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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Nov 20. 2022

초등시기의 친구관계에 대하여

복도에서 가방을 메고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가는 아이들을 만났다.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에 너무 반가웠다.

 “너희들은  아주 친한 친구 사이?”라고 물었더니 ‘절친’이라고 했다.     


절친이란 ‘더할 나위 없이 친한 친구로 ‘절친한 친구’를 줄여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베스트 프렌드’ 또는 ‘단짝’이라는 말이 있다.     

 

저학년의 경우는 같은 유치원을 나왔다거나 같은 아파트에 살거나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다가 친해지는 경우가 있다. 또는 새 학년이 되면서 짝꿍이나 같은 팀이 되어서 관찰과 탐색을 하다가 성격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친해지기도 한다.   

   

절친은 단 둘이서만 특별한 친밀감을 갖는데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다니면서 어디든지 함께 다니는 특성이 있다. 아이들은 마음이 맞는 절친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낀다. 등교도 함께 하고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학교생활이 즐겁다. 속마음과 고민을 터 놓을 수도 있고 친구 관계에 있어서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고 대화하는데도 불편하지 않다.    

 

교장실에 가끔 들리는 4학년 아이들이 있다.

미래와 현재, 두 친구는 항상 같이 다니며 둘이 ‘절친’이라고 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이 친구들이 어느 날, 미래가 교장실에 왔다.

당연히, 지나가는 말로 “혼자 왔어?... 현재는 같이 안 왔네...” 했더니 우물쭈물거리더니 “요즘 우리 사이가 안 좋아요” 한다.

“그래? 혹시 싸웠어?” “네..

”현재랑 무슨 일로 다투었어?.. “

”여러 가지 일로 조금 맞지 않아서 다투었는데 이제는 저 말고 다른 아이랑 다녀요.” “그래서 미래가 속상하구나?”

‘네 “

 그렇게 잠시 머무르더니 쉬는 시간이 끝나자 교실로 돌아갔다.


다음에는 현재가 교장실에 들렸다.

근데 혼자 온 것이 아니고 새로운 친구와 들어왔다.

“오늘은 새로운 친구와 왔네? ” 하니까 “네.” 하고는 쭈볏쭈볏하다가 그냥 나갔다.


그 뒤로 몇 번을 교장실에 혼자도 오고 다른 친구와도 들어오기를 하다가 나가고는 했다.     

이 두 친구는 서로가 절친으로 오랫동안 함께 다니다가 다투고 새로운 친구들과 같이 다니면서 서로에게 질투를 유발하며 계속 서로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현재와 미래가 절친으로 함께 다니던 학교의 여기저기를 새로운 친구와 어울려 다니면서도 다툰 미래와 현재에게 계속 신경을 쓰면서 서로를 향하여 ‘미래가 어떻게 했어요. 현재가 이렇게 했네~~’하면서 교장실에 들어와서 나에게 와서 하소연을 했다.    

  

 두 친구가 각각 교장실에 들어와서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속상한 마음을 나에게 이야기하러 온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의견 충돌로 갈등이 있었고 다툼이 발생했지만 두 친구 모두 절친의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너희들이 다투었지만 다시 절친이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거 같은데. 맞니? “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짱쌤이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 물었더니 내 책상을 만지작 거리며 ”모르겠어요 “ 한다.   

”미래가 화해를 하고 싶으니까 현재와 왜 화가 났는지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이 풀어야 되지 않을까? 두 사람이 어떻게 하면 화해할 수 있을지 아는 것 같은데?”라며 두 사람이 풀어야 한다고 힌트를 주었다.     




우연히 상담 선생님을 복도에서 만나서 ”혹시 두 사람이 절친으로 지내다 다투었을 때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 하고 물었더니

대뜸 ”혹시 미래와 현재 아닌가요? “ 하기에 맞아요.. 했더니 ”그렇잖아도 저에게도 왔었어요... “ 하는 것이 아닌가?     


두 친구들도 이 갈등 상황을 어떻게든 풀고 싶어 나에게도 와서 자신의 입장을 열심히 피력하기도 하고 상담실도 찾아다니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이런 친구관계에서의 시행착오와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게 되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두 친구가 서로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고 교장실에 왔을 때 참으로 안타까웠고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와주고 싶었다. 두 친구 모두를 내가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기준으로 두 친구를 불러다 놓고 ”지금은 너희들이 다투었지만 다시 절친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 같은데. 이제 서로 화해하는 게 어때?라고 개입을 해서 도와주고 ‘이제 너희들하고 친구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있을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할래? 같은 반 많은 친구들과 두루두루 어울리는 게 좋지 않니?’ 결과론적으로 알려주고도 싶었다.      


그러더니 며칠 후에 교장실에 두 명의 친구가 나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서 함께 왔다. 반갑게 맞이하면서 “오늘은 함께 왔네... 둘이 화해했어? 했더니 ‘화해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의자에 함께 앉아서 어떻게 화해를 했는지 알려주었다.


함께 앉아서 두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나 역시 긴 시간 동안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그리고 가끔씩 서로가 갈등이 일어났을 때 서로의 기분이 어땠는지 간간히 질문했다.  다시 절친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내 마음도 흐뭇하고 좋았다.           




 절친으로 지내는 것이 친구 관계에서 스트레스도 별로 없지만 이렇게 갈등이나 다툼이 생겼을 때가 문제가 된다. 절친을 새로운 친구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 심한 경우는 서로 소유욕으로 친구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친구는 절친뿐이었는데 두 사람이 싸우거나 갈등이 생겨 멀어지게 될 경우 다른 대안이  없어 더욱 힘들어한다. 그래서 큰일이라고 생각하여 서로에게 더욱더 집착하고 얽매이게 되면서 관계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절친은 한순간에 만들어지기보다 서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 절친이 되고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자녀의 성향에 따라 친구 관계가 맺어지는 만큼 지금의 친구 관계를 충분히 의논하고 지지하는 것이 좋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친구 관계를 잘 맺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사실 부모들도 친구 관계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야기를 할 때 어디까지 개입하고 나서야 할지 잘 모른다. 그래서 학교에서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항상 불안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시작이 가정이다.      

친구와 갈등과 다툼이 있으면 다른 친구와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지 물어보거나 혹시 갈등이나 다툼이 있을 때 부모에게 말하도록 평소에 충분히 이야기를 해야 한다.

집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거나 자기주장을 할 때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얼마나 받아주고 수용해주는가에 따라 친구 관계를 맺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이 간섭하거나 부정적인 감정표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이는 집에서 입을 다문다. 학교에서 친구 관계로 속상하거나 고민이 있어도 부모님께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하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소통방식을 배운다.

나아가 친구 관계에서도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주장을 펼치면서 문제에 대처하고 갈등을 해결해 나가게 된다. 특히 감정의 표현은 친구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네가 일요일에 나하고 약속해놓고 그 시간에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속상했어. 앞으로는 미리 연락해줘”라고 친구에게 속상함을 표현하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할 줄 알게 된다.      


부모들 중에는 아이가 절친과만 지내는 것과 여러 명의 친구들과 두루두루 사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좋을 까요? 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절친과만 지내면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적어진다. 그러다 보니 친구의 특성에 맞게 대하는 방식이나 여러 친구들이 만나면서 의사소통하는 방식,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방법은 직접 경험하면서 발전하게 되는데 이런 점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절친으로 지내는 것과 다양한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므로 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평소에 아이가 절친과만 만나는 경우 다양한 친구를 만나며 생길 수 있는 경험들, 절친과 갈등과 다툼이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며 알려주면 더욱 좋다. 아이의 친구 관계는 자녀의 성향을 고려해 자유롭게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점을 알려주며 시야를 넓혀줄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주로 친한 친구들끼리 지내다가 고학년이 될수록 여러 명이 무리 지어서 몰려다닌다. 그 무리들끼리 어울리며 그 안에서 은근히 따돌리며 소외받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는 친구 관계 속에서 안정감을 찾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친구 관계에서의 힘든 과정도 부모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부모가 아이의 힘든 마음을 받아주고 아이가 위로를 받는다면 아이는 그것으로 아주 충만함을 느낀다.

아이는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일어설 수 있으며 내면의 단단함으로 의젓하게 성장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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