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밤하늘, 별>
세상 밖의 세상은 별빛으로 가득 찼습니다
위룽쉐산 봉우리 위로 저리도 반짝거리는 별들이라니
황홀합니다
신이여
이 세상에서 서툴게 살아왔고
미미한 존재로 살아와서
앞으로 남은 내 살아가는 시간마저도
그다지 노련하거나
치밀하거나 혹은
염치없는 지혜로
당신에게 다가갈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티베트의 밤하늘에서 만나고 있는 당신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애 가득
여전히 놓치고 있었던 당신의 본질을
나의 존재를, 인간 실존의 까닭을
그때 그 위트와 유머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에 당신이 존재한다는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겠다 하시던 치기 어린 당신의 본질
그 신의 본질을 만나고 싶습니다
저렇게 반짝거리는 당신 세상의 별들이
서툰 내 생애를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지배해 왔고
지상에서 남아 있을 시간마저
작열하는 태양처럼
살아있는 것들의 세포를 자글거리게 만드는
여전한 그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내 조국 코리아에서 보아온 한강의 불야성
당신이 보고 있는 이 행성 곳곳의 수많은 도시, 그
인간 유목의 근거지인 불야성으로부터
열정과 예술과 희극과 비극과 우연과 숙명과 노래, 우리들끼리의 모진 사투 속에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안고 있는 인간, 호모사피엔스의 행복을
그 행복의 극치들, 여기 내 거친 언어가
그렇지만, 그렇지만 인간 행복의
변방인 이곳
티베트의 밤하늘, 이 당신의 밤하늘에서
신이여
이틀만 더
당신의 반짝거리는 별들을 보여주시어
듣게 하고, 보게 하고
만지게 하여
무르익어 고개 숙인 이삭처럼
적요하게 하소서.
- (차마고도 여정 중에. 2024.8.20. 자정 무렵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