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정신 하나 챙기기 힘든 그 시간들 속에서도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
다시 회사 생활을 시작한지, 3일차.
아침에 일어나 정신없이 준비하고 팀원들과 점심을 먹은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싫어 밍기적 거리는 '그' 회사 생활이 다시 시작됐다.
출퇴근 거리가 꽤 되는지라 이번 달 안에 좀 살만한 쉐어하우스를 구하는 게 목표다.
앞으로는 생활비에 주거비, 식비까지 나가게 될 텐데... 해외여행을 위한 돈을 과연 모을 수는 있을까 싶다.
오늘은 현충일인지라, 그나마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날이다.
강아지와 산책을 즐긴 후 오늘도 끄적끄적 칠링을 위해 카페에 왔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휴일에는 근처나 좋은 분위기의 카페에 가서 글도 쓰고, 영어 공부도 하며 여유를 즐기지 않을까 싶다. (너무 집에만 있으면 사람이 축 쳐지니!)
어제는 여유가 생긴 김에, 맥주와 영화를 즐겼다.
이번에 본 작품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라는 프랑스 영화였는데, 독립영화까지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소소한 제작비의 작은 영화라는 인상이 들었다.
미장센이나 엄청난 vfx, 액션 등의 볼거리 보다는 사랑을 했고, 새로운 사랑을 찾다가, 자신의 삶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한 여자의 삶을 담담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누군가를 사랑할 때, 새로운 사랑에 빠졌을 때는 어쩌면 가장 유치해 질지도 모르고 가장 비겁해 질지도 모르니.
집 근처에 있는 애견 동반 카페. 나는 시원한 하이볼 우리집 강아지는 멍푸치노 한잔의 행복.
인생 뭐 있나, 가끔 이렇게 돌아오는 휴일에 강아지랑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으로도 잘 지내고 있는 거겠지.
새로운 회사 생활로 바쁘기도 바쁘고, 스트레스도 받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그 와중에도
캐나다가 그립고 그때의 내 기분이 그립고, 그때의 사람들이 그립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 삶에 있어서 그때 만큼이나 그리워 할 수 있는 장소, 나라,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큰 복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뭐든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거니까.
친구의 추천으로 알게 된 (이미 가사는 너무 잘 알고 있었던) 명곡.
요즈음 싱숭생숭한 나에게 해 주는 말 같아서, 그 가사들이 한편의 시처럼 내 머릿 속에 맴돈다.
가사 속 말들이 온전히 다 맞다.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서로를 괴롭히지는 말자.
그 친구는 괴롭지 않겠지, 그저 지나간 시간과 억지 노력으로 나를 괴롭히지 말자.
나중에 언젠가, 진정으로 또 다른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때는 또 어떤 사람으로 내 삶에 남을지. 다가올 앞날들이 참 궁금하다.
당장 내 눈앞에 닥친 건 .... 내일 또 출근을 해야하니, 남은 오후도 열심히 쉬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