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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연 Feb 19. 2024

아파트 상가 피아노 학원 선생님들에 대한 응원

예전에 썼던 글 모아 놓기 계속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그가 어떻게 피아노를 시작했는지에 대해 7살 때 ‘아파트 상가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실렸다. 

우리네 평범한 아이들도, 예닐곱살 때 즈음, 아파트 단지 상가마다 하나 둘씩 자리해 있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임윤찬의 사례에서 그 ‘아파트 상가 피아노 학원’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평범함과 일상성은 자칫 ‘대단할 것 없는’이나 좀 과장하여‘보잘 것 없는’의 의미로 읽힐까 살짝 걱정스럽다. 마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피아노 신동은 우연한 기회에 거장의 눈에 띄거나, 실력있는 교수에게 발탁되는 절차를 밟는 것처럼 기대하다가, 개천에서 용 난 경우처럼 소비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하지만, 피아노 전공자가 전문 연주가의 길을 걸으며 생계를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알고 있다. 당장 코로나가 덮쳤던 지난 2년 간 많은 연주회가 취소되었던 사례가 있고, 예술의 전당 등에서 상시적으로 열리는 피아노 독주회나 협연 연주회 티켓이 ‘매진’되는 경우란, 이번과 같이 콩쿠르 수상 소식 등이 들리지 않는 한 어려운 일이다. 당연히 연주 음반 판매만으로는 그 수입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많은 피아노 전공자들이 그러한 이유로 학교에서든, 아파트 상가에서든, 개인의 집에서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본인의 피아노 연주를 병행하면서 할 수 있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들의 지도 없이는 임윤찬도, 시작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맑은 눈망울로 피아노를 갓 시작하는 아이들,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 채로 부모 손에 끌려 피아노를 배우러 오는 아이들. 그들을 맞이하는 아파트 상가의 피아노 선생님들이야말로 예술교육의 첫걸음을 함께 하는 소중한 동반자 분들이다. 임윤찬의 자랑스러운 콩쿠르 우승 소식을 계기로 피아노 음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꿈나무들의 피아노 교육 과정 최일선에 있는, 가까이 있어서 오히려 소중함과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일상적인 피아노 교육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주목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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