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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분투 Jul 11. 2024

[업계] 리츠의 헬스케어 운영사업 투자 가능성

국내에도 헬스케어 리츠가 탄생할 예정이다. 정부는 '24년 상반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5.6만평 의료복지시설부지를 헬스케어리츠를 개발하기로 하고 사업자를 공모하였다. (주)엠디엠플러스를 사업자로 선정되어 최근 사업 MOU을 체결하였고, '26년 상반기 착공, '29년 준공한 후, '31년에 리츠 주식을 일반에 공모하고 상장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에는 시니어 주택 2,550호와 병원, 약국, 시니어케어센터, 양호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한편, 정부는 동탄2신도시 외에도 2기/3기 신도시 용지를 이용해 '30년까지 10곳의 리츠 공모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화성동탄2 의료복지시설용지 「헬스케어 공모·상장 리츠」 민간사업자 공모(LH공사, 2023.12.14)

LH·엠디엠플러스, 화성동탄2 헬스케어 리츠 사업 MOU(칸, 2024.7.8)

리츠 활성화 방안 수립(국토교통부, 2024.6.17)


해외에서는 헬스케어 자산이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한 섹터로 이미 자리매김하였다. 헬스케어 자산에는 시니어주택과 요양원, 병원, 메디컬 오피스(외래환자용 의료시설), 라이프사이언스(바이오 기업을 위한 연구/업무시설) 등이 포함되며,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거래의 2~3% 가량을 헬스케어 자산이 차지하고 있다. 노령 인구의 비중이 높은 미국/유럽이 아시아보다는 헬스케어 자산 투자시장이 큰 편이다. 


헬스케어 자산의 투자자는 헬스케어 기업, 기관투자자, 리츠, 사모펀드 등이다. 헬스케어 기업은 보통 의료시설의 개발/운영, 진단/치료 등 의료서비스 제공,  의료장비/제품의 공급, 제약(및 유통)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사업 확장을 위해 병원/요양원/시니어주택 운영사업에 투자한다. 리츠/사모펀드 등의 금융기구는 기관투자자, 개인 등 자본시장의 자금을 유치해 헬스케어 자산을 개발/소유/임대하므로, 헬스케어 기업이 사업확장을 위해 부담해야 할 자본투자를 외부 자금을 이용해 분담하는 역할을 한다. 헬스케어 시장의 자본투자 pool을 넓혀 성장을 지원하는 셈이다. 


헬스케어 리츠의 자산 포트폴리오와 수익모델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16개의 헬스케어 리츠가 운영중인 미국은 시니어주택/요양원 외에도 병원, 메디컬 오피스, 라이프사이언스 등 다양한 자산이 리츠의 투자자산에 편입되어 있다. 반면, 5개의 리츠가 상장된 영국은 병원이 주요 투자자산이고, 각각 2개/1개의 헬스케어 리츠가 상장된 싱가포르와 일본은 시니어주택/요양원에 주로 투자한다. 단, 싱가포르 리츠는 자국과 인근 아세안 국가의 병원시설도 소유하고 있다. 수익모델 또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다른데,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리츠가 자산을 소유하고 전문운영사에 임대하여 임대료를 받는 단순한 형태인 반면, 미국은 단순 임대(Triple Net) 외에 헬스케어 자산을 직접 운영(SHOP)하는 두가지 수익모델을 혼합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1~2위 헬스케어 리츠는 Welltower와 Ventas의 수익에서 직접운영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절반 정도이다.


고령화에 투자하고 싶다면, 헬스케어 리츠(이지스자산운용블로그, 2023.8.22)

국내 진출 헬스케어 리츠, 시니어 주택 시장 바꿀까?(브라보마이라이프, 2024.6.18)


직접운영은 단순임대에 비해 고위험고수익 모델이다. 단순임대는 보통 운영사와 장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므로 리츠의 운영수익이 확정적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리츠 자체의 운영비용은 그리 많지 않으므로, 대출금리만 잘 관리한다면 비용 변화가 크지 않다. 반면, 헬스케어 시설을 직접 운영할 때는 수익과 비용 모두 변동성이 크다. 병원을 운영하면 환자수, 입원환자 비중, 진료과목 구성 등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고, 인건비와 재료비 변화로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시니어 요양원/주택도 비슷하다. 입소자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인건비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영업이익이 달라지고 때로 적자를 보기도 한다. 


위험이 큰데도, 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경영을 잘하면 그만큼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이 계속 커지는 시기에 리츠가 시장의 성장세를 적극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이를 위해서는 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 미국에서는 2007년 법령 개정에 의해 리츠가 시설운영을 담당하는 자회사(TRS: Taxable REIT Subsidiary)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해, 리츠는 부동산 자산의 임대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호텔, 데이터센터, 병원, 요양원처럼, 시설 그 자체보다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는 고객 서비스가 더 중요할수록 자회사의 설립과 투자는 리츠에게 더욱 중요한 전략이 된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리츠가 운영 자회사(TRS)를 소유할 수 있을까. 현행 부동산투자회사법(법 제25조 및 동법 시행령 제27조)에서는 한국 리츠가 자산의 70% 이상을 부동산으로, 80% 이상을 부동산, 부동산증권, 현금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지분을 50% 이상 매입하는 조건으로 부동산법인/조합 투자액도 부동산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단, 투자대상인 부동산법인/조합은 자산의 80% 이상을 부동산으로 보유해야 하므로, 리츠(부동산 소유)-TRS(시설 운영)으로 역할 구분된 미국의 리츠 구조와는 사뭇 개념이 다르다. 한국의 부투법은 미국처럼 자회사를 통해 리츠의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기 보다는, 리츠가 다른 리츠/펀드/PFV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 가깝다. 


"20% 넘는 부동산법인 지분 투자자산 인정"···국토부, 리츠 활성화(서울파이낸스, 2023.1.5)


현행 법령, 그리고 리츠 자회사에 시설 운영사업을 허용했을 때 리츠-운영사 간의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미국처럼 리츠가 시설 직접운영 사업에 진출하기는 어렵다. 결국, 투자자가 리츠와 운영사업 양 쪽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면, 리츠와 운영회사(OPCO, operating company) 양 쪽 모두 투자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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