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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더 높은 회사가 더 큰 회사일까요?

무엇이든 물어보쌤

by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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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APR이란 화장품 회사가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대요. 뉴스에 보니 엄청난 일이라고 놀라며 얘기하더라고요? 대체 ‘시가총액’이 뭐길래 이렇게 화제인 걸까요?


시가총액은 주식과 관련된 용어인데요. 그러니 먼저 주식에 대해서 알아야 해요.



주식을 사면, 그 회사의 주인이 돼요


주식이란 뭘까요? 만약 내가 치매 약물치료 방법을 개발했다고 가정해 봐요. 그 치료제의 효과성이 입증되었어요. 그런데 생산설비 공장을 지을 돈이 부족합니다. 이럴 때, 부자인 친구가 떠올랐어요. 그 친구에게 가서 치매 치료 약물에 관해 설명하고 제안하는 겁니다.


“내가 확실한 치매 치료제를 개발했어. 그런데 시설 지을 비용이 부족해. 시설 투자 비용 6억 원을 내고 나랑 같이 사장 하는 거 어때?”

그랬더니 곰곰이 생각하던 친구가 대답합니다.

“음, 좋아. 대신 내가 같이 사장이라는 증서를 써줘.”


제가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12억 원이라고 해보죠. 그럼, 총 18억 원 중 친구는 1/3만큼의 금액을 투자한 셈입니다. 제 친구는 회사의 1/3만큼 주인이 되는 거예요. 이때 ‘회사의 주인인 증서’를 ‘주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만약 회사에서 발행한 전체 주식 수가 18만 개라면, 친구는 6만 개를 보유한 셈이 되는 거죠. 처음에 1주 가격을 1만 원으로 발행했다면, 친구는 최초에 6억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큰 회사는 아니에요


주식 가격은 매일 변해요. 회사가 잘 나가고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서 사람들이 회사 주식을 너도나도 많이 사려고 하면, 주식 가격이 비싸질 테니까요. 반대로 회사가 잘 안된다면 주가는 떨어질 수 있고요.

그럼, 주가가 비싼 주식이 좋은 주식일까요? 검색창에 ‘삼성전자 주가’라고 쳐보세요. 9만 5천 원 정도 하네요(2025. 10. 15 기준). 그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얼마일까요? 11만 7천 원으로 삼성전자 주가보다 비싸요(2025. 10. 15 기준).

그렇다면 삼성전자보다 아모레퍼시픽이 더 큰 회사인 걸까요? 정답은 ‘아니요’입니다. 주가가 회사의 규모를 의미하진 않아요. 회사의 규모를 보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을 봐야 하죠.



시가총액이 회사의 가치를 알려줘요


삼성전자 주식보다 가격이 비싼 기업은 많아요.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은 140만 원대이고, SK하이닉스는 42만 원대죠(2025. 10. 15 기준). 하지만 우리는 모두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가장 큰 기업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주식 가격은 삼양식품이나 SK하이닉스가 더 비싸지만,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훨씬 크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562조, 삼양식품은 약 10조예요. 삼성전자가 삼양식품보다 56배 이상 큰 기업인 거죠.


시가총액이란?

주식 시장에 상장 되어있는 주식 모두를 합한 금액을 뜻해요. 즉, ‘현재 주식 가격’에 ‘상장된 주식 수’를 곱한 거죠. 예를 들어, 주식이 100만 주 상장되고 주가가 10만 원이라면 시가총액은? 100만 주 X 10만 원 = 1,000억 원이에요. 참고로 상장된 주식 수는 기업마다 달라요.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예요. 때문에 기업의 규모는 주가가 아니라 시가총액을 봐야 하는 겁니다. 주가는 단지 주식이 거래되는 가격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두세요.


맨 처음 질문으로 돌아와 볼까요? 이제 APR의 시가총액이 아모레퍼시픽을 뛰어넘었다는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APR은 생긴 지 이제 막 10년 정도 넘은 신생 회사예요.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역사는 80년이 넘었어요. 신생 회사의 기업 가치가 전통 대기업을 앞지르는 사례는 드물거든요. 그만큼 그 회사의 기술력과 경쟁력이 인정받았다는 뜻이겠죠.



김나영, 교사 / <최소한의 행동경제학>, <실험경제반 아이들> 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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