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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istine in island Nov 11. 2021

 음식 경영학_일상적 카페 vs. 비일상적 카페

 My point of view_푸드비즈 #1 카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이 세상 모든 기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Revue = No of Consumers(구매자수) * Quantities(구매량) * Frequency(구매 횟수) * Price

 

외식업 창업을 하겠다는 용감한 예비 창업자가 있다면 필자가 그나마 극구 말리지 않는 업종은 수년 전부터 카페이다. 물론 수준급 이상의 메뉴 개발 및 운영 역량과 함께 상당 기간 견딜 수 있는 초기 운전 자본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이유는 카페 시장 내 이미 수많은 경쟁자가 존재하고 매일매일 그 안에서 격전을 치르고 있지만, 하루 3끼 이상을 먹기 힘든 식사보다 구매 횟수를 늘리기 쉽고, 방문 동기 및 식성에 따라 제한되는 레스토랑 구매자수보다 방문 동기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적절한 분위기를 갖추고 적극적인 고객 마케팅을 구사한다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카페라도 구매자 수를 확대해 성공을 감히 모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식업은 호텔업과 같이 재고를 쌓아둘 수 없는 소멸성을 가지고 있는 한계를 가지는데 카페의 경우 테이크 아웃 매출이 상당해 이러한 제약을 극복할 수 있으며, 원두 및 베이커리 제품, 굿즈와 같은 소매상품을 교차 판매하기도 용이해 가격 인상이 아니더라도 구매량 및 객단가(가격)라는 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서두에서 언급한 매출 공식 내 모든 변수에 자극을 가해서 상승시키기가 레스토랑보다 카페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교적 동질적이던 카페 방문 동기는 몇 년 전부터 극명하게 이분화되고 있다. 외식 시장에서 소비자의 방문 동기는 흔히 “일상적 외식”과 “비일상적 외식”으로 구분한다. 사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마치 온 국민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재로부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일상적 외식 소비”에 속하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주로 커피의 소비가 가정 혹은 사무실 등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외식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당시 소비되던 커피는 마트에서 구매한 커피믹스를 포함한 인스턴트커피 혹은 간혹 원두커피였다. 그밖에 외부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은 데이트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와 같은 이벤트성이거나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에 모두 비일상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제 직장 및 학교 혹은 집 근처에서 지극히 습관적으로 카페를 통해 커피를 소비한다. 필자는 다양한 직장 경력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이 자금력이 상당한 곳들이었기 때문에 사무실 내에 "탕비실" 혹은 "캔틴"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네스프레소와 같은 캡슐 커피를 수시로 마실 수도 있었고, 사원증으로 사내 카페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기 위해, 일하다 리프레쉬를 위해 혹은 회의 때 마실 커피를 구입하기 위해서 회사 근처 스타벅스를 방문했다.

<사진출처 : 은아일랜드>

그래서 우리에게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는 더 이상 옷을 차려 입고 가야 하는 특별한 곳이 아닌 일상이 되었다. 스타벅스의 창업자들이 스타벅스가 고객들에게 제3의 집이 되길 꿈꾸었던 그 비전대로 말이다. 따라서 이제는 카페도 “일상적 카페”와 “비일상적 카페”로 구분되어야 한다.

필자가 사는 제주는 이러한 일상적 카페와 비일상적 카페가 극명하게 구분되는 시장이다. 요사이 핫하다는 풍문이 자자한 제주의 카페들은 대부분 '관광'이라는 비일상적 방문 동기를 충족시켜주는 곳이다. 이러한 카페들은 개인 카페이든 기업형 카페이든 일단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주변 자연경관이 압권이다. 바다 조망이든 한라산 조망이든 그게 아니라도 주변 자연환경을 200% 활용해 고객들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자체가 콘셉트이었던 ‘베이커리 카페’는 이제는 그저 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다. 음료와 함께 회자될 수 있는 시그니쳐 베이커리/디저트 메뉴가 없는 카페는 SNS 상에 오래 머무를 수 조차 없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카페들은 갤러리 공간을 방불케 하거나 서점 혹은 편집샵 기능을 더해 소규모의 테마파크를 방불케 한다. 반면에 스타벅스를 필두로 하는 기업형 카페들은 그들이 가진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자본력으로 자신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일상적 카페와 비일상적 카페로서의 두 가지 역할을 자유자재로 수행하고 있다. 이들의 미덕은 그 어디에서나 브랜드 파워와 편의성이다. 스타벅스의 드라이브 스루는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의 관광지에서 빛을 발해 후발 경쟁 브랜드들까지도 여력만 된다면 모두 이 기능을 탑재하려고 한다. 또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건물주들은 관광지 내 제일 좋은 입지를 기꺼이 그들에게 내어준다. 그들은 막강 브랜드 파워를 더욱 곤고히 하기 위해 관광지의 친환경 정책에도 선두주자로 나서면서 그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착한 명분까지 마련해준다. 반면에 소규모의 개인 카페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주위의 우려 속에서 강력한 무기 하나 없이 지속적으로 창업을 한다. 그 흥행은 예상과 다름없이 너무 초라하다. 이들은 위치적으로 로컬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일상적 카페로서 다행히 주변에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형 카페 브랜드가 부재하다면 이들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이 공룡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더 이상 이 시대의 카페는 우수한 원두의 품질과 이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의 기술, 친절한 서비스 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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