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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민정음을 다시 생각하다

백성을 가르치다? 바른소리를 새기다?

by 이제연

(세계 유일의 문자창제기념일-한글날에 써보려 했던 글을 2년 넘게 미루다 오늘에야 정리해봅니다))


세종 28년(1446년)에 반포된 28개의 낱자.

한글은 경이롭기만 하다.

오늘 K팝, K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도구(tool)인 것이다.

한류는 이미 580년 전 부터 준비되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도(李陶, 忠寧大君)께서 정음을 만든 이후 시간이 지나.. 세조 3년에 편찬된 '훈민정음 언해본'은 첫문장에 이렇게 쓰고있다.

훈은 가르치는 것이며, 민은 백성이요..

그래서 훈민정음을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라고 한다.

훈민정음 언해에서는 세조임금이 차남으로 태어나 아버지인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해 '가르친다'고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왕에 대한 효심일 것이다.



훈訓 / 민民 정正 음音 .

그러나 나는 다르게 해석해 보려한다.


세종은 당신이 직접 훈민정음이라 명명하면서 다른 의도를 가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첫 글자 훈(訓)은 한자의 뜻을 붙여놓은 주석, '(의미를) 새김' 또는 글자를 풀이하다는 뜻도 옥편에 올라있다.

한자를 배울 때 '음훈'이라 하여 소리를 음音, 뜻을 훈訓 이라고 한다.

이 음과 훈이 각각 마지막과 첫머리에 배치된 훈.민.정.음.이란 명칭.


그래서 나는 어렇게 의미를 부여해봐도 좋지 않을까...

1) '백성의 바른소리를 새긴다'

2) '백성의 바른소리에 관한 풀이'(연구)

민정음을 하나의 목적어로 한 번역이 되겠다.

물론 앞선 것은 나의 사심이 가득한 해석이긴 하고, 후자는 연구논문에 비할 만 하다.

아니, 그 어떤 언어학 논문보다 그 내용의 깊이는 탁월하지 않은가?


우리의 생각을 담은 그릇을 넘어 생각을 만들고, 문화를 후대에 넘겨주는 도구- 훈민정음.

이 위대한 걸작은 밤낮으로 연구하고 분석했을 연구자였던 세종의 고된 삶을 생각해본다.

오늘은 연구자로서 존경과 감사를 전하고 싶다.


정작 대왕께선 백성을 당신의 스승으로 삼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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