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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샴페트르 Sep 23. 2021

내가 프랑스 유학을 선택한 이유 7가지

프랑스 유학이 좋은 선택인 이유 7가지

 



20대 초반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나는 매일같이 유학생활을 꿈꿨다. 그 당시는 유튜브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진 않았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도서관에 가서 호주 워킹홀리데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책들을 읽었고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서 유학 정보를 찾기 바빴다. 그 당시에 나는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알고 싶은 갈망이 너무 컸다.

어릴 때 나는 참 취향이 뚜렷한 아이였는데 아마 내 또래에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한국에서 중, 고등 교육을 받으며 점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잊어버리게 되었다. 대학생활은 내가 꿈꿨던 핑크빛 미래가 당연히 아니었다. 매일 과제, 대외활동으로 바쁘고 또 바빴다. 지하철에서 피곤해서 짜증이나 우는 일이 반복되면서 내가 만약 내일 죽는다면, 나는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그날은 평범한 주말이었는데 나는 생각만 해왔던 유학생활을 실현해야겠다 결심했고 결국 그다음 주에 부모님께 내 결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휴학서를 냈다. 자퇴서가 아닌 휴학서를 낸 이유는 망해도 내가 돌아올 곳을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이제 내가 유학 갈 곳을 찾아야 했다.  캐나다, 미국 등 여러 후보가 있었으나 결국 내 선택은 프랑스였다. 그때 내가 프랑스를 선택하게 한 이유 7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째 - 저렴한 교육비 (학생 혜택) 

 프랑스는 학생들에게 굉장히 자비로운 나라이다. 그게 외국인이어도 말이다. 프랑스에 있는 국립대학과 국립 대학원들은 일 년에 50만 원 내외의 학비만 받는다. 거기에 학생이면 정부에서 주는 주택 보조금은 학생들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나 같은 경우도 프랑스에서 학생일 땐 한 달에 적게는 12만 원 많게는 40만 원까지 주택 보조금 혜택을 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프랑스에 있는 여러 매장에서 학생 할인을 받는 것 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파리의 경우 대부분의 musée (박물관, 미술관)들은 만 26세의 학생들에게 무료로 무제한으로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그 미술관들에서는 우리가 흔히 미술 교과서에서 배웠던 작품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특히 musee d'orsay 같은 경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미술 교과서에서 보던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둘째 - 예술의 나라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교에서 직업적성검사를 할 때마다 나왔던 직업군이 있다 바로 예술가. 나는 어릴 때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고 예술가들의 생애에도 특히 눈길이 갔다 (사실은 그들을 동경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좋아했던 예술가들은 프랑스에서 태어났거나, 태어나지 않았어도 프랑스에 살았던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프랑스에 관심이 갔다. 그리고 내가 꽃길 (플로리스트 길)을 걷기로 했을 때 찾아본 바로는 프랑스에 여러 예술 분화에 특화된 학교들이 많았고 (사진, 순수미술, 패션 ect) 물론 l'art florale (꽃 예술)도 나름의 오래된 역사가 있고 그 분야에 이름 난 학교들도 여럿 있었다.

셋째- 35시간 근로시간의 유혹 

 프랑스는 일주일에 35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이 정해져 있는 나라이다. 얼마 전에야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이 정해진 한국에 비교하면, 프랑스 근로시간 35시간은 대단한 유혹으로 느껴진다.

법적으로 프랑스에서 35시간 이상으로 일을 하면 추가 근무수당을 줘야 하고, 그 추가 근무 수당은 내 계약서에 쓰인 기본급에 25%에서 50%까지 추가 근무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majoration (증액) 이 있다. 

넷째- 5주간의 유급 휴가 

 워라벨이 중요한 90년대생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이유가 또 있을까? 프랑스는 1년 이상 일했을 때 많은 회사들이 최소 5주간의 유급휴가를 보장한다. 내가 5주 연속 유급 휴가를 사용하고 싶다면 5주 연속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아님 2주, 3주 이렇게 놔눠서 사용도 가능하다. 현재 내님이 다니는 회사의 경우는 1년에 9주의 유급휴가가 있다.

다섯째- 무상의료 

 프랑스에서는 심각한 질병 (당뇨, 암 등)의 경우 100% 무료 진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심각한 질병이 없는 경우에도 사회보장 번호가 있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 70% 환급이 가능하다. 거기에 회사를 다니면 회사에서 mutuel (사보험) 비용도 일정 부분 내주기 때문에 나머지 30%도 커버가 되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에서 꼭 일을 하지 않아도, 학생이면 대부분 securité sociale (사회보장제도)를 할인된 가격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집 나가면 아픈 게 제일 서러운데, 우선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갈 일은 없을 것 같아 프랑스 유학 결심을 더욱 확고하게 해 주었다. 

여섯 번째 - 자유의 나라 

 자유, 평등, 박애 (Liberté, Egalité, Fraternité)는 프랑스 공화국의 표어이다. 이 중에서 내게 제일 와닿은 것은 "자유". 유학 전 자유로운 분위기에 프랑스가 참 좋아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 6년간 살아 본 프랑스는 자유로운 나라가 맞다. 여기서 나는 여자이지만 화장을 잘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입고 싶은 편한 옷을 입는다. 이 말은 가끔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아도 그리고 1년 동안 미용실에 가지 않은 머리를 하고 다녀도 전혀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프랑스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대부분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건 맞는 말이다. 지금이야 한국도 많이 다른 분위기지만, 6년 전만 해도 지금과 같은 사회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이런 면에서는 프랑스가 더 자유로운 나라가 맞다. 

일곱 번째 - 물가     

 이건 파리를 제외한 도시들에 한정해 장점이다. 왜냐면 파리의 집값은 서울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매매가가 더 비싼 건 모르겠지만 같은 퀄리티의 집 기준으로 월세는 확실히 파리가 더 비싸다. 그러나 파리를 제외한 다른 도시들은 집값이 훨씬 저렴해진다. 거기에 식자재값도 한국에 비하면 프랑스가 더 저렴하다. 과일 및 채소 그리고 고기 등은 한국보다 싸다. 이덕분에 프랑스에 있으면서 요리해 먹는 재미가 생겼다. 


이 7가지 프랑스의 장점들은 나에겐 정말 매력적이어서 이것들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바게트의 나라에서 미련 없이 떠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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