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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ruffled plum Feb 06. 2024

정적이 필요할 때

나 혼자 산다.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살았으니까 연차가 꽤 쌓였는데, 집이 조용한 게 늘 싫었다.

좋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숨이 막힌다. 외로움을 많이 타서 더 그런 것 같다.

왠지 무섭고 심심하고 냉랭한 혼자 있는 집의 정적이 싫다.


괴괴함을 피하기 위해 주로 유튜브 영상이나 무한도전이나 미드 시트콤을 틀어 놓는다. 집중 안해도 되고 뭔가 가볍고 유쾌한 것 위주로 튼다.

잘 때도 절대 그냥 잠들지 않는다. 프렌즈의 주인공들이 날 재워 준다.


샤워하다가 엊그제 생각났는데, 이 끝없는 영상의 굴레 속에 살다 보니 내가 생각이라는 것을 안하게 된다.

요즘은 하는 것 없이 누워만 있는 방학 중이라 더 심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내가 뭔가 맞추어야 하는 일정이 있지 않아서 영상이 쉼 없이 틀어져 있다. 


대개 별거 아닌 듯 싶어도 뭐랄까 그런 잡생각들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내 가치관과 취향을 정립시켜주는 것 같다. 그런 시간에 망상과 더불어 창의적인 사고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사실 영상을 계속 보지도 않는다. 무조건 틀어 놓고 다른 일을 한다. 말소리가 내 배경 음악인 것처럼


유쾌한 영상이 적적함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더 바보가 되기 전에 영상을 틀어놓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야 할 것 같다.


집이 고요한 게 싫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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