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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준 Sep 13. 2021

칵테일 바에 처음 가면 무엇을 주문해야 할까?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 전에

  칵테일 바에 처음 가게 되면 어떤 칵테일을 주문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스럽다. 칵테일 한 잔 가격이 결코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메뉴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펼친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진토닉’이나 ‘하이볼’은 칵테일 바가 아닌 일반 식당에서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메뉴이고 ‘마티니’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니 낯선 이름들이 너무 많다. ‘올드 패션드’는 무엇이고 ‘네그로니’는 무엇이란 말인가. ‘뷰 카레(Vieux Carre)’는 알파벳으로만 적혀 있으면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섹스 온 더 비치’나 ‘오르가즘’은 자신 있게 주문하기 망설여지는 이름이다. 영화 속의 제임스 본드처럼 멋드러지게 마티니 한 잔을 달라고 외쳤지만 마셔보니 이게 웬걸. 너무 쓰다.


  그보다 위스키 베이스, 진 베이스 어쩌구 하면서 칵테일이 분류되어 있는데 위스키는 무엇이고 진은 무엇이고 또 럼은 무엇이란 말인가? 메뉴가 이름 순서에 따라서도 정렬되어 있지만, 위처럼 기주(base)에 따라 분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칵테일 형태에 따라 롱 칵테일과 숏 칵테일 등으로 나뉜 경우도 있다. 기존 레시피 이외에도 그 가게만의 시그니쳐 칵테일이 추가로 있는 업장도 있고, 그 중에서는 기존 레시피의 칵테일이 아예 메뉴에서 제외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처음 들여다 본 칵테일 메뉴판은 주문하는 사람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 안쪽에 있는 바텐더에게 추천을 받는 것이다. “저는 과일 중에 자몽이나 파인애플을 선호해요.”라거나 “저는 술맛이 조금 나면서 달달한 칵테일을 마시고 싶어요.” 등등 요구를 하면 바텐더는 손님의 취향에 맞게 적절한 칵테일을 추천해준다. 화려한 조주 기술과 그 칵테일에 곁들여지는 이야기는 덤이다.     


  그래도 무작정 추천을 받는 것보다 무언가 알고 마시면 더 좋지 않겠는가. “늘 마시던 걸로.” 같은 허세는 부리기 쉽지 않겠지만, “저는 위스키 베이스의 칵테일을 좋아해요.”나 “계란 흰자가 들어간 사워 칵테일을 좋아해요.”라는 말은 바텐더들이 주문하는 사람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되는 요구사항이다. 기왕 내 돈 내면서 마시는 칵테일, 더 확실하게 즐기면 좋다.     


   이해를 돕고자 앞으로  페이지에서 여러 이야기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려 한다. 어떤 칵테일 메뉴의 유래라던가 나라별로 많이 마시는 칵테일의 종류는 무엇인지, 위스키 중에 싱글몰트 위스키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선장  스패로우가 들고 다니는 술은 무엇인지, 칵테일 중에 바텐더가  안에 담아 흔들어 만드는 것도 있고 그냥 저어서 내어주는 칵테일도 있던데 그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여기서 풀어가는 이야기 중에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도 있을  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적는 글이다 보니 전문적인 지식을 뭉뚱그려  틀로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을  있다. 술에 보다 진심인 분들께서  부분들을 보시면 불편한 마음이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따끔하게 지적도 해주시고 한편으로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컨셉이 확실했던 프라하의 '어나니머스 바'. 클래식 칵테일도 팔지만 컨셉이 갖추어진 바에서는 시그니처 메뉴를 파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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