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24
요즘 ‘음악을 취미로 하는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 돈을 벌면 직업이고 못 벌면 취미인 것도 맞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에 대한 설명이고, 나는 그보다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음악을 직업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였다. 취미로 할 때는 나만 좋으면 됐는데, 직업으로 할 때도 나만 좋으면 결국 나는 돈을 못 벌테니까.
간혹 취미로 하려고 했는데 직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정말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는걸 사람들도 좋아하거나. (말하고 보니 이영지가 그런 것 같다. 그녀의 노력을 무시하는건 결코 아니지만) 내 주변에도 그런 동료들이 꽤 있는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그래서 작품을 만들 때마다 매번 고민에 빠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밀고 갈 것인지. 그랬다가 돈을 못 벌면 어떻게 할 것인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할 것인지. 그랬는데도 돈을 못 벌면 어떻게 할 것인지.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하지만 이 모든 고민들보다 더 중요한건, 무슨 선택을 하든 자연스러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 공연, 뮤직비디오. 뭐가 되었든지 간에, 내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면 아무도 나를 소비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무슨 선택을 하든지, 진심으로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스스로 내 취향을 가꿔야 한다.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