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생존수영의 메카로 학교 안에 ‘학교 복합시설’인 원동초스포츠센터를 품고 있다.
학교 복합시설이란 근린 생활권의 중심이 되는 학교에 문화복지시설을 복합적으로 설치하여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공유하고, 폐쇄된 학교 공간을 지역생활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하여 학교가 지역공동체 형성에 중추적 역할 수행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한국 교육개발원>
즉 생활 SOC (Social Overhead Capital) 사회기반시설인 학교시설과 복합적으로 설치 운영하여 지역주민의 생애주기별 공공서비스를 학교시설 중심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 복합시설의 주체는 학교, 지자체, 지역주민으로 학교는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보하여 학교교육과정 운영과 교육활동에 꼭 필요한 시설을 외부 재원으로 교내에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학교 내의 물적·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지역 주민들은 학교 복합시설의 이용과 프로그램 참가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 어른, 노인의 세대 간 교류 촉진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학교는 교육과정에 필요한 학교 복합시설인 훌륭한 체육관을 활용하여 아이들 체육 수업과 배드민턴 운동부를 육성하고 있으며 수영장을 활용하여 전교생 생존수영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전교생이 10차시의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는 5월 말부터 전면 등교가 시행되어 그동안 멈춰있던 체험활동과 생존수영이 갑자기 시행되었다.
바로 6월부터 생존수영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2차시씩 3회 즉 6시간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되었다.
2년 6개월의 길고 긴 코로나 기간을 보내고 생존 수영을 시작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 신나고 즐거워 보였다. 교장실을 지나 원동스포츠센터가 연결된 통로를 따라 조잘대며 지나가는 아이들과 만났다.
나를 보더니 한껏 들뜬 목소리로
“교장 선생님, 아니 짱쌤, 안녕하세요?”
“와아~ 우리 친구들 오늘 수영하러 가는구나? 수영하러 가니까 기분이 어때요? 좋아요~~” 이구동성으로 신나서 말한다.
한 손에는 수영복을 담은 가방을 들고 친구들과 재잘대며 총총이 지나간다.
나도 얼른 스마트폰을 챙겨 들고 생존수영 수업이 이루어지는 1학년의 첫날부터 6시간의 모습을 영상에 담기 위해 따라나섰다. 뒤를 따라가다가 잠시 쉬고 있는 틈에 “생존수영이 뭐라고 배웠어요?” 하고 물으니
“물에 빠져서 살아남는 수영?”이라고 대답해서 그 천진한 대답에 나는 까르르~~ 웃었다.
수영장이 있는 지하로 내려가면 탈의실이 나온다.
1학년 친구들이니 도와주려고 여자 탈의실로 들어가니 우리 친구들이 배운 대로 샤워장에서 몸을 씻고 스스로 수영복을 갈아입었다. 수영모와 안경은 줄이 너무 팽팽해서 스스로 하기에는 힘이 들어 몇 명의 아이들은 도움이 필요했다.
그 모습을 보며 담임교사에게 “우리 친구들이 그래도 잘하고 있네요.”라고 했더니
교사는 ‘몇 주전부터 알림장과 안내를 통해 꾸준히 교육시킨 결과’라고 웃으며 말한다.
수영장에 안에는 학생의 안전을 도와주는 도우미 선생님들과 강사 선생님들이 몇 명씩 나누어 생존수영을 가르쳐 주셨다.
그러나 생존수영이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운영상의 문제점이 발생되었다.
남녀 탈의실 안에 도우미를 채용하였지만 두 학급씩 생존수영 수업을 하다 보니 대부분 여교사들인지라 남자 탈의실 안에서 우리 학생들이 도와줄 손이 부족하였다. 그래서 동의하에 남자 탈의실만 강사들에게 학생들의 도움을 요청했건만 후에 강사들로부터 갑질이라는 항의가 들어왔다.
더구나 우리 학생들 수업과 살짝 겹치는 지역주민들이 우리 학생들로 인해 수영장 물이 더러워졌다면서 스포츠센터로 민원을 제기하여 민원 응대하느라 스포츠센타 직원들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예민해진 원동스포츠센터의 담당자와 체육부장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중에 서로의 일정의 차이로 준비과정에서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갈등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교육활동이나 사안에 대해 우리 학교도 내부적으로 협의를 많이 하는 것처럼 기관 대 기관의 협의는 훨씬 더 중요함에도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계획을 수립하고 몇 차례의 협의를 충분히 한다 하여도 사소한 것에서 서로의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우리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이 안타까울 때가 있음을 느낀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래서 ‘교육은 백년대계’이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말도 있지 않는가?
담임교사가 ‘몇 주전부터 알림장과 안내를 통해 교육시킨 결과’라고 하여도 아이들은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르다. 그래서 부족하고 늦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들보다 지역주민이 우선일 수 없고 당연히 사람들이 많아지니 수영장의 물이 탁해질 수 있다. 근거도 없는 주관적인 생각으로 아이들 때문에 수영장 물이 더러워졌다고 타박을 하며 민원을 내는 어른들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학교 이름을 딴 원동스포츠센터가 우리 학교 안에 있고 건립과정에서 교육장, 시장, 학교장이 MOU를 체결하여 사용 협약을 맺었다. 협약 당시 시에서는 평생교육과에서 담당했으나 그동안 담당과가 바뀌며 운영은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물론 MOU 협약 대상은 아니었으나 원동스포츠센터 입장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지역주민들 위주로 운영하고 있었기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오니 어수선하기도 하고 오랜만의 수영으로 들뜨고 떠들썩한 아이들로 인해 피로감이 느껴졌을 것이다.
아이들의 발달상 태나 특성까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부족한 면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아이들도 야단치고 함께 있는 교사에게도 다그치다니... 그러면서 협약 당시 합의되었던 전교생 생존수영을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3~4학년만 생존수영을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했다고 하니 협약 당시의 목적을 잠시 잊은 듯했다.
생존 수영은 학교 복합시설인 원동스포츠센터의 한 주체로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우리 학교만의 특화된 교육과정이었다. 협약사항은 지켜야 하고 혹시 위반 시에는 협약 당사자인 3 주체가 모여 협의해야 하는 사항이다. 운영에 대한 불편사항이나 방법적인 면은 생존수영이 끝난 후 평가회를 통하여 문제점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논의를 통해 협의된 문제점들을 내년도 생존수영 운영에 반영하면 상황이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