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평범하게 힘들었습니다. 평범하게 가난한 집에 시집을 가서 평범하게 많은 자식을 낳고 평범하게 가족을 위해 희생해왔습니다. 여느 어머니들 같은 당연치 않은 평범함이, 적당히 나이가 든 지금 애달프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당시 삶에서 엄마라는 이름의 급류를 타야했던 당신의 한때를 묶은 것입니다.
그루터기로 홀로 가족의 고향을 지키는 엄마는 영화를 좋아하는 소녀였고, 첫사랑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는 여자이며, 타인을 배려하는 지혜로운 마을 주민입니다.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온 평범한 그녀가, 흔한 전국의 그녀들이 우리 자녀들에게 어디 평범한 의미로 그치던가요.
부모님께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 큰오빠나 큰언니보다 늦게 태어난 저는 그 당시 존재로서 당신들의 위로가 되어드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막내였기에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서 시작한 집이 다시 두 분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심정을 대리하여 일기를 쓰게 된 기간동안 저는 제가 집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수 있는 위치임에 감사했습니다. 대리인의 일기가 주인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지 않은 너무도 큰 당신들이 이 책을 완주하게 된 원동력입니다. 마음의 강물로 가슴을 달래온 당신들께 사랑을 전합니다.
2022년 8월
대리인, 글을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