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727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일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놀고 싶지도 않다. 살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죽고 싶지도 않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기 싫다.
서른 한 살이고, 결혼을 했는데, 돈을 못 번다는 것에 대해 수치심이 든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이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이번달은 감사하게도 수익이 꽤 있다. 120만원 정도. 음악 관련된 일로 이만큼이나 벌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냐고? 전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만약 1년 전, 교육대학원을 갔으면 상황이 달랐을까? 더 안 좋았을 거라고 본다. 선생님은 내가 하고 싶은 직업도 아니고, 임용고시를 통과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우리나라의 인구는 점점 줄고 있고, 요즘 교권 추락 문제로 시끄러운데. 내 성격상 만족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불행하냐고? 그건 나도 모른다. 사실 나는 음악을 하고 싶었던게 아니라 일을 하기 싫었던게 아닐까. 음악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싶었던게 아닐까. 사람 구실 못하고 게을러터진 아들 때문에 아직까지도 일하시는 우리 부모님이 불쌍할 뿐.
일을 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음악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음악을 열심히 해도 뚜렷한 성과가 없어서 하기 싫어지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가뜩이나 인내심도 없는 나인데. 그래서 어떻게 할거냐고?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