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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섭 Mar 11. 2024

양자역학 시대와 시

뇌와 컴퓨터 칩과 양자역학과 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을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치료목적이라고 하지만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인간의 뇌에 컴퓨터를 이식해서 인간이 가진 생물학적 한계와 컴퓨터가 가진 기계적 한계를 넘어서게 한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미래학자들은 예고하고 있다. 10년 후인 2035년경에 인류에게 변곡점이 올 것이라고 한다. 인간이 직립하고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변곡점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예측과 주장이 있지만, 그리고 다소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르지만, 이제 인간은 2035년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고 그때를 기점으로 인간을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종으로 거듭난 인간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생물도 기계도 아닌 무엇이 될 것이라고 한다.

  더해서 물리학에서는 양자역학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인간이 사는 세상이 가상이고, 시간은 흐르지 않고, 나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등등 양자역학자들의 학설과 주장이 물리학적 증명과 논리로 인류를 설득하고 있다. 몇몇 의문이 남지만 큰 테두리에서 동의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 변화에 시는 어떻게 이어져갈까? 흥미롭다.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인간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그리고 연결된 통신망으로 역시 컴퓨터 칩을 이식한 다른 인간과 소통하게 된다면 시는 어떤 의미와 역할로 존속될까? 아니 그보다 먼저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 사이에 소통 도구로 여전히 언어를 사용할까? 인간 문명의 역사에 언어는 그나마 유용한 소통 도구였지만, 그러나 수많은 오독과 왜곡을 남긴 믿을 수 없는 불완전한 도구였다. 

  그런 까닭에 언어를 버리고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인간과 인간 그리고 기계와 인간,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는 보다 완벽하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한 새로운 도구가 생겨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새로운 도구로 여전히 시는 쓰이고 읽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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