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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ul 23. 2023

쳇바퀴

230723



앨범을 발매하고, 뮤직비디오를 찍고, 인정을 받고, 공연에 서고, 반응을 얻고, 이 모든 과정이 쳇바퀴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SNS 속 좋아요를 먹어야 사는 실험용 쥐가 된 기분이랄까.


당연하다. 통장에 큰돈이 찍히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팬들이 쫓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래퍼들과 인맥을 쌓은 것도 아닌데, 이런 현실 속에서 내가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가 그것 말고 뭐가 있겠는가.


그래서 며칠간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못 올리거나, 유튜브에 영상을 못 올리면, 무기력해진다. 올렸는데 반응이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였을 때는, 더 무기력해진다.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시작한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그냥 한없이 무기력해진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 나보다 잘 나가는 것 같은 동료에 대한 질투,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불만, 나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람들에 대한 증오. 마음의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혀있던 무기력이라는 종이를 다 펼쳐놓고 나면, 울고 싶어 진다.


하지만 운다고 달라지는건 없다. 그래도 해야 한다. 무기력해져 있을 시간조차 아깝다. 다시 이 악물고 일어난다. 이번에 원하는 만큼 성과를 못 얻었다면, 다음에 그만큼 얻으면 된다. 그게 돈이든, 팬이든, 인맥이든, 좋아요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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