 아이 학교 학부모회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기획한 연수로 귤청을 만들어 일부는 이웃과 나누고 일부는 집으로 가져가는 행사이다.
연수비용은 전액 안양시에서 지원하며 학부모회에서 만든 귤청은 공유냉장고에 기부된다고 한다. 본격적인 귤청 만들기 연수에 앞서 박미진 센터장이 공유냉장고 운영의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 센터는 안양시의 건강한 먹거리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공유 냉장고는 누구나 음식을 넣고 가져갈 수 있는 음식 나눔 공간으로 안양시에는 3곳의 공유냉장고가 있으며 많은 시민들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안양에는 시민들이 앞장서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례가 많다. 이번 학부모회 연수를 통해 뜻깊은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
하나의 귤이 된 마을...
매번 학부모 연수는 참여자들로 붐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같은 학부모로서 육아 고민이나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귤청 만들기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해 맛있는 감기약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것이다. 아마도 감기 바이러스로부터 모두의 건강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었다.
겨울철 추위가 찾아오면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이때 면역력을 키우는 과일로 귤이 최고다. 귤에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데 특히 비타민 C가 풍부하다. 항산화 작용과 노화 예방,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김재희 강사는 귤청 만들기에 앞서 기후 위기에 대한 강연도 했다. 얼마 전 폭설도 있었고 여름철 폭우도 심하여 우리의 생태계가 위험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 환경이 잘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연수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4명씩 한 조가 되어 같이 귤청 만들기를 시작했다. 귤은 씻어서 식소다에 30분 이상 담가 놓았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한 번 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두께 5mm 되게 껍질째 썰어 놓았다. 그릇에 귤과 설탕을 넣어 골고루 섞고 마지막에 레몬즙을 약간 첨가하면 완성이다.
같은 학교 학부모지만 학년도 다르고 처음 만나는 분도 계셨다. 그래도 개수대에서 같이 모여 귤을 씻고 서로 인사를 나누니 금세 친해졌다. 더군다나 향긋한 귤 향기가 기분까지 좋게 만들었다. 간단하지만 집에선 좀처럼 하지 않게 되는 요리도 함께하니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다. 센터에서 준비한 유리병은 1인당 2개씩이었다. 귤청을 담아 1병은 공유냉장고에 기부하고 1병은 집으로 가져가 가족과 나눌 수 있었다.
올해 나와 학교 급식 모니터링을 하셨던 분은 센스 있게 통을 준비해 오셨다. 제법 큰 통이어서 이번 연수 꼭 오고 싶었는데 감기에 걸려 못 오신 분, 병원에 진료가 있어서 못 오신 분 등 5분께 나눠 드릴 수 있었다. 받으신 분들이 하나 같이 좋아하며 말했다,
“귤청 빛깔이 너무 예뻐요, 이거 먹고 올겨울 감기 잘 이겨 낼게요.”
학부모회 20명 정도가 오늘 귤청을 나누고 받으신 셈이다. 거기에 안양시 먹거리종합지원센터의 유혜은 팀장은 3곳의 공유냉장고에 나눈다고 했다. 받으시는 분들 모두 건강하게 겨울을 날 것이다.
늦은 오후가 되어 해가 기울기 시작했다. 창문마다 귤빛 석양이 일렁이고 새콤달콤한 사랑에 잠긴 우리 동네는 알알이 등불을 켠 귤이 되었다.
오마이 뉴스에 제보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