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면...' 몰랐으니까 괜찮아
요 근래 또 느낀 새로운 점은.
인생은 정말 '나비효과'의 연속인 것 같다.
아 그때 그랬다면, 아 그때 그렇게 한 게 이렇게 이어진다고?
이런 경험들 나 뿐만 아니라 모두들 많지 않을까, 그것이 곧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8월은 나에게, 좀 큰 시련을 준 달이다.
더불어 올해 2024년은 참 많이 다사다난하고,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된 해다.
요 근래 나를 멈추게 만든, 막막하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한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다.
열심히 달려왔고, 좋은 사람들을 마침내 만나서 아 이제 몇년 좀 배워보자 싶었는데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해 권고사직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기에 지금 당장 닥친 상황들 속에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차분히 정리하고,
또 새로운 일을 찾아 나아가자 애써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참 쉽진 않다.
그래서 그런가, 요새 가장 길을 잃은 느낌이다.
원래도 내 선택과 방향에 확신은 없었지만, 이렇게 무엇을 해 나가고 싶은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아직 몇몇 주변 사람들에게는 말도 못 꺼냈다.
다들 내가 그저 드디어 해보고 싶던 영화 산업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인생은 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
주말에는 밀린 시나리오를 읽으며 의견을 정리하다가도, 또 밀려오는 현타에 손 놓고 있던 그런 시간들을 보냈다.
나혼자 바람쐬고 싶어서 (근데 또 멀리 나가기엔 너무 더워서;;) 김밥싸들고 옥상 피크닉도 하고, 공원에 조깅도 나갔다.
실업급여도 알아보고 조건 충족도 되는지 보는데, 아뿔싸.
회사를 다닌 기간이 너무 아슬아슬하게 부족하거나 조금 넘거나 한다.
일수계산기가 인터넷에 블로그마다 다르고... 내가 또 세보면 또 다르고.. 정말 혼란 그 자체.
우선 이곳 저곳 문의도 남겨보고 회사에도 상황파악이 되면 그에 맞춰서 물어볼 계획이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실업급여라도 못받으면 어떡하지 걱정하고, 예민해 지고 그랬는데
며칠만 더 이전 회사 다닐걸 후회도 하고 그렇게 자책도 하고.
근데 뭐 내가 알고 그랬겠냐...
가뜩이나 힘든 상황 속 나를 나 스스로까지 몰아세우지 말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마음이 좀 편안해 졌다.
나중에 먼 나중에.. 30살이 넘어서 이 글을 다시 읽고 있을 나는 또 어떤 모습이고, 지금 이 혼란을 어떻게 이겨내고 나아갔을지. 궁금하군. ㅎㅎ
좋은 순간이 있으면, 힘든 순간도 오고. 또 그렇게 좋은 뉴스도 생기고
왔다 갔다 하는 거겠지.
인생은 나비효과니까, 지금 해 나가고 있는 것도 언젠가 또 큰 기반이 되어 내 삶에 변화를 줄 것이다.
그 변화들이 좋던, 나쁘던 잘 감내해야지.
남은 시간들도 어찌되었든 잘 정리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