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21
살면서 정말로 많은 다짐들을 해왔다. 다짐의 내용이나 횟수가 너무 많아서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다짐을 지키지 못했을 때, 나는 내가 싫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짐을 지켰을 때, 내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다음에는 다짐을 지키지 못할까봐 불안했다.
다짐은 언젠가 지키지 못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의지가 약해서든, 건강이 안 좋아서든, 상황이 바뀌어서든. 영원히 지킬 수 있는 다짐 같은건 원래 없다.
그러니까 나도, 결국에는 내가 싫어지는 짓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나를 싫어하는 순간들로 인생을 채웠다.
오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짐을 하려고 한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운동과 식단을 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쾌락을 멀리하고, 부단히 노력하기로.
이 다짐 역시 지키지 못하는 순간들이 올 것이다. 그래서 위의 다짐들에 하나를 더 하려고 한다. 그 어떤 경우에도 나를 싫어하지 않을 것. 되도록이면 나를 사랑할 것.
어쩌면 지금까지 살면서 했던 다짐 중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글로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