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곳에서의 내 이야기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 오히려 글 쓰는 게 좀 조심스러워졌다. 글 쓴 지 한 2주도 안 됐을 때 갑자기 작가의 서랍에 저장된 맘에 드는 3가지 글을 선택해, 사실 지금은 정확히 생각 안 나는 목차를 작성하여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었다.
사람의 본능인지라 살짝은 기대했으나 쓴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목차도 그렇게 정돈됐다고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 이번 기회는 그냥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기대 반 아무 생각 없음 반으로 신청했다. 근데 감사하게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진짜 과장을 보태서 현 회사에 붙었을 때보다 기뻤다. 뭔가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거에서 하나의 성과를 이룬 기분이었달까.
근데 기쁨도 잠시 맘 편하게 쓰던 글이 조금은 조심스럽고 괜히 좀 더 정돈된, 다르게 말하자면 필터가 거친 글들을 써야 하나 좀 고민이 많았다. 보통 글의 소재는 일상생활에서 들었던 생각에서 가져오는데 그러다 보니 나의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저번 부족함 없이 자란 사람에 대해 쓸 때 이렇게 써도 되나 생각이 들어 발행을 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좀 무거운 이야기로 독자로 하여금 불편한 맘을 들게 할까 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워낙 평소에도 말을 하는 데 있어서 조심하는 편이라서.
원래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해서였다. 비슷한 삶에서 비슷한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서인지 더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평소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고민이나 이야기를 많이 털어놓는 편인데 그 안에서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작은 조언을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도움이 됐다는 말에 뿌듯해한다. 거기서 재능(?) 비슷한 게 있다고 느꼈고 그렇게 다른 사람의 고민, 이야기를 들은 후 든 나의 생각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는 할 수 없으니 내 이야기와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맘이 컸다.
이러한 마음 그대로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이렇게 이 글을 씀으로써 글에 대한 책임감은 갖되 부담은 조금은 던 채 다시 덤덤하게 내 이야기나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