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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Apr 15. 2022

놀랄만한 소통의 비밀

0000 소통의 중요성

30년이 넘게 학교에 근무하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교사와 교감, 교장은 불통의 당사자로 서로를 지목하였다. 우리가 학교에서 근무하며 척! 하면 딱! 알아듣고 서로 존중하며 생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라는 조직에서도 소통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학교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세대, 기질, 성격 등이 다양한 교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서로 배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소통이 쉬운 편은 아니다.      


  교장의 인식이 학교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교장 발령을 앞두고 소통에 대해 꽤나 진지했고 연수나 책을 읽으며 준비하였다. 세종대왕의 리더십과 소통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무엇보다 ‘경청’하기를 다짐했다. 교장의 첫출발도 토크 형식의 소통으로 시작했다.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 p136~ p139, p186~ p191)


  아뿔싸!! 지난주 소통의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거운 마음을 풀고자 음악을 듣으며 산책을 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로 온 세상이 환해졌지만 그 아름다움을 즐기지 못했다. 시골 농막에서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의 수다로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편한 감정은 계속되었다.


  발령이 나서 먼저 다가가 친절하게 대하며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닌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 교직원들에게 진심이었고 내가 교장으로 함께하는 동안은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근무하는 학교가 되길 바랬다. 가능하면 교직원과의 관계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며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했는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좋은 관계에서 마음이 열리고 소통이 되는 것을 알기에 불편했던 지난 주를 되돌아보았다. 글로 소통을 익힌  내가 잘못된 부분을 바로 알고 더 나은 소통을 위한 바람이었다.       



첫째, 자신을 방어하는 일방적인 소통이었다.     

  

  3월 셋째 주에 유·초·중·고 교직원 신규 확진자가 3만 2천여명이 발생했다. 전체 교직원 50만 여명중의 6%가 일주일 동안 새롭게 감염되었다. 학교에서는 구멍 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채용이 쉽지 않았다.  교사가 확진이 되면 병가를 쓸 수 있지만 새 학기엔 대체 인력 채용이 어려워 격리 상태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해야 했고 쉬지 못하는 교사들 상황이 얼마나 미안했는지...     


 경기도 교육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88.6%의 교사들이 대면·비대면 수업, 방역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학교 상황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의 힘든 상황은 학교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와 비숫한 상황이었다. 교장으로서 지금의 힘든 상황을 왜 모르겠는가?      


특히 대화하며 교사가 담임하고 있는 학급이 그 외에도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담임교사의 입장이 충분히 헤아려졌다. 그 순간에 딱!! 교사가 힘들었던 상황을 공감해주면 될 것을 도대체 왜 그랬을까? 


만일 다시 돌아가 교사의 힘든 상황을 공감하고 먼저 마음을 이해해 주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통은 쌍방향이다. 일방통행이 아니다.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상황은 없었는지... 대화 과정이 끝나고 감정만 상해서 소통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는 없었는지...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면 되는데 선을 넘어 상대방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정의의 사도처럼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판단하며 사이다처럼 톡 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소통도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수업에서 수준별, 개별학습처럼 맞춤별 소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날, 부장회의에서 “교장선생님, 000를 바꾸셨는데 혹시 그렇게 결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라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질문을 해주신 부장님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다. 부장님과의 소통은 언제나 즐겁다. 마음을 열고 기다린다.                        

둘째, ‘거부’와 ‘거절’의 의미를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교도 부서별, 개인별 업무 핑퐁으로 인한 갈등이 많은 편이다. 학교의 업무 배정에 관한 매뉴얼이 있는데도 지키지 않아 서로의 견해 차이를 보이며 갈등으로 번져 결국은 교장이 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솔로몬이 지혜를 달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장도 이런 상황은 참 힘들고 아유.. 이걸 어째? 하며 곤혹스럽다. ‘저희가 하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하는 경우는 기억에 별로 없다. 부서별로 팽팽하다. 상대방이 해야 하는 이유도 참 다양하다.  

     

 바로 위의 사례처럼 업무 담당자가 우리 학교의 합의인 매뉴얼을 받아 들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겪게 되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꽉 막힌 불통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 이런 상황에 맞는 Q&A를 찾게 되었다.

     

 소통을 위해 노력해도 상대방이 거절한다면 소통이 안 되는 경우 어떻게 할까요?


라는 질문에 소통전문가 김수인은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하였다. 


 ‘거절’과 ‘거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거절’을 한다는 것은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으며 상호 간의 조율을 위해 시간을 두고 노력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거부’라고 생각되면 소통에도 타이밍이 있으므로 상대방을 기다려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자라 온 환경과 부모에게 받았던 영향까지도 알아야 된다고 하니 소통의 깊이가 새삼스럽다.     

  


셋째,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체만으로 참 소중하다. 


 소통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아도 실패한 것이 아니며 

소통의 목적이 상대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고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하!! 그렇구나!


주말 동안 계속해서 불편했던 감정이 풀렸다. 


마음에 무겁게 맺혀있던 체증이 쑤욱~ 내려갔다. 이제야 환하게 활짝 핀 목련꽃이 아름답게 보였고 내 얼굴도 환하게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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